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생, 작동하는 공간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은 약소국일 때 침략의 발판이었지만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성취한 후에는 세계 10위의 해양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이후 연속 세계 1위 선박 수주량을 과시한 우리나라는 바다를 활용해 세계 속으로 항해 중이다. 본지는 해양문화, 해양경제의 보고인 자랑스러운 ‘한국의 섬과 바다’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1> 한반도 탄생과 우리 바다의 가치
아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지각변동에 의해 대규모의 육지가 바다에 길게 돌출하여 생긴 반도국가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해안선은 암석과 바다 위에 솟은 섬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일부 섬은 모래 퇴적으로 모래언덕이 생겨 섬과 육지로 이은 육계도이다.
대표적인 육계도는 동해안의 강원도 원산시 동부, 원산만 남부의 갈마반도다. 갈마반도는 갈마도라는 섬이 모래 퇴적층으로 육지와 연결되어 해안선 길이가 자그마치 약 6㎞에 이른다. 이런 지정학적 요인으로 북한 국제무역항 원산항이 자리 잡았다. 북쪽에서 뻗어 내린 호도반도도 이러한 경우인데 서로 마주보고 있다.
남해에서는 제주도 성산봉이 대표적이다. 높이 182m의 성산봉은 화산폭발로 동쪽 바다로 돌출해 있다. 본래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지만 너비 500m의 사주가 1.5km에 걸쳐 발달해 일출봉과 육지를 이었다. 한려수도 기점인 여수의 오동도도 육계도에 해당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해안선 길이는 지구둘레의 37%인 1만4936km로 알려졌다. 국립해양조사원은 5년 주기로 우리나라의 정확한 해안선과 형상을 파악하기 위해 해안선 변화조사 중인데 드론을 이용한 항공사진측량 등 최신 측량기술을 적극 활용한 새로운 1만5282km로 밝혀졌다. 2021년 최근 5년간 조사결과다.
이는 2014년 대비 319km(2.1%)가 증가했다. 해안선 변화의 주요 원인은 연안매립, 방파제・해안도로 등 연안개발에 따른 것으로 자연해안선은 55km 감소한 반면 인공해안선이 374km 증가한 것이다.
군산은 새만금방조제 건설로 인해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가 연륙교로 연결되는 등 변동을 겪었다. 남해 고흥은 많은 섬과 복잡한 해안선을 가지고 있고, 순천만 갯벌은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협약에 등록된 연안습지로 전 세계적으로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연구·보존을 위한 정확한 해안선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
나아가 기후변화에 따른 연안 침식, 해수면 상승 등 최근 문제 되고 있는 연안 재해취약지역의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해안선의 정량적 정성적 변화 분석이 필요하다.
바다에는 경제수역(200해리)이 있는데 수산자원, 해저자원 등 해양자원에 대하여 연안국이 배타적으로 관할권을 행사하는 수역을 말한다. 영해가 연안으로부터 12해리인 데 비해 경제수역은 연안으로부터 200해리(370km)까지다. 경제수역 내의 자원은 어업, 광물, 석유를 막론하고 모두 연안국의 권리가 미친다. 여기에 해양오염방지, 외국선박에 의한 과학조사에 대해서도 특정한 권한을 갖는다. 매우 중요한 권리이다.
대륙붕은 해변으로부터 깊이 약 200m까지의 완만한 경사의 해저지형을 말한다. 해저지형은 해변으로부터 깊이에 따라 대륙붕, 대륙사면, 대륙대, 심해저평원으로 나눈다. 대륙붕은 바다 속에 있지만 대륙지각의 일부분으로 섬과 바다의 경계를 긋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특히 대륙붕은 황금어장이 형성되고 석유와 천연가스 저장고 역할을 한다. 퇴적물 속에 유용한 광물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독도 해저에 묻혀있을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양은 6억t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천연가스 30년사용 분량에 해당한다. 경제적 가치는 150조 원에 이른다. 우리에게 중요한 대륙붕 해역인 독도가 여러모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