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는 여수시 삼산면에 속해있고 여수항에서 117㎞ 해상에 위치한다. 다도해 최남단 섬으로 여수와 제주도 중간에서 남해의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다. 특히, 서도(西島), 동도(東島), 고도(古島) 등 3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도내해(島內海)를 이루어서 잔잔한 파도와 깊은 수심으로 큰 배의 자유로운 항행이 가능한 천혜의 부동항을 갖춘 지정학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1885년 영국 함대가 불법 점령하는 ‘거문도 사건’을 일으키는 등 열강의 침입으로 인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여수 거문도 수월산 전경(사진=여수시 제공)
수월산은 거문도를 이루는 세 개의 섬 중 서도에 있다. 수월산(水越山)의 명칭은 이 산이 물이 넘어온다는 뜻의 무네미목 위에 있는 데서 유래했다. 높이 127.9m로 북쪽 능선은 비교적 완만하나 남서쪽과 동쪽 능선은 급경사이거나 절벽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는 기암절벽이 있으며, 산 아래쪽에는 파도에 의해 해식애가 잘 발달되어 있다. 동백나무 숲을 해치고 산의 끄트머리쯤 가면 드넓은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거문도 등대가 펼쳐져 있다.
이처럼 드넓은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빼어난 자연경관과 조화가 잘 이뤄진 수월산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다.
여수시는 16일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은 ‘거문도 수월산 일원’이 국가 자연유산(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밝혔다.
거문도 전경(사진=국가유산청 제공)
거문도 수월산은 탐방로를 따라 이어지는 울창한 동백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해안 절경, 황홀한 낙조 등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거문도 등대와 관백정에서는 환상적인 일출과 백도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생태적·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
더불어 거문도는 예로부터 남해 방어의 중심지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항로 개척과 근대 해양사·국제 정치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거문도 서도로 지는 황금빛 노을(사진=섬문화연구소DB)
이로써 여수시는 1979년 지정된 상백도·하백도 일원, 금오산 향일암 일원, 영취산 흥국사 일원에 이어 총 4곳의 명승을 보유하게 된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10월경 최종적으로 거문도 수월산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고시할 계획이다.
거문도등대로 이어진 수월산 동백꽃터널(사진=섬문화연구소DB)
여수시 관계자는 "명승 지정은 여수의 해양 경관을 알리는 강력한 홍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다가오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핵심 콘텐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