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극해는 2010년 이후 해빙 가장 많은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85일간의 북극 항해를 마치고 지난 23일 광양항에 귀항했다.
이번 서북극해 축치해 (Chukchi Sea), 동시베리아해의 탐사와 관측에서도 큰 장애물로 작용했는데, 그린란드, 캐나다 군도 주변에 있던 다년생 해빙이 서북극해로 이동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극지연구소의 아라온호는 이번 북극행에서 남극장보고과학기지와 동시에 성층권 오존농도를 관측했다. 74도 이상 고위도의 양 극지에서 성층권 관측을 동시에 진행한 것은 우리나라 극지연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극지방의 오존홀은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데, 실제로 이번 관측이 이뤄진 9월 초에 봄에 접어든 남극에서 북극보다 오존농도가 낮았으며 오존홀도 확인됐다. 극지연구소는 지난 2015년부터 장보고기지에서 오존 관측 장비(오존 존데)를 풍선에 매달아 고도에 따른 농도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
동시베리아해 해저 퇴적물로부터 메탄가스가 흘러나오는 모습을 수중촬영장비에 담는 데도 성공했다. 동시베리아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메탄가스가 다량 방출하는 지역으로, 아라온호는 지난 2016년 탐사 때 표층수에서 대기농도의 30배가 넘는 고농도 메탄가스를 확인하고 5년 째 발생지를 추적했다.
이번 북극항해는 미래자원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다 속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망간단괴가 매장된 지역들을 찾았고, 낙지와 홍게, 북극 대구 등 40여 마리의 수산물도 획득했다. 수중 드론에서는 북극대구가 바다 얼음 사이에 서식하는 모습도 촬영됐다.
북극해와 주변 바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기 위한 준비도 마련됐다.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서 발생하는 고수온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북극해로 진입하기 전 베링해에 해양-대기 통합관측 시스템도 설치했으며, 여기서 얻은 정보는 위성을 통해 매 시간 국내로 전송된다.
이번 북극항해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극지해양환경 및 해저조사 연구’, ‘아북극-서태평양 기인 한반도 주변 고수온 현상 규명 및 예측시스템 구축’ 등의 지원을 받았다. 국내 예술계 창작활동 지원 차원에서 시각분야 예술가가 승선했으며, 정부의 신북방정책 수행을 위해 해군 장교도 동행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이번 북극항해에서 코로나19와 해빙이라는 장애물을 뚫고 어느 때보다 풍성한 관측, 탐사 자료를 확보했다”며, “아라온호가 북극에서 가져온 선물이 우리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