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일출 명소 중 첫 손에 꼽히는 곳이 전남 여수 향일암이다. 향일암(向日庵)은 해를 향하는 암자라는 뜻으로 남해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장관이어서 매년 12월 31일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하며 소망을 기원하는 일출제가 열린다. 항일암은 금오산 자락이 뻗어내려 막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지형인데 그 모양새가 금거북이 형상이다. 향일암을 에워싸는 동백 숲 또한 절경이고 바로 아래 갯바위는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낚시 포인트이다.
향일암은 돌산도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신라의 원효대사가 선덕여왕 때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한 암자다. 고려시대에는 윤필대사가 금오암(金鼇庵)으로 개칭하여 불러오다가, 남해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아름다워 조선 숙종41년(1715년) 인묵대사가 향일암이라 명명(命名)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향일암 일대가 국가 명승(名勝)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여수 금오산 향일암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경관이 빼어나고 역사·예술적 가치가 큰 장소를 명승으로 지정해 관리·보전해오고 있다.
여수 금오산 향일암 일원은 남해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아름다운 해돋이 경관과 하늘과 맞닿은 봉황산(금오산의 모산)의 지평선, 여수만 건너 남해 금산 등 수려한 해상경관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자연 조망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또, 거북이(금오산 지형)가 경전(향일암)을 등에 짊어지고 남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지형적 형상과 거북이 등껍질 무늬의 암석들, 해탈문 등 석문(石門) 그리고 기암절벽 사이의 울창한 동백나무숲이 서로 조화를 이뤄 그 자체 경관도 빼어나다.
우리나라 주요 관음기도도량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향일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수도하다가 관세음보살을 친견(親見)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사찰로, 섬 지역 불교문화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1984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왔으며, 인근에 돌산군관청, 돌산향교, 은적암(隱寂庵), 방답진성(防踏鎭城) 및 굴강(掘江)과 같은 문화유적이 다수 위치해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 또한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 방답진성: 조선시대 수군기지 방답진의 성터
* 굴강: 조선시대 선박의 정박과 수리·보수, 군사물자 하역 등을 목적으로 세운 군사시설(해안 인공호)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1월 30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금오산 향일암 일원’의 국가명승 지정은 1979년 ‘상백도와 하백도 일원’이 명승으로 지정된 이후 여수에서 43년 만이다. 명승으로 지정된 두 곳 모두 청정한 바다를 접해 여수의 수려한 해양경관을 대표하고 있다.
여수시는 향일암 일원의 명승 지정으로 관광 활성화는 물론 역사문화자원으로서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거문도 근대역사문화공간 선정과 더불어 2026여수세계박람회 성공 개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