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n충남교통방송 ‘섬thing special, 특별한 섬이야기’ 박상건 소장 인터뷰

거북이를 닮은 섬 삽시도....갯벌체험 방법과 안전사고
김성애 기자 2025-08-12 07:52:50
소장님, 오늘은 어느 섬으로 떠나나요?

네 보령에 있는 삽시도라는 섬입니다.

삽시도는 태안군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6km 지점에, 

보령시에서는 서쪽으로 13.2㎞ 떨어져 있습니다. 


지난 방송 때 충남의 섬은 모두 289개라고 소개했었는데요. 

보령시 오천면에만 83개 섬이 모여 있습니다. 

오천면에서 원산도가 가장 크고 맞은 편에 삽시도가 있습니다. 

삽시도는 충남 전체 섬에서는 세 번째 크고

오천면에서는 두 번째로 큰 섬입니다. 

삽시도의 아침바다(사진=섬문화연구소DB)


삽시도...섬 이름이 아주 특이한 데요. 무슨 뜻입니까? 

네... 화살이 꽂힌 활과 같다 해서

한자로 ‘꽂을 삽’(揷) ‘화살시’(矢)를 써서 삽시도라고 부릅니다.

활에 화살이 장착된 그런 모양이라는 것이죠.
 

아마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물이 잠긴 해안선이 동그랗게 휘어져

그렇게 표현한 듯 한데요.

삽시도 앞바다는 중국 어선과 서양 선교사들이 자주 드나들던 바다였으니 

외지인들은 그리 부를만 한데요.

 
그런데 원산도 쪽에서 삽시도를 바라보거나 

드론을 띄워 삽시도 전체를 조망해보면 

목을 바다로 길게 내민 거대한 거북이 모양이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울창한 숲이 용이나 거북이 머리처럼 보이고

그렇게 서해로 향하는 용이나 거북이 형상의 섬입니다 

 

섬이 특이하게 생겼는데, 섬의 다른 특징 같은 것 있을까요? 

섬 서쪽을 제외하면 대부분 낮은 구릉지로 돼 있습니다. 

오솔길과 들길, 솔숲을 지나 툭 트인 바다로 열립니다.

서쪽 해안절벽 쪽에 파도와 바람이 쉴 새 없이 밀려와 부서집니다. 

이런 지형 때문에 토사가 남쪽 해안과 동쪽 해안으로 밀려와 퇴적되면서

넓은 사빈과 농경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북서계절풍 영향 때문에 여름과 겨울 기온차가 큰 편입니다. 

특히 겨울에 다른 섬보다 춥습니다. 저는 겨울의 진면목 때문에 이 때 자주 찾습니다 

삽시도 가는 철부선의 선장실(사진=섬문화연구소DB)


 

섬에는 몇 가구 정도가 사는지, 또 마을이 몇 개인지도 궁금합니다.

현재 240가구에 348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주로 어업에 종사하고 꽃게와 멸치, 새우를 잡고

김과 굴, 전복, 대합을 양식하기도 합니다. 

 
삽시도는 크게 5개 마을로 이뤄져 있습니다. 

웃말은 섬 북쪽 마을로 20여 가구가 삽니다. 

50년 전 방파제를 쌓기 전에는 이 마을까지 큰 배들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아랫말은 남쪽 마을로 10여가구 삽니다. 

당제를 지낼 때 임산부들 임시 거처인 해막터가 있던 마을입니다.

해막터는 섬에서 임산부를 마을 바깥에서 머물게 하며 출산토록 하는 오두막 집을 말합니다. 


충남에서는 외연도에도 이런 시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예로부터 섬에는 이른 풍습들이 있었는데

남해안 섬에서는 음력 초하루나

당제를 모시는 시기에 사람이 죽으면 

땅에 바로 묻지 않고 나무로 기둥을 세워 풍장을 지내기도 했었지요. 

 
그 다음 동네가 술뚱마을인데..여객선이 들어오는 삽시도 선착장 마을입니다. 

서해안에서는 모래가 솟아오른 지역을 풀등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는 술똥이라고 부릅니다. 

이 마을에는 30여가구가 밀집돼 있고 

파출소, 보건지소, 발전소 등이 위치한 삽시도 중심 지역입니다. 

 
남쪽마을은 밤을 닮은 밤섬이 있고 

북쪽 낡은 당산과 길게 늘어진 장골마을이 있고, 

뚝말, 밤섬구 마을 등 정말 이름도 신기한 동네들이 옹기종기 모여 삽니다. 

 

삽시도를 자주 찾는다고 했는데 그만큼 매력적인 이유가 있겠지요? 

바닷가 민박집이 하룻밤 보내기에 아주 편했습니다.

