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발전의 관건은 접근성이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육지와 떨어져 있는 섬을 가기 위해서 사람들은 배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배는 거센 풍랑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과는 달리 운행하는 시간과 횟수에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섬과 육지를 도로로 연결하는 교량이 건설되었고, 최근에는 첨단 기술로 바다 밑을 파서 섬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해저터널도 건설되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에 개통된 보령 해저터널은 길이가 6,927m로 국내 최장거리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충남 보령시 대천항과 원산도 사이를 연결하며 77번 국도의 일부다.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되면서 원산도를 중심으로 주변 섬들을 서해안 대표 해양레저관광 지역이자 글로벌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고 있다.
충남도는 2030년까지 9년 동안 민간 투자를 포함해 총 1조 1,254억 원을 투입해서 원산도 등 충남 서해안 5개 섬을 서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해양레저관광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령시는 지난 14일 원산도에서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대명소노그룹과 함께 민·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구축’의 시범모델로 원산도에 해양레저관광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관계기관들이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을 약속하고자 마련됐다.
원산도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오천면 원산도 등 5개 섬에 2030년까지 1조1254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해양레저거점 조성, 관광자원 개발, 관광기반시설 구축 등 3대 분야 9개 사업으로 추진된다.
개발 개념은 ‘원산도 오섬 아일랜즈(Awesome Islands)’로 경탄할 만한 매력을 가진 원산도와 주변 4개 섬을 지칭하며 한글과 영어를 활용해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대상은 원산도와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효자도 등이다.
원산도는 원셋(One Set) 아일랜드로, 해양레저와 생태, 예술, 치유, 청춘, 가족의 가치가 결합된 오섬 아일랜즈의 중심 섬으로 만든다.
삽시도는 예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트 아일랜드로, 고대도는 치유 아일랜드로, 장고도는 청춘 아일랜드로, 효자도는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아일랜드로 변모시킨다. 이를 위한 3대 전략으로는 △해양레저 거점 조성 △관광자원 개발 △관광 기반시설 구축 등을 설정했다.
추진 과제는 △원산도 해양레포츠센터 조성 △원산도 복합 마리나항 건설 △원산도 헬스케어 복합단지 조성 △원산도 갯벌생태계 복원 △삽시도 아트 아일랜드 조성 △섬 국제 비엔날레 개최 △선셋 아일랜즈 바다역 건설 △원산도 대명소노리조트 관광단지 조성 △원산도·삽시도 해양관광케이블카 설치 등 9개다.
원산도 해양레포츠센터는 전동서핑보드와 제트스키 등 해양레포츠 활동 지원 시설이며 복합 마리나항은 크루즈선과 연계한 요트와 수상비행기 등의 계류접안이 가능한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복합단지는 원산도해수욕장과 인근 숲을 활용, 해양·산림 치유 프로그램 체험이 가능한 거점으로 숲 체험장, 산책로, 멀티치유센터 등을 세부 시설로 조성한다.
갯벌 생태계 복원은 △원산도 갯벌 복원 및 염생식물 군락 조성 △효자도 갯벌생태공원 조성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삽시도 아트 아일랜드는 섬 내 숲과 해변을 활용,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인 섬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예술인 마을을 조성하고, 체험과 판매, 공연 등이 가능한 시설을 구축하며 국내외 예술단체 및 기관과의 교류를 지원한다.
섬 국제 비엔날레는 연내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025년까지 인프라를 구축한 뒤 2026년 1회 행사를 개최한다.
선셋 아일랜즈 바다역 건설은 5개 섬 연결 항로 구축과 섬별 요트·해상택시 정박지 개발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추진 중인 대명소노리조트는 원산도 내 96만6748㎡ 부지에 7604억 원을 투자해 서해안 최대 규모의 리조트를 2030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연내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 계획 승인 과정을 거쳐 내년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원산도와 삽시도를 연결하는 해양관광케이블카는 우리나라 최초로 섬과 섬 사이를 운행하는 사업이다. 1000억 원을 투입하여 해상에 3.9km 길이로 원산도와 삽시도를 연결할 계획으로 2024년 착공한다.
9개 과제 추진을 위한 사업비는 총 1조1254억원이다.
충남도는 글로벌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추진을 통해 △서해안 해양관광벨트 구축 △관광산업 활성화 도모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 균형발전 도모 등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 유발 효과는 3조6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조4000억원, 고용 유발 효과는 2만1000명이다.
글로벌 해양레저관광도시 장기 미래 발전 계획으로는 △환황해 해양관광경제구역 지정 △동북아 최대 해양테마파크 조성 △세계적인 첨단 인공섬 개발 등으로 잡았다.
이날 업무협약은 4개 기관·기업이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맺었다. 협약에 따라 4개 기관·기업은 △콘텐츠 개발 △시설 도입 △민간투자 추진 △지역 민원 해결 △지속가능한 상생 발전 방안 마련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
김태흠 지사는 “보령해저터널 개통과 함께 서해안아 교통 및 관광 요충지로 부상한 원산도는 대규모 해양레저관광모델 육성 최적지”라며 “원산도를 중심으로 한 5개 섬을 레저활동, 생태관광, 해양치유, 문화체험 등이 가능한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로 개발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