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은 해양보호생물이고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돼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생포조사를 수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해양보호생물 점박이물범의 회유 경로와 시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백령도 연안에서 점박이물범 1개체에 인공위성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방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점박이물범 서식실태조사를 이어오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여러 차례의 준비 끝에 지난 8월 백령도 물범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생후 2년가량의 어린 물범 한 마리를 생포했다. 생포 후에는 개체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치추적장치를 등에 붙인 후 즉시 방류했다.
위치추적장치 부착 연구는 대상종을 죽이지 않고 회유 경로와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 생태연구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경계심 많은 야생동물을 생포하기가 까다롭다는 것이 문제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안 구조물에 갇히거나 다친 물범을 구조하여 장치 부착 후 방류한 적은 있었으나 야생개체 생포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팀이 매년 정기적으로 백령도에서 점박이물범을 관찰해온 탓에 조사 선박에 대한 물범의 경계심이 느슨해져 신속하게 접근해 야생 점박이물범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할 수 있었다.
방류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의 위치추적 관찰 결과, 물범은 여전히 백령도 연안 남과 북을 왕래하며 활발한 움직이는 중이다. 점박이물범의 본격적인 북상 회유가 시작되는 10월 말~11월 초에는 백령도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점박이물범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집단 서식지가 확인되는 기각류로, 겨울철에 중국 랴오둥만에서 새끼를 낳고 봄부터 늦가을까지 서해로 남하해 먹이활동 및 휴식을 한다.
이번 인공위석 위치추적장치 부착으로 국내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개체별 활동 범위는 물론 회유 경로와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3년에는 울산에서 방류된 점박이물범의 위치추적을 통해 우리나라 연안에 나타나는 점박이물범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중국 보하이만까지 이동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바 있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이번에 부착한 위치추적장치는 평균 250일까지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범이 겨울을 나기 위해 랴오둥만으로 이동하여 봄에 다시 백령도로 남하하는 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확대하여 점박이물범 보전을 위한 분포 특성 파악에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