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추석이다. 이번 연휴에도 연인원 3천만 명이 움직이는 '민족대이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명절 때면 어김없이 차가 막히고 배를 놓치는 어려움을 겪는데도 사람들이 귀성길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된 삶에 짓눌린 무거운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포근하고 따스한 고향과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 때문일 것이리라.
추석 연휴에 정겨운 흙냄새를 맡으면서 길가에 피어난 가을 야생화와 길동무해 보는 것은 어떨까? 태풍과 폭우 속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긴 인고의 시간 끝에 꽃을 피운 야생화를 보면서 세파에 찌들고 지친 몸을 다시 추스리고 새롭게 충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국립공원공단이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가을 야생화를 만나볼 수 있는 ‘국립공원 야생화 꽃길’을 소개해서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송형근)은 추석을 맞이해 가족들과 함께 가을철 야생화를 만나볼 수 있는 ‘국립공원 야생화 꽃길’ 21곳을 소개했다.
국립공원 야생화 꽃길 21곳은
△지리산 구룡계곡길, △경주 암곡길, △계룡산 동학사 자연관찰로,
△한려해상 소매물도 등대섬, △설악산 곰배골길, △속리산 세조길, △내장산 백양골길,
△가야산 상왕봉구간, △덕유산 설천봉 아고산대 야생화길, △오대산 진고개길,
△주왕산 주왕계곡길, △태안해안 노을길, △다도해해상 흑산도 자연관찰로,
△치악산 자생식물관찰원 구간, △월악산 만수계곡 자연관찰로, △북한산 산성계곡길,
△소백산 연화봉길, △변산반도 내소사 자연관찰로, △월출산 미왕재길, △무등산 중봉길,
△태백산 두문동재길이다.
이번 야생화 꽃길 21곳 중에 ‘한려해상 소매물도 등대섬’은 한려수도의 백미로 꼽히는 소매물도의 옥빛 바다와 기암절벽을 보면서 등대섬에 오르는 비탈길 너른 들판에 야생화가 점점이 퍼져있다. 등대섬의 토끼풀과 강아지풀 사이로 형형색색 피어오른 여러 종류의 야생화는 해풍에 흔들리며 춤을 추듯 푸른 허공에 날려 다니고 갯바람에 피리를 불 듯 아름다운 합창소리를 들려준다.
다도해해상 흑산도 자연관찰로 구간은 연장 700m의 원점회귀형 탐방로인데, 흑산도비비추, 후박나무꽃 등 다양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고,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흑산도 포구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가 보인다.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흑산도 앞바다와 올망졸망한 무인도는 한 폭의 수채화이고 열두 구비 고갯길은 한 마리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양이다.
태안해안 노을길은 삼봉해변~기지포해변 구간(1.2km)으로 노을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색의 길’이라 불리는 이 구간은 호젓한 자태의 해송이 빽빽하게 들어찬 곰솔림에서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독특한 습곡지형이 내려다보이는 두여 전망대와 우리나라의 3대 낙조장소로 손꼽히는,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이 있는 할미·할아비 바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또한 해변길을 걷다보면 갯메꽃, 해당화, 갯그령 등 해안사구에 자라고 있는 사구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야생화 꽃길’ 21곳 주변 8개 구간*에서 야생화 해설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가을철 야생화 관찰과정을 9월 1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운영한다.
* 지리산(2), 한려해상(1), 내장산(1), 월악산(1), 소백산(2), 태백산(1)
이번 관찰과정은 개화시기에 맞춰 각 국립공원에서 참여 가능하며, 국립공원별 상세한 일정과 참여 방법은 국립공원공단 누리집(www.knps.or.kr) 공지사항에서 9월 8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