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마을을 이루는 섬으로 원래 가파리에 속했으나 1981년 마라리로 분리되었다. 경관이 아름다워 지난 2000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423호)로 지정됐다. 마라도는 면적 0.3㎢, 해안선 길이는 4.2km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 모양이 길쭉한 고구마와 형태가 비슷하다. 섬 전체가 용암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해안선은 풍파로 인해 해식동굴과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형은 평탄하다.
마라도는 서귀포시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약 11km 떨어져 있는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다. 마라도의 최고점은 39m이고 그곳에 등대가 있다. 동쪽 해안 언덕에 우뚝 선 마라도 등대는 우리나라 해양 영토의 기점으로,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선박이 가장 처음 마주치는 우리나라 표지다. 전 세계 각국 해도에 표시돼 있을 정도로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다. 동중국해와 제주도 남쪽 해역을 지나는 배들에게는 ‘희망봉’으로 불린다. 등대는 10초마다 한 번씩 반짝이고 42km까지 비춘다. 비바람이 치고 안개가 끼면 공기압축기로 사이렌 소리를 30초마다 한 번씩 울려서 8km 해역까지 섬의 위치를 알려준다. 현재 해양수산부 소속 3명의 등대원이 근무하고 있다.
마라도 등대는 1915년 3월에 첫 불을 밝혔다. 일본은 전략적 요충지인 마라도에 등대를 세워 군사 통신기지로 활용했다. 특히 태평양전쟁 때 괌이 함락되고 필리핀이 함락되자 패전을 눈앞에 두고 연합군의 본토 진입을 최소화하고자 제주 해안에 동굴만 80여 곳에 걸쳐 700여 개를 만들었는데, 마라도 등대는 일본군이 작은 섬들과 교신하는 통신기지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런 마라도 등대가 해양수산부가 발표하는 2022년 10월의 등대로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최남단을 지키면서 동중국해와 제주도 남부 해역을 오가는 선박에게 안전한 뱃길을 안내하고 있는 마라도 등대는 2022년 6월 노후화된 시설을 최신설비로 전면 교체하고 등탑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종합 정비사업을 2년여 만에 완성했다. 횃불 형상의 등탑으로 재탄생한 마라도 등대는 태평양을 향해 뻗어나가는 우리나라의 기상을 보여준다.
현재 마라도 등대는 연간 30만 명이 찾는 관광 섬의 상징이 되었다. 지난 2021년 10월 섬문화연구소와 계간 ‘섬’의 의뢰로 ㈜마켓링크가 진행한 섬 관련 여론조사에서 마라도 등대는 독도 등대와 산지 등대에 이어 ‘가장 가보고 싶은 등대’ 3위에 올랐고, 마라도 역시 ‘가장 가보고 싶은 섬’ 순위에서 다른 크고 널리 알려진 섬들을 제치고 당당히 6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마라도 등대 앞마당에는 세계등대 모형과 대리석 세계지도가 새겨진 쉼터 등 추억의 해양문화 공간이 조성돼 있다. 야생 난초와 갈대숲도 아름다운 풍경화를 연출한다. 또한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자장면이 유명하여 여행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으며, 주변 해역은 미역, 톳, 소라, 전복, 해삼 등의 해산물이 풍부하고, 낚시인들에게 벵에돔이 잘 잡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역사적·조형적 가치가 있는 등대를 소개하기 위해 2019년 1월부터 매월 ‘이달의 등대’를 선정해 왔고, 지난 9월에는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대신등대’를 선정한 바 있다. 이달의 등대를 방문하거나 여행 후기를 작성한 여행자 중 일부를 연말에 선정하여 예쁜 등대 기념품과 50만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자세한 행사 참여방법 등은 국립등대박물관 누리집(lighthouse-museum.or.kr)의 ‘등대와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