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섬은 육지와 떨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았다. 배를 이용해야 섬으로 갈 수 있는데, 거센 풍랑과 궂은 날씨에는 배를 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섬과 육지, 또는 섬과 섬 사이가 다리로 연결되면서 섬으로의 왕래가 자유로워졌다. 이에 따라 섬의 모습이나 섬 주민들의 생활도 크게 변했다.
현대식 기반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이 섬에서의 생활을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었지만, 배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섬을 찾던 시절의 섬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섬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과거 섬사람들의 생활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려 화제다.
인천시립박물관은 29일 “오늘(29일)부터 내년 2월19일까지 인천시립미술관 1층 갤러리한나루에서 ‘신도, 시도, 모도 - 따로 또 같이, 세 섬이 하나로’라는 주제로 옛 추억을 되살리는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영종도 바다 건너 위치한 옹진군 북도면 신도, 시도, 모도는 각각의 섬이지만 다리가 놓이면서 세 섬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아직은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섬이지만, 2025년이면 서해평화도로 1단계 구간인 영종~신도를 잇는 다리가 개통돼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인천시립박물관과 인천문화재단, 옹진군청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다리가 놓이기 전에 신도, 시도, 모도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세 기관이 협업해 1년여에 걸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삶과 섬 관련 이야기를 전시회에 담았다. 관련 사진과 유물 등이 전시된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 ‘살아가다’에서는 바다를 개척하며 거칠게 살아온 과거 섬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또 2부 ‘기억하다’에서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시도해수욕장 ▲북도양조장 등 추억의 장소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토.일요일을 포함,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유동현 시립박물관장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도서 지역의 역사·민속·생활문화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매우 시급한 문제”라면서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섬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때라는 신념으로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 상반기에는 옹진군 북도면 시도 분교 자리에 주민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작은 섬마을박물관을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