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아픔과 희망…이마에스트리 음악회

한국인 전통 한, 음악으로 승화…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민정 기자 2021-06-11 13:46:28

오는 22일 오후 7시30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마에스트리 16주년 기념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이마에스트리는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한 일상과 우울함을 음악을 통해 훌훌 털고 희망을 노래하자는 취지의 ‘Forza Corea! 희망음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음악회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연주된다. 첫 번째 무대는 코로나로 빼앗긴 우리네 삶으로부터 자유와 해방의 열망 속에서 맛보는 좌절을 노래하고 두 번째는 김소월의 시에 담긴 현실에 부딪혀 뜯기고 부러져 상처투성이 육체에 겹겹이 쌓인 한(恨)을 통렬하게 노래하는 무대를 준비한다. 세 번째는 새로운 미래로 가는 희망찬 비행을 은유하고 노래하는 무대다. 

이마에스트리 공연 장면

연주회 중 김소월의 초혼을 이마에스트리 양재무 감독이 작곡해 초연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터져 나오는 슬픔을 허공에 포효하며 터트려내는 장면이 압도적이다. 극한의 카타르시스에서 만들어내는 환희의 함성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목소리라고 양 감독을 설명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3번을 외치는 폭발적 목소리가 연주된다. 

두 번째 주목할 만한 연주는 조용필의 ‘친구여’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Sogni dormono in cielo’(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이탈리아어는 음악언어로는 만국 공통어이다. 이마에스트리는 우리 음악요소를 세계화 하는데 노력해왔는데 특히 민요를 다양한 음악적 소재를 첨가해 해외 연주 때 현지인의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양재무 지휘, 음악감독

오프닝 무대는 베르디의 출세작 오페라 나부코로부터 시작된다. 나부코는 무명 베르디를 일약 대스타로 만든 오페라. 나부코에 등장하는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은 불후의 합창명곡으로 노예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황금빛 날개를 타고 회귀하는 상상을 그린 노래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19의 긴 터널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지난날 일상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하루하루 삶이 방역지침에 따라 제약받는 가운데 음악으로 자유와 희망을 되찾으려는 함의를 담은 것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다.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들을 위하여 베르디 레퀴엠(진혼곡)중 Dies Irae도 연주한다. 

김소월 시인은 우리 겨레의 감성을 노래한 대표적 시인 중 한 사람. 가슴에 쌓아둔 겨레의 한을 노래했던 그를 소환해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키는 마력의 힘을 음악으로 소통하고 공유한다. 김소월의 ‘개여울’, ‘못잊어’, ‘ 초혼’이 차례로 연주되는 동안 그 깊은 한이 서린 슬픔의 바다로 빠져든다. 

이미 떠나버린 연인을 그리는 김소월의 초혼은 양재무의 작곡으로 목 놓아 부르는 통곡의 소리도 재현했다. 허공중에 산산이 부서지도록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이보다 더한 슬픔이 어디 있으랴. 슬픔과 환희는 한 몸이다. 태양은 아침이면 어김없이 바다 위로 떠오른다. 보라 동해의 태양 누구의 가슴에서 이글거리는지? 김민기는 누가 이 태양의 환희를 빼앗아 갈 것인가? 라는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한국의 연주력 있는 남자 오페라 가수들의 앙상블 모임인 이마에스트리는 음악계에 아는 사람들은 아는 실력파 남자 성악가들 모임. 올해는 99명의 남자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16년 전 45명으로 시작한 이마에스트리는 총원 110명의 단체로 성장했다. 해외 14개국 23개 도시에서 26회의 초청연주를 가졌다. 

지난해 이탈리아 Pesaro, 중국 베이징, 하얼빈 등 굵직한 연주들이 초청됐으나 코로나19로 모두 연기됐다. 올 9월에는 빈필의 아시아투어를 담당하는 WCN의 초청을 받아 비엔나, 프라하, 세르비아,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등에서 유럽초청연주를 개최한다. 

양재무 지휘, 음악감독의 희망음악회가 22일 예술의전당에 열린다.

이번 공연은 창단 16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동시에 K방역 자긍심이 높은 우리나라 사회적 분위기를 장인정신으로 접근해 한 곡 한 곡 의미를 스토리가 있는 음악으로 담아냈다.

코로나19로 슬픔을 겪는 가족들, 헌신적인 의료진, 가족을 지킨 사람들, 경제난을 이겨내는 중소상공인 등 모든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희망음악회를 통해 연주한다. 때로는 남성미 넘치는 거대한 음향으로 때로는 섬세한 무반주의 깊은 음성으로 슬픔을 넘어선 심오한 아름다움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의 주요 프로그램은 Gli arredi festivi(축제의 날을 준비하는 자들), Va pensiero(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가라, 상념이여 황금빛 날개를 타고), From Opera ‘Nabucco’ G. Verdi(양재무・정한결 편곡), Dies Irae e Tuba Mirum(진노의 날), From Mass Requem・G. Verdi(양재무・박용빈・정세담 편곡), 개여울(이희목, 양재무・정한결・정세담 편곡), 못잊어(하대응, 양재무・김대윤 편곡), 초혼(김소월, 양재무 창작곡), 내나라 내겨레(송창식, 양재무・박용빈 편곡), Chanson du Toreador(투우사의 노래)・G. Bizet(양재무・김대윤 편곡), 여행을 떠나요(조용필, 양재무・박용빈 편곡), 엄마의 기도가 하늘에 닿으면(양재무・박대윤 편곡), 일어나(김광석, 양재무・박용빈 편곡) 등이다. 

이번 공연은 지휘와 음악감독 양재무, 김성희 피아노 반주로 진행한다. 이마에스트리 구성원은 이인학(시립대 교수), 옥상훈(국민대 교수), 이병삼(대구카토릭대교수), 최성수(성결신대 교수), 박정민(베르디콩쿨 1등. 전문연주자), 차문수(수원여대 교수), 김성진(인제대 교수),석상근(바르샤바 국립 오페라단 주역가수), 한경석(총신대교수. 독일 Schwerin 국립오페라단 전속 주역 가수), 윤병길(전남대 교수), 김성준(백석대 교수) 등 100명의 남자 성악가 등이다.

섬TV

신경림, '갈대'

신경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몰디브, 보라보라, 발리......’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섬들이다. 이곳에는 무성한 야자수와 금가루 같은 백사장, 그리고 돈 많은 관광객이 있다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등대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등대

화성시 전곡항은 시화방조제가 조성되면서 시화호 이주민을 위해 조성한 다기능어항이다. 항구는 화성시 서신면과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건
충남 당진시 송악읍 안섬포구 등대

충남 당진시 송악읍 안섬포구 등대

아산만 당진시 안섬포구는 서해안 간척 시대의 어제와 오늘, 서해 어촌이 걸어온 길과 관광 대중화에 발맞춰 섬과 포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신시도에서 고군산대교를 지나면 무녀도다. 무녀도는 선유대교를 통해 선유도와 장자도와 연결돼 차량으로 고군산군도를 여행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신경림, '갈대'

신경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