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갈매기는 푸른 바다와 하늘을 자유로이 날고 어선은 통통대며 방파제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새벽 바다에서 갓 잡은 물고기들은 위판장에서 경매로 팔리고 대구 등 일부 물고기는 봄바람에 쫀득쫀득 건조 중이다. 바다에 나가지 못한 어부들은 그물코를 손질하며 내일의 희망을 키우고, 답답한 도회지 사람들은 생동하는 포구에서 힐링의 시간을 즐긴다.
그렇게 정겹고 평화로운 어촌인 장호항은 싱싱한 활어회 골목과 전망 좋은 카페, 해양레저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모처럼 봄날을 되찾은 듯 보였다.
장호항은 삼척시에서 남쪽으로 25km 거리에 있다. 승용차로 30분 거리다. 삼척시는 코로나가 한창인 시절에도 비대면 관광지 10선으로 선정될 정도로 포구기행, 해안선 여행지로 제격이다.
장호항 지도는 토끼 모양이다. 장호리는 수컷 오리인 장오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장울리, 장오리라고 부르다가 장호리가 됐다. 장호항은 1971년 12월 21일 국가어항으로 지정됐다. 장호항은 지난해 기준 90가구 321명이 거주하는 어촌으로 어민들 소유의 57척의 어선과 외부 어선 8척이 장호항을 이용한다. 장호항은 연간 1197톤, 35억 9100만원 어치의 수산물이 생산된다. 장호항 특산물은 미역, 오징어, 문어, 전복, 해삼 등이다.
장호항은 절묘한 해안선과 풍광이 잘 어우러진 항구다. 기암괴석과 구불구불 해안선은 해초와 조개가 풍부하고 물고기 서식처로 안성맞춤이다. 수심도 깊어 어족이 풍성한 편이다. 연중 낚시인들이 장호항을 즐겨 찾는 이유다. 어민들이 직접 낚싯배를 운영한다.
장호항에서는 갓 잡은 생선을 이용한 자연산 활어회와 매운탕 등 다양한 수산물이 선보이고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싼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장호항 맛집 거리는 장호항 고유 식생활과 도회지 사람들 취향이 반반씩 버무려져 선보인다. 장호항 앞바다에서 잡은 문어만 사용해 문어스튜, 문어튀김, 문어 비빔밥, 문어함박 등 문어 전문점과 물회, 곰치국 전문점, 오션뷰 카페, 피규어 카페 등 다양한 맛집이 있다.
장호항과 장호해변을 조망할 수 있는 방파제 길은 가족과 연인들의 산책코스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파도 소리와 포말을 일으키며 오가는 어선들과 갈매기의 향연은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장호항의 명장면 중 하나다.
하얀 등대인 장호항방파제등대는 1981년 9월 27일 처음 불을 밝힌 유서 깊은 등대다. 백원형콘크리트조로 등대 높이는 10m. 좌현표지로써 배가 들어오는 방향을 기준으로 좌측에 위험물이 있음을 표시한 것이다. 등대는 밤이면 5초 주기로 녹색 불빛을 1번씩 점멸한다.
맞은 편 빨간 등대는 장호항방사제등대로써 맞은 편 방파제등대와 조응할 수 있도록 백사장에 세워져 같은 날 불을 밝혔다. 홍원형콘크리트조인 등대 높이는 10m이고 우현표지로써 배가 들어오는 방향을 기준으로 우측에 위험물이 있음을 표시한 것이다. 입항하는 등대가 이 등대 쪽으로 항해한다. 등대 불빛은 5초 주기로 홍색 불빛을 1회씩 점멸한다. 이 두 개의 밤이면 14.8km 해역에서도 관측자가 식별할 수 있는 빛의 세기로 이곳이 장호항임을 알려 준다.
장호항은 2001년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됐다. 선상낚시체험, 다이빙 체험, 투명카누 생태체험, 스노클링 체험, 씨워크 체험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촌체험마을은 항구와 맛집 거리와 연결돼 있어 이용하는데 편리하다. 바다 체험장에는 알개암과 구름다리가 연결됐다. 해초류가 나부끼고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바닷속을 훤히 볼 수 있는 에메랄드 바다체험도 쏠쏠하고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이런 여행자의 모습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선상낚시체험은 장호어촌체 주민들이 낚싯배를 운영한다. 체험비용은 1인 30000원으로 수도권 지역의 낚시 이용요금보다 저렴한 편이다. 미끼는 갯지렁이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알개암 앞 갯바위에 돌고래 상이 있다. 장호리 별명이 고래무덤이었다. 알개암 주변에 둔대암, 내독암, 미역너느바위, 독바위 등 기암괴석이 펼쳐졌다. 장호항의 이런 바위 군락으로 인해 고래가 들어왔다와 갇혀 죽은 사례가 많았다. 장호항에는 고래해체장도 있었다. 2003년 한 드라마 촬영지였던 장호항은 드라마에서도 고래무덤 대사가 등장해 주목받았다. 이곳은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감성돔, 우럭, 노래미, 학꽁치 등이 많이 잡힌다.
다이빙 체험은 국내 최단 보트 탑승 거리인 5걸음과 보트 이동 거리도 짧으면서 깊은 수심이 특징이라고 어촌계는 설명했다. 자연방파제가 있어 파도가 있어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투명카누 생태체험은 전체가 투명한 카누를 타고 장호항 바닷속을 구경하고,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타고 내릴 때 엉덩이 부분이 살짝 젖을 수 있어 여벌 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스노클링 체험은 스노클링 장비와 구명조끼를 대여한다. 예약제가 아닌 현장 티켓구매만 가능하다. 물이 차가울 수 있어 체온을 보호하는 수영복, 아쿠아슈즈를 준비하는 게 좋다. 씨워크 체험은 2인 이상 체험이 가능하다. 장비 대여는 20분에 35000원이고 장비 무게는 25kg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체험이 가능하다.
장호항은 해돋이 명소이기도 하고 장호항에서 제일 높은 당두산에서는 해상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도 있다. 케이블카는 장호항과 용화해변까지 874m 바다 위를 오간다. 해상 케이블카 바닥은 투명 유리로 설치돼 장호항, 방파제 등대 등 주변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 장호역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갈남마을 포구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장호항에서 승용차로 7분 거리의 아늑한 포구마을이다. 해상 케이블카 용화역에서는 해상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장호항 왼쪽에는 백사장이 포물선 그리며 펼쳐지는 장호해수욕장이 있다. 장호항과 연결돼 있고 바닷가 풍경이 아름답고 조용해서 좋다. 해변에 펜션, 야영장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장호해변은 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호비치캠핑장이 있다. 바닷가 솔숲에 자리 잡아 항구와 해변이 잘 어우러진 멋진 해변이다. 가족, 연인과 함께하여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동해여행의 추억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린이 놀이터도 조성돼 있고 관리센터와 캠핑장 주변에 3개의 편의점이 있다. 장호해변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기도 한다.
장호항으로 가는 길은 대중교통의 경우 삼척터미널에서 24번 버스가 1일 13회 운행한다. 승용차의 경우 서울~원주~대관령~강릉(영동고속도로)~동해(동해고속도로)~삼척(국도 7호선)~근덕면~동막리~초곡리(황영조공원)~용화리~장호1리 해경초소~장호항 코스다. 문의: 삼척시 관광과(033-570-3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