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코로나19. 지치고 답답한 마음 언저리를 털어내기엔 홀로 떠나는 여행이 제격이다. 강원도 양양에서 강릉, 동해, 삼척에 이르는 이른바 낭만가도 해안선 기행에 나섰다. ‘낭만가도’라고 명명한 이 코스는 7번 국도를 따라 파도가 쉼 없이 밀려와 가슴 벅차게 부서지길 반복한다.
때로는 부서지는 파도가 아름답고, 아무 일 없는 듯 무심히 백사장으로 스러지는 파도는 그렇게 바다와 뭍을 잇고, 여행자는 그 국도를 따라 달리며 자연과 한 몸, 한 호흡으로 출렁인다. 인파가 몰리지 않는 1월 둘째 주 여행 일정을 잡은 탓에 여유와 음미하는 맛도 특별한 여행길이다.
최근 코카콜라는 국내 6개 도시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코-크 시티 패키지’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는데 동해안의 양양 코스를 주목했다.
양양 낙산사와 죽도해변 등을 잇는 해안선은 동해의 핫플레이스. 우리나라 동해는 두만강 입구에서 부산항까지 1723km, 직선거리 809km 구간을 말한다. 동해는 남북 길이가 1700km, 동서 길이가 1100km, 평균수심 1.648m, 면적은 107㎢이다.
우리나라 동해에서 강원 연안은 고성에서 삼척까지 212.3km인데 이를 동해 중부로 분류한다. 강원도는 동해안의 중앙에 위치한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설악산 입구에 물치항이 있다. 설악산을 병풍으로 출렁이는 물치항은 항구다. 곰치 덕장과 항구의 그물 다듬는 어민 모습이 생동감 있다. 물치항 방파제등대는 양양 특산물인 송이버섯 모양을 본떴다. 물치항은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항구를 둘러싼 두 개의 방파제등대는 귀여운 송이 모양의 흰색 등대와 빨간 등대다. 이곳이 물치항 일출 포인트. 물론 낮에 가도 이 등대는 양양의 대표 포토존으로 사랑받는다. 이웃 해변 풍경까지 잘 어우러졌다.
물치해변은 이렇게 왼쪽으로 멋진 등대와 항구, 오른쪽으로 넓고 아름다운 백사장이 어우러져 있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 어선의 뱃고동 소리, 높은 파도 능선을 타는 는 서핑족들까지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펼쳐진다. 그렇게 서퍼들에게 양양 바다는 파도가 크면 큰 대로, 바람이 세면 센 대로 환상적 바다 놀이터인 셈이다.
여행자에게 이런 툭 터진 동해 갯내음과 맑은 공기와 동시에 호흡하는 것은 기쁨이요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적당한 거리마다 바닷가 분위기 있는 카페가 있어 바다 풍경을 조망하며 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와 물치항에서 싱싱한 활어를 맛볼 수 있다. 물치항에는 회센터와 주차장, 펜션,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해변 아래 물치천에서 은어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물치항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어촌체험을 할 수도 있다. 물치어촌계는 청정바다에서 여름 해양체험학교를 운영한다. ‘물치 바다학교’로 명명한 해양체험학교는 물치해변에서 해양환경 보호하고 지키는 방법을 체험을 통해 배운다. 이 바다학교는 물치어촌계장을 학교장으로 하여 물치복지회관 3층 공간에 거점을 마련해 바다놀이 체험, 환경교육체험, 생태도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치항에서 정암해변을 지나 낙산해변에 당도했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은 후 양양 8경 중 하나인 낙산사 의상대 일출과 낙산해변 등 낭만가도 구간의 포구와 등대 기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어느날 고승은 꿈에 나온 부처의 뜻에 따라 바다 앞 언덕에 절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해안가 암석 위, 털썩 주저앉아 좌선을 시작했다. 부족한 마음을 꾸짖듯 철썩거리는 소리와 온몸을 휘돌아 나가는 해풍. 이 모든 것이 부처의 따사로운 자비로 느껴질 때까지 고승은 외로이 앉아 하염없이 불경을 되새겼다. 그리고 1925년에 고승의 이름을 딴 정자가 세워졌다.
