돝섬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있는 마산만의 작은 섬이다. 해발 50m에 전체면적 11만2,000m²이다.
돝은 돼지의 옛말인데 섬이 돼지가 누워있는 모양이라 돝섬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가락국 왕이 총애하던 미희가 금돼지로 변해 섬으로 사라졌다는 설화가 있어 ‘황금돼지섬’이라고도 한다.
돝섬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평범한 무인도였다.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 마산이 공업도시로 급격히 발전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1982년 민간 자본에 의해 대한민국 최초의 해상유원지로 개장했다. 관람차, 하늘자전거 등 각종 놀이기구와 동물원 등이 설치되었고, 거대한 비단구렁이와 호랑이 같은 맹금류, 특히 북쪽 해안가에 설치된 곰 우리에서는 북극곰과 불곰을 볼 수 있었다. 1986년에는 연간 방문자 수가 116만 명에 달했을 정도로 마산 일대에서 꽤 인기 있는 관광지였다. 그러나 1997년 말 IMF로 직격탄을 맞은 후 2000년대로 들어서며 동물원 축소 및 시설 노화로 인해 방문객이 급감하는 와중에 2003년 9월 태풍 매미 내습으로 결정타를 맞고 결국 2009년 12월 민간위탁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운영을 포기하면서 폐쇄되었다.
이후 통합 창원시가 돝섬을 직접 관리하게 되면서 2011년 4월 재개장했다. 돝섬은 이때부터 해상유원지에서 해상공원으로 완전히 탈바꿈되기 시작했다. 어중간하게 남아있는 놀이 시설들과 동물원 우리 등을 철거하며 그 자리에 산책로와 꽃밭, 전망대, 조형물 등 공원 시설을 조성하고, 노후된 기반 시설을 교체하는 등의 작업들이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예술가의 재능으로 돝섬의 상징인 돼지 조형물이 제작됐고, 놓쳐선 안 될 ‘인생샷’ 명소인 ‘돼야지 소망계단’이 설치됐다. 돼야지는 돝섬의 상징인 돼지의 방언 ‘돼야지’와 소망을 이루려는 ‘되어야지’를 뜻하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이 계단에 올라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돼야지 소망계단은 높이 3.8m로 꼭대기가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한 계단식 포토존이다. 계단을 따라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포즈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꼭대기에 서서 손을 뻗으면 태양을 만지는 듯 아찔한 연출도 가능하다. 마산만을 가로지르는 마창대교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사진 맛집’으로 더할 나위 없다.
이런 돝섬에 지금 만발한 꽃무리가 수놓은 듯한 가을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창원특례시는 마산합포구 돝섬 해상유원지에 올여름 파종한 가을꽃이 활짝 피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돝섬유람선터미널에서 10여 분간 배를 타고 섬에 도착하면 관광안내센터 앞 벤치 주변으로 가을 햇살을 받은 국화가 눈이 시리도록 노란빛을 뽐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해안산책로, 왼쪽으로는 출렁다리와 잔디광장이 있다.
돝섬을 둥글게 두른 1.5㎞가량 해안산책로에는 샛노란 털머위를 비롯한 야생화와 형형색색 국화가 곳곳에서 그윽한 향을 내뿜는다.
출렁다리 주변에도 국화가 만발해 바다 구경에 낭만을 더한다. 돝섬 잔디광장에는 제22회 마산국화축제와 연계한 화려한 국화 조형물들이 29일부터 내달 9일까지 방문객을 맞을 예정이다. 계단을 따라 섬 정상에 올라서면 1700여㎡ 꽃밭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와 페라고늄, 붉은 댑싸리가 어우러져 물감을 뿌려놓은 듯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이곳에서는 마산만의 푸른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가슴을 뻥 뚫는다.
한편, 마산국화축제 기간에 돝섬에 가면 크루저요트를 정상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마산해양레포츠센터는 이 기간 돝섬 왕복 도선료와 요트 체험료를 묶어 1만2000원(성인 기준)에 판매하는 ‘돝섬 요트데이’를 운영한다.
정진성 창원특례시 관광과장은 “마산 앞바다의 작지만 아름다운 섬 돝섬에서 울긋불긋 꽃대궐과 시원한 바다 풍경을 만끽하며 소중한 추억 남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