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도는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에 위치한 유인섬으로, 면적 약 3.97㎢, 해안선 길이 약 13.33km, 최고점은 352m 큰산이다. 완도와 제주도 중간 지점 먼바다에 위치한 여서도는 신석기 전기시대(약 7,000년) 패총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2022년 12월 기준으로 60세대(98명)이 거주하고 있다.
'여서도(麗瑞島)'라는 이름은 1945년 이후에 붙여졌으며 '천혜의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설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인 이안사(李安社)가 고려 목종 때 배를 타고 이 부근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지고 주위가 어두워지면서 배가 흔들리고 뇌성벽력과 함께 바닷속에서 산처럼 솟은 섬이 나타났다고 한다. 섬을 살펴보니 생김새가 '임금 왕(王)'자를 닮아 고려 왕조(麗)에 상서로운(瑞) 일이라 하여 여서도(麗瑞島)라고 명명하였다고 전해온다. 일제강점기에는 태랑도라고 불리다가 광복 후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1690년경 진주강씨가 처음 들어와 정착하였다고 전해온다.
여서도는 육지와 제주를 잇는 뱃길이면서 우리나라 남해를 가로질러 중국과 일본으로 통하는 항로의 중간에 위치한다. 등대도 없던 시절부터 해상 교통의 요긴한 신호등이자 거점이었다. 여서도등대는 여서도의 산 중턱에 있는 무인등대로 북쪽 19km 지점에 청산도, 동쪽 33km 지점에 거문도가 위치한다. 영해기점 여서도는 나라의 울타리로서 과거로부터 외세의 침입을 자주 받으며 우리 영토를 지켜온 역사의 상징적인 현장이다.
여서도의 해안과 절벽 곳곳마다 기암괴석이 빚어내는 풍광이 뛰어나다. 절벽에서 바위가 떨어져 나간 부분이 동굴처럼 패여 파도가 칠 때마다 펑펑 북이나 종처럼 울리는 소리가 나는 곳을 '큰북친데'라고 부른다. 소리가 흥겨워 춤이라도 출 정도라고 해서 '무성석종(舞聲石鐘)'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여서8경의 하나로 꼽는다. 또한 쿠로시오 난류가 지나는 곳으로 다양한 어종과 해양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해변의 기암괴석과 다양한 수종의 난대림이 어우러진 풍광을 자랑하며 경관과 마을을 에워싼 돌담은 여서도의 대표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여서도는 우리나라 23개 영해기점 중 남쪽(북위 33도 58분 6초 / 동경 126도 55분 26초) 에 위치한다. 영해기점 도서는 국토 최외곽에 위치해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의 해양 관할권 외측 한계를 결정하는 시작점에 해당한다. 해양영토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국방·안보·생태·환경적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매우 큰 곳이며, 우리나라 23개 영해기점 섬 중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유인섬은 총 7개다.
해양수산부와 행정안전부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올해의 섬'으로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영해기점 유인섬인 '여서도(麗瑞島)'를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해수부와 행안부는 영해기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23년 신안군 가거도를 시작으로 매년 영해기점 유인섬(7개) 중 1개 섬을 '올해의 섬'으로 지정하고 있다. 정부는 7개 영해기점 유인섬 중 아직 올해의 섬으로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 섬도 2029년까지 올해의 섬으로 순차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해당 섬에 살고 있는 주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국민에게는 영해기점 섬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명진 해수부 국제협력정책관은 "정부는 '무인도서 종합관리계획'에 따라 우리나라 2,918개 무인도서와 주변해역에 대해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특히 해양영토의 관리 강화를 위해 영해기점 무인도서 특별관리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