
신진도는 육지 사람과 섬사람들이 나루를 통해 오고 갔었다. 그 나루 이름이 ‘새나루’. 이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 새로울 신(新), 나루 진(津), 섬 도(島) 그렇게 신진도라고 부른다.
신진도는 백제 때부터 당나라 무역항으로 사용했던 유서 깊은 항구이다. 신진도는 안흥항에서 500미터 떨어진 충남의 대표적인 어업전진기지이고, 서해안의 대표적인 물류 유통기지이면서 관광 명소이다.

특히 요즘 가을과 명절 시즌을 맞아 항구와 공판장, 어시장에는 어민들과 어선, 여행객, 갈매기 떼까지 어우러져 정말 생동하는 섬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항구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어선의 선원들이 하역하는 모습, 수산물을 운반하는 트럭,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금징어로 불렸던 오징어가 풍년을 맞았다.
올해 수온이 지난해보다 낮고, 동중국해 난류가 유입하면서 어군이 서해 연안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위판장이 활기를 띠면서, 충남권 어업과 지역 경제에도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 수협공판장에서 만난 한 어민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신진도는 돈이 널려 있는 곳이었는데 코로나가 겹치면서 사는 일도 힘들었는데, 요즘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살맛이 난다”며 웃었다.
연육교를 건너면 왼편으로 수산물 어시장이 길게 펼쳐진다. 오른편으로는 낚시 가게와 숙박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어시장에서는 값싸고 싱싱한 해산물, 횟감에서 건어물까지 다양하게 판매한다. 판매 방식은 소비자들 취향에 맞춰 어종별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판다. 이를테면, 어선들이 오징어를 많이 잡아와 통째로 공판장에 넘기는 경우, 공판장에 도매로 파는 경우, 오징어를 삶아 포로 만들어 간식거리로 파는 경우, 자연산 횟감을 파는 경우, 배 낚시를 겸해 레저와 어업체험, 현장에서 싱싱한 수산물을 맛보게 하는 다양한 상품까지 소비자나 현장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구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현지에서 생물 대자 오징어를 구입할 경우 20마리 1박스에 6만원 선이다. 조금 작은 것은 5만 5000원 선이다. 요즘 오징어는 살이 두툼해 쫄깃하고 단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오징회로 즐겨 먹는 경우가 많다.

오징어 구입 요령은, 오징어 색깔이 진한 갈색이나 적갈색인 경우가 싱싱하다. 오징어를 손질해달라고 하면 무료로 해준다. 배송을 부탁하면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넉넉하게 넣어 배송도 해준다. 온라인 직거래도 가능하다. 오징어는 오래 먹으려면 손질 한 상태에서 소분 포장해 냉동 보관하면 된다. 3~4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해동은 한 번만 하는 것이 좋다.
어시장 옆으로는 1㎞가 넘는 긴 방파제가 이어진다. 연인들 데이트 코스와 조용히 산책하는 사람들, 방파제 아래서 낚시하는 사람들. 방파제 끝단의 빨강등대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여행객들에게 아주 인기있는 장소이다. 그리고 등대 앞 바다의 선상낚시 풍경까지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한 편의 가을 바다 풍경화가 된다.
서울에서 왔다는 30대의 한 남성은, “신진도 구경왔다가 고등어를 한 무더기로 잡았다”면서
여행객과 낚시꾼이 이렇게 많은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한 낚시인은 한 달에 두 세번은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요즘 신진도에서는 우럭, 백조기, 노래미, 광어, 장어 등이 많이 잡힌다. 빨강등대 주변과 마도 주변 갯바위와 방파제는 낚시 포인트이다. 신진항에 낚시 채비를 파는 곳도 많아서 현장에서 값싼 채비를 구입할 수도 있다.
낚시는 물이 들어올 때 입질이 좋다. 바람이 약하고 흐린 날, 비가 오는 날이라면 더 좋다. 물론 방파제는 미끄럴수 있으니 늘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잡은 물고기는 회나 구이, 조림, 조개탕 등 다양한 메뉴로 요리가 가능하다. 식당에 가져가면 손질과 요리를 해주기도 한다.
신진항은 서해에서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명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해가 바다 속으로 사라질 즈음, 그렇게 수평선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드는 순간은 정말 매혹적이고 황홀하기까지 하다.

빨강등대와 마주보고 선 하얀 등대가 있는 섬이 마도이다. 안흥항에서 1km쯤 떨어진 작은 섬인 마도는 신진대교를 통해 건너 갈 수 있다. 신진도 빨강등대와 마도의 하얀등대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이 등대 사이로 펼쳐지는 바다에 기암괴석과 푸른 무인도 풍경도 감상 포인트이다.
거북바위, 사자바위, 독립문 바위,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괭이갈매기와 가마우지 서식처인 난도라는 섬, 불기도, 해식애와 해식동굴이 있는 목개도와 단도, 가마솥을 닮은 정족도 등 무인도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조금 멀리 떨어진 지점의 가의도, 옹도 등 큰 섬들도 이어진다.

조선시대 세금용 곡물을 운반하던 선박인 조운선 마도4호선이 마도 해역에서 발견돼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수중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유일한 고선박이다. 발굴 당시, 다량의 곡물과 공납용 분청사기, 지역 토산물 등이 적재돼 있었고 출항지와 목적지가 쓰인 목간도 나왔다. 목간이란, 종이 대신에 나무를 반듯하게 다듬어 먹글씨로 기록한 것을 말한다.
현재 선체가 현장에 보관 중이고, 신진도에 위치한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14차례에 걸쳐 선체 인양 조사를 통해 발굴한 조각들을 보존 처리 중이다. 현재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는 ‘바다를 달리던 나라의 배, 마도4호선’이라는 제목의 특별기획전도 열고 있다. 내년 2월 22일까지 140여 점의 유물을 공개 중이다.

그밖에 신진도 주변의 가볼만 한 곳으로 충청남도 기념물 제11호인 안흥산성이 있다. 안흥진성(安興鎭城)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인 1655년에 돌로 축조된 석성인데, 높이 3.5m, 둘레가 1568m이다. 안흥산성은 서해안을 경비하고 해운을 관장하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다.
산성 안에 태국사(泰國寺)라는 절이 있다. 633년 혜명스님이 창건한 절인데, 학자들은 이 절이 병사들의 주둔지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왜구나 외적이 침입했을 때, 이 절의 주지가 수군이 있는 18개 읍에 승려들로 구성된 이른바 승군을 지휘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 다음 안흥나래교이다. 안흥내항과 신진도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을 연결하는 예쁜 인도교이다. 탁트인 서해 바다와 신진도, 안흥항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객들의 인기 포토존의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육지와 신진도를 연결하는 신진대교이다. 물이 빠지면 어민들은 이 대교 아래로 펼쳐진 너른 갯벌로 모여들어 조개를 캔다. 이 모습도 장관이다. 여행객들도 이곳에서 조개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