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생, 작동하는 공간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은 약소국일 때 침략의 발판이었지만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성취한 후에는 세계 10위의 해양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이후 연속 세계 1위 선박 수주량을 과시한 우리나라는 바다를 활용해 세계 속으로 항해 중이다. 본지는 해양문화, 해양경제의 보고인 자랑스러운 ‘한국의 섬과 바다’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우리나라는 수산자원이 아주 풍부하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는 어류 약 900종, 연체류 약 1000종, 갑각류 약 300종, 해조류 약 400종이 분포한다.
동해는 일본이 탐욕의 침을 꿀꺽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세계 4대어장의 하나인 북태평양서부어장의 중심어장이다. 두만강 입구에서 부산항까지 1723㎞. 국내 해안에서 유일하게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수산생물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해양생태계가 이뤄진다.
동해는 따뜻한 물을 따라 북상하는 멸치, 정어리, 꽁치, 방어, 쥐치 등의 어류가 많다. 오징어 등 연체동물, 차가운 물을 따라 남하하는 대구, 명태, 도루묵 등도 많다. 정착성인 왕게, 털게, 철모새우 등 갑각류와 소라, 전복 등 연체류도 많이 서식한다. 정착성 식물인 미역, 다시마까지, 동해는 가히 수산자원의 보고다.
서해는 조기, 갈치, 고등어, 강달이, 홍어 등이 서식한다. 패류는 바지락, 대합, 전복, 굴. 갑각류는 대하, 젓새우, 꽃게 등이다. 남해 역시 멸치, 고등어, 전갱이, 삼치, 방어, 갈치, 붕장어 등 어류가 많이 서식한다. 굴, 홍합, 바지락, 소라, 복, 대합 등 패류도 풍부하다. 문어, 꼴뚜기 등의 연체동물과 해삼, 성게 등 극피동물, 우렁쉥이 등의 원색동물, 김, 미역, 우뭇가사리 등의 해조류 등도 풍부하게 분포한다. 중국이 서해를 동북공정 운운하며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갯벌 면적은 2393㎢이다. 세계 5대 갯벌로 꼽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서해안 갯벌은 1980㎢로 전체 83%를 차지한다. 남해안은 413㎢로 17%이다. 갯벌은 밀물이 오면 잠기고 썰물 때 드러나는데 미세한 흙들이 해안에 오랫동안 쌓여 평탄한 해저지형을 이룬다. 즉 조류에 의해 운반되는 퇴적지형이다.
이런 갯벌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아 다양한 해양생물의 생태계를 이룬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에는 어류가 200여종, 갑각류가 250종, 갯지렁이 120여종이 산다.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매긴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1ha(0.01㎢)당 9900달러인데 우리나라가 1만1199만원으로 갯벌가치가 가장 높다. 미생물과 조류 등 서식가치가 904만원, 수질정화가치가 174만원, 재해예방가치가 173만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를 산정하면 연간 9조9934억 원.
전라남도 서남해안, 남해와 서해남부 섬 해역은 다도해 해안이다. 우리나라 다도해에는 약 23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졌다. 행정구역으로는 전라남도가 전체 80%이상인 1891개(유인도 402개 포함)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경상남도에서는 419개(유인도 135개)가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 홍도에서 여수시 돌산면에 이르는 지역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이다.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도에 이르는 지역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서남해안과 해상의 섬들은 우리나라 최대 면적의 국립공원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1981년 1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면적은 2266.221㎢(육지 291.023㎢, 해상 1975.198㎢)에 달한다.
해양성기후 영향으로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상록수림과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 기암괴석해안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연출해 보존의 가치가 높고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라시대 장보고의 해상왕국과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격파한 전적지들은 역사의 현장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1968년 우리나라에서 2번째이자 해상공원으로는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경남 거제시 지심도에서 전남 여수시 오동도까지 300리 뱃길을 따라 크고 작은 섬들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해양생태계의 보고이다.
상주·금산지구, 남해대교지구, 사천지구, 통영·한산지구, 거제·해금강지구, 여수·오동도 지구의 전체 면적은 535.676㎢이며 76%가 해상 면적이다. 가장 아름다운 바닷길로 이름난 한려수도는 71개의 무인도와 29개의 유인도가 청정바다에 점점이 출렁인다.
이들 다도해 지역은 바다가 잔잔하고 기후가 온화해서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와 해산물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그래서 고기잡이와 양식업이 활발하다. 천연 자연경관에 명승지가 많고 걷기코스, 낚시 포인트 등이 곳곳에 자리해 사계절 낚시인과 트레킹 동호회원들이 즐겨 찾는다.
아름다운 남해의 다도해 해역 섬사람들의 연도별 평균 어가 소득이 2013년 3859만원에서 2014년 4101억 원, 2015년 4389억 원, 2016년 4708억 원, 2017년 4902억 원, 2018년 5184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수산자원 조성사업 확대와 수산물 고차가공으로 수산식품의 경쟁력과 해양관광산업이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도해 68%를 차지하는 전남지역 수산물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56%, 생산액의 38%를 차지해 전국 어가 평균 소득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고소득 어업인 조사에서 1억 원 이상 고소득 어민 가구가 전라남도 2413어가로 전체 어민가구의 13%에 달했다. 연안 양식장 가운데 전국 23%를 차지하는 경남 해역 양식어업 생산금액만도 연간 5500억∼6000억 원에 달한다. 양식장 1곳에서 대략 2억4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정도이다.
무궁무진한 해양수산물이 서식하고 이를 선진 기술로 시스템화 하여 고부가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어민, 어업인들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다. 해양공간을 문화와 경제적 가치로 발현하며 자유자재로 활용할줄 아는 양식・가공・항해・유통기술의 전문 어업인들은 그만큼 삶의 질과 품격도 높아졌다. 그렇게 우리바다의 가치와 해양강국으로서 경쟁력도 유연하면서 강력하게 다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