주인이 냉장고에 꽃게며 삼치 생선 등을 가득 채워놓고

마음껏 내어 먹으라고 할 정도로 인심이 넘쳐났습니다.


인심 좋은데, 작은 섬이지만 드라이브도 할 수 있고

느릿느릿 걸으며 사색하기에도 좋습니다. 

지극히 자연적인 풍경 속을 걸으면 

나그네를 편안하게 보듬어 준 그런 섬이었습니다.

 

마을 밖의 바닷가 풍경은 어떤가요?

서쪽 물망터는 밀물 때는 잠기고 썰물 때는 맛 좋은 식수가 나옵니다. 

칠월칠석날 사람들이 이곳에서 목욕하면 병이 없어진다고 하는 

신비의 샘입니다.

 
삽시도 백사장은 완만한 편인데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 장소로 좋습니다. 

물이 맑아서 비염이나 피부알레르기가 있다면 

최적의 섬 여행지입니다. 

 
밤섬해수욕장은 삽시도에서 가장 긴 백사장인데요.

울창한 송림과 앞바다에 불모도라는 섬과 잘 어우러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거멀너머해수욕장은 백사장이 1.5km 정도 펼쳐집니다. 

물이 아주 맑고 경사가 완만해 이곳 역시 가족 물놀이 장소로 좋습니다.

 
진너머해수욕장도 1km의 백사장이 펼쳐지는데 아주 아늑한 해변입니다. 

백사장 양쪽 끝머리 갯바위에서 낚시도 즐길 수 있고 

백사장 뒤쪽 소나무 숲이 잘 단장돼 그늘 아래 쉼터로도 좋고 

야영지로도 좋습니다.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사진=섬문화연구소DB)

 

바다가 펼쳐진 백사장에 솔숲이 있어 산림욕과 바다풍경 감상할 수 있군요?

네...이 해수욕장에서 섬 중간쯤 차돌백이산, 파수막산, 낡은 당산 등의 이름을 가진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홀로 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에 좋습니다. 

숲을 걸으면 파도소리가 들리고 다시 바다가 넓게 펼쳐집니다. 

이처럼 삽시도 길은 숲으로, 다시 해변으로, 포구로, 마을로 이어집니다.

 

서해 섬 하면... 아무래도 갯벌체험을 많이 떠올릴 텐데요, 갯벌체험도 할 수 있나요? 

네.. 서해 섬 여행의 제 맛은 갯벌체험이죠. 삽시도는 풍성한 해산물 채취할 수 있습니다. 

일단 거의 모든 해변에서 조개를 잡을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갯벌체험을 하려면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을 텐데요. 꿀팁 같은 것 좀 주세요.

백사장에서 발로 툭툭 모래를 차거나 

두 손으로 모래를 쭉쭉 긁으면 조개들이 쉽게 드러납니다. 

모래 위의 작은 구멍을 파면 확률이 높습니다. 

소라와 홍합도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이 잡아서 찬거리로 삼고 싶다면 

민박집에 부탁해 조개잡이 삽이나 호미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면장갑을 끼고 게 잡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 낚시꾼들이 갯지렁이를 잡기 위해 모이는데 

갯지렁이가 있는 곳에는 게와 낙지가 많이 서식합니다. 

이건 갯벌체험의 꿀팁입니다.

 

아무래도 바다는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이 수시로 변하는데요. 
갯벌체험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네...섬여행 때 주의할 점 하나가 갯골 사고죠. 

갯골은 갯벌에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생기는 물길을 말하는데요. 

어민들은 갯고랑, 갯강이라고 부릅니다. 

 
갯골은 썰물 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밀물 때면 물이 순식간에 밀려들어와 갯골 모습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갯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요 해수욕장과 갯벌 부근에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는데요,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국립해양조사원 조석예보 QR코드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갯벌체험 장소에 이런 안내판이 없다면 사전에 모바일을 이용해서 

조석예보 정보를 확인해두면 안전한 섬여행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낚시 좋아하시는 분들은 섬에 가면 또 낚시를 해야 하잖아요. 낚시도 잘 되나요?

네... 삽시도는 암초와 어족자원이 풍부한 섬입니다. 

배를 타고 나면 우럭, 놀래미, 광어, 삼치 등을 잡을 수 있고 

갯바위 낚시도 입질이 좋아 연중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섬입니다.

 
선착장에는 늘 낚시꾼들이 갯바람을 맞으며 낚시를 즐깁니다. 

선착장으로 나가거나...조용히 섬을 관조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그런 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해수욕장 끝자락 갯바위에서 강태공의 멋과 맛을 즐겨보면 좋을 듯 합니다.

 

소장님 오늘도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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