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거문도 수월산 일원, 국가유산청 ‘명승’ 지정 예고

한규택 기자 2025-09-16 17:10:34
거문도는 여수시 삼산면에 속해있고 여수항에서 117㎞ 해상에 위치한다. 다도해 최남단 섬으로 여수와 제주도 중간에서 남해의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다. 특히, 서도(西島), 동도(東島), 고도(古島) 등 3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도내해(島內海)를 이루어서 잔잔한 파도와 깊은 수심으로 큰 배의 자유로운 항행이 가능한 천혜의 부동항을 갖춘 지정학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1885년 영국 함대가 불법 점령하는 ‘거문도 사건’을 일으키는 등 열강의 침입으로 인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여수 거문도 수월산 전경(사진=여수시 제공)


수월산은 거문도를 이루는 세 개의 섬 중 서도에 있다. 수월산(水越山)의 명칭은 이 산이 물이 넘어온다는 뜻의 무네미목 위에 있는 데서 유래했다. 높이 127.9m로 북쪽 능선은 비교적 완만하나 남서쪽과 동쪽 능선은 급경사이거나 절벽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는 기암절벽이 있으며, 산 아래쪽에는 파도에 의해 해식애가 잘 발달되어 있다. 동백나무 숲을 해치고 산의 끄트머리쯤 가면 드넓은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거문도 등대가 펼쳐져 있다.

이처럼 드넓은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빼어난 자연경관과 조화가 잘 이뤄진 수월산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다.

여수시는 16일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은 ‘거문도 수월산 일원’이 국가 자연유산(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밝혔다. 

거문도 전경(사진=국가유산청 제공)


거문도 수월산은 탐방로를 따라 이어지는 울창한 동백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해안 절경, 황홀한 낙조 등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거문도 등대와 관백정에서는 환상적인 일출과 백도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생태적·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

더불어 거문도는 예로부터 남해 방어의 중심지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항로 개척과 근대 해양사·국제 정치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거문도 서도로 지는 황금빛 노을(사진=섬문화연구소DB)


이로써 여수시는 1979년 지정된 상백도·하백도 일원, 금오산 향일암 일원, 영취산 흥국사 일원에 이어 총 4곳의 명승을 보유하게 된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10월경 최종적으로 거문도 수월산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고시할 계획이다.

거문도등대로 이어진 수월산 동백꽃터널(사진=섬문화연구소DB)


여수시 관계자는 "명승 지정은 여수의 해양 경관을 알리는 강력한 홍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다가오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핵심 콘텐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이육사, ‘청포도’

이육사, ‘청포도’

내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망망대해 그 너머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