그 이름 의상대사는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와 낙산사를 지을 때 이곳에서 산세를 살폈고 좌선 수행처로 삼았다. 낙산사는 1925년 건립 후 폭풍, 붕괴위험 등으로 여러 번의 중건을 거쳤다. 현재 의상대는 1995년 8월에 육각정으로 복원됐다. 의상대에서 내려다보는 동해 풍경과 해안 절경이 유독 빼어나 관동팔경으로 꼽는다.
양양군은 해마다 낙산사 의상대와 낙산해변에서 해맞이 축제를 연다. 이곳에서 일출 축제를 여는 것은 일출이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뜻깊은 역사성에 기원을 둔다. 양양은 한자로 오를 양(揚), 볕양(陽)자를 쓴다. 고려 때부터 양양 동쪽 해안가 낙산에 동해신을 모시는 동해신묘를 건립했다. 매년 음력 2월과 8월에 왕이 친히 향축을 내려 이곳에서 국태민안, 풍농,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의상대 아래께 낙산항이 있다. 아주 적막하고 조용한 포구다. 작은 어선들이 옹기종기 출렁였다. 양양의 별미로 꼽히는 도치잡이 어선들이다. 도치는 생김새 때문에 삼퉁이라고도 부른다. 항구에는 낚시인들을 위한 배들도 마련됐는데 주로 루어낚시를 떠나는 선박이다.
의상대 아래 갯바위에 무인 등대가 있고 일출과 함께 늘 한 폭의 그림으로 등장한 낙산항 방파제등대가 있다. 이 등대는 우현표지로써 배들이 항구를 드나들 때 등대를 우측에 두고 항해를 한다. 이 등대 높이는 11m. 해수면으로부터는 16m 높이다. 등대는 밤이면 14.4m 해역에 있는 어선들에게 까지 이곳이 낙산항임을 불빛으로 알려준다.
낙산항은 양양의 대표 해수욕장인 낙산해수욕장으로 연결됐다. 항구 주변 횟집에서는 도치 요리를 비롯해 낙산항에서 들어오는 동해의 다양하고 싱싱한 회를 저렴하고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낙산해수욕장은 우리나라 3대 해수욕장으로써 북쪽으로 설악해수욕장, 남쪽으로 낙산·오산·수산포·동호·하조대로 이어지는 지형적 특징과 물 맑고 질 좋은 모래, 완만한 경사가 특징이다.
낙산해수욕장은 수심이 1.5m에 불과해 해수욕하기에 아주 안전하다. 해수욕장 남쪽 끝에는 설악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모여 큰 호수를 이뤄 담수가 풍부하다. 1991년 세계 잼버리 해양훈련장으로 지정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해변에서 동해의 일출을 감상할 수도 있다. 해변에 횟집, 카페, 식당, 펜션 등이 다양하게 조성돼 있고 흰 거품 물고 밀려오는 파도와 카페 등 불빛과 어우러진 낙산해변 야경도 볼거리 중 하나다.
낙산해변과 낙산사 일대는 도립공원에 해당한다. 기암괴석의 해안형 자원공원으로 ‘동해도립공원’으로 명명했다가 인근 동해시와 혼동할 수 있어 ‘낙산도립공원’으로 변경했다. 동해의 해안 절경과 일출을 보려는 여행자들이 사계절 즐겨 찾는 이곳은 의상대 팔각정과 노송, 그 아래 등대, 동해의 부서지는 파도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이런 모든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낙산사 홍련암이다.
물치항·낙산항으로 가는 길은 승용차의 경우 영동고속도로 하조대 TG~7번 국도(양양방면)~양양대교~물치항~낙산항 코스다. 국도를 이용할 경우 한계령(44호 국도)~양양시내 통과~물치항~낙산항 코스와 미시령~속초 통과~설악산 입구 통과~물치회센타(물치항)~낙산항 코스가 있다. 대중교통은 서울~양양~낙산정류장, 양양터미널에서 속초행 버스~낙산 정류장, 속초에서 양양행 9-1버스~낙산 정류장 하차하면 된다.
문의: 양양군 관광과(033-670-2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