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기행] 영일만의 낭만, 파도소리 따라 해안선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

소봉대~이육사 청포도시비~까꾸리계 독수리바위~하선대 구간
박상건 기자 2020-09-04 16:56:57

지진 여파로 여행객 발걸음이 뜸해진 포항이었다. 그러나 포항지역에 힘을 불어 넣어주고자 더욱 자주 찾던 바다가 포항 바닷길이다.

 

제9호 태풍 마이삭까지 훑고 간 포항의 바다는 아직도 성나 있는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낭만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동해의 파도소리를 힘껏 끌어 올려주는 영일만으로 떠난다면 후회하지 않을 해안선 여행길이 될 것이다. 

포항은 바다와 맞닿은 204km 해안선 곳곳마다 이름난 해수욕장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다. 해안선을 타고 달리며 바다의 향취를 느끼고 문화 유적지를 돌며 다양한 문화재와 유물을 감상할 수 있으며, 바다를 보며 자연과 대화 할 수 있는 최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갖췄다. 

포항 해안선 풍경(사진=포항시 제공)


포항 드라이브 코스는 소봉대~이육사 청포도시비~까꾸리계 독수리바위~하선대 구간을 꼽는다.

소봉대는 작은 봉수대가 있었던 섬으로 복길봉수대의 전초역할을 했던 곳이다. 경치가 아름답고 어종이 풍부하여 전국 각지에서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오며 주 대상어종으로는 노래미, 우럭, 가자미, 학꽁치 등이 있다. 

포항에는 이육사 시비가 있다. 육사는 ‘청포도’라는 시를 통해 풍요롭고 평화로운 삶의 소망을 노래했다. 청포도라는 소재의 신선한 감각과 선명한 색채 영상들이 잘 어울려서 작품 전체에 아름다움과 넉넉함을 준다. 특히, 식민지 치하의 억압된 현실은 시인이 꿈꾸는 현실과 대립하면서 이를 이겨내고자 하는 극복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코스에서는 육사를 기리는 비문과 청포도 시를 감상할 수 있다. 

끼꾸리계 독수리바위가 있는 지역은 바람과 파도가 심하면 청어가 밀려나오는 경우가 허다하여 까꾸리(길고리의 방언)로 끌었다는 뜻에서 지어진 지명이다. 독수리바위는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조각된 바위의 형상이 독수리의 부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호미곶의 땅 끝인 이곳에서 서쪽으로 지는 석양의 노을은 환상적이다. 대흥산 너머에서 비추는 낙조는 층층의 산과 시가지, 영일만 포스코 굴뚝을 선명하게 나타내게 하는데 그 화면이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절경으로 많은 사진작가들이 다녀간다. 

하선대는 동해면 입암리와 마산리 경계지점인 황옥포, 속칭 한미끼에 있는 작은 바위에 선녀가 내려와서 놀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옛날 동해의 용왕이 매년 칠석날 선녀들을 이곳에 초청하여 춤과 노래를 즐기곤 하였는데 용왕은 그 선녀들 중에서 얼굴이 빼어나고 마음씨 착한 한 선녀에게 마음이 끌리어 왕비로 삼고 싶었으나 옥황상제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용왕은 옥황상제의 환심을 사기위해 바다를 고요하게 하고, 태풍을 없애는 등 인간을 위하여 일을 하자 옥황상제가 감복하여 선녀와의 혼인을 허락하게 되었다고 하며 용왕과 선녀는 자주 이곳으로 내려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한다. 낭만의 해안선 기행을 꿈꾼다면 꼭 한번 떠나볼 코스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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