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최완현)은 지난 11일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조사 과정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행동을 촬영했다.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1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에 어미 돌고래 한마리가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수산과학원 김현우 박사는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했다.”면서 “죽은 새끼 크기나 상태로 볼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다.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하여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돌고래 무리 근처에서 보트를 타고 이 모습을 관찰하던 연구진은 약 5분간 어미의 행동을 촬영했으며, 돌고래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서둘러 조사를 종료했다.
고래연구센터 측은 DB자료를 검색한 결과, 어미 돌고래는 지난 2008년 4월 처음 발견돼 ‘JBD085’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개체이고 과거에도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성체였다고 밝혔다.
어미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한동안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 행동이다.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도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관찰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죽은 새끼에 대한 어미의 애착 행동은 무리의 개체를 지키기 위한 방어 행동의 일종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새끼를 끝까지 지키려는 어미 돌고래의 모성애를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다.”면서 “요즘 제주도 연안에는 돌고래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돌고래 무리를 만나면 다가가거나 진로를 방해하지 말고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주는 여유”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