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지역의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섬을 찾는 관광객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투어 섬 개발 및 해양산업 관련 청사진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섬 주민들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물 수급 문제는 제자리걸음이다. 매년 가뭄으로 생활용수는 물론이고 식수마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주민들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올해는 섬 지역의 물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특히 전남 완도군의 보길도와 노화도의 상황이 급박하다. 국가가뭄포털에 따르면, 이들 섬의 지난 3개월간 강수량이 평년 대비 63.8%나 부족한 상황이다. 여름 장마철이 지났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이틀 동안 물을 받아 4일 단수를 버티는 ‘2일 급수-4일 단수’로 제한급수를 이어오다가, 8월부터는 ‘2일 급수-8일 단수’로 단수 기간을 늘렸다. 여름 관광 특수는 고사하고 물 부족으로 문을 닫는 식당과 민박집이 속출하고 있다.
전남도와 완도군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식수용 2L 물병 17만 개를 지원하고, 1주일에 9,000병을 공급해 왔지만, 상황이 악화되어 지난 8월 1일부터 1주일에 1만5,000병으로 지원 물량을 늘렸다. 급수 차량도 6대를 운영하는 등 주민 식수 공급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식수 댐 건설이나 광역상수도 공급 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완도군 노화도·보길도 등 전남 도서 지역 가뭄에 따른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추진된다. 전남도는 노화도·보길도 등 관내 섬 지역 가뭄에 따른 고질적인 상수도 공급문제 해결을 위해 ‘해저관로를 통한 광역상수도 구축사업’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전남도와 완도군은 '완도군 수도정비기본계획'에 해저관로를 통한 광역상수도 구축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하고, 타당성 검토와 실시설계에 착수하기 위한 예산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광역상수도 공급을 위해선 상수관로 31㎞(해저 9.2㎞·육상 21.8㎞) 구축이 시급한 가운데 총 433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광역상수도 구축사업이 완료되면 노화·보길 지역뿐 아니라 해저관로를 경유하는 넙도, 백일도, 흑일도, 마삭도까지 총 6개 섬 8000여 도민이 안심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하게 된다.
서은수 전남도 환경산림국장은 "섬지역 물 걱정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해저관로를 통한 광역상수도 구축사업을 조기에 착공하도록 환경부와 적극 협의하겠다"며 "사업이 조속히 완료되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