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건 시인의 섬을 걷다] 충청남도 서천군 춘장대

나를 찾아 떠나는 사색의 바다여행 코스
박상건 기자 2021-09-07 10:46:16
방파제 빨강등대

춘장대는 충남 서천군 서면에 있다. 춘장대는 서천 9경 중 하나다. 서천 9경은 마량리 동백나무숲과 해돋이, 신성리 갈대밭, 한산모시마을, 문헌서원,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 금강하굿둑 철새도래지, 장항송림산림욕장과 스카이워크, 유부도와 서천갯벌, 그리고 춘장대해수욕장이다. 

춘장대는 29만9000㎡ 바닷가에 1.5㎞ 백사장이 넓게 길게 펼쳐진다. 백사장 양쪽 해안은 암석지대다. 암석해안은 포구와 어민들의 어장 활동 공간이다. 왼쪽 해안선 끝자락에 빨간 등대가 이색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홍원항 방파제등대가 춘장대 풍경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춘장대 앞 바다로는 무인도와 대화사도, 추도, 녹도, 호도, 삽시도 섬들이 펼쳐진다. 

아침바다 걷기

춘장대는 서해안 대표 해수욕장이다. 해양수산부가 우수해수욕장, 올해의 해수욕장, 우수해수욕장 20선 등으로 연거푸 선정한 바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전국 10대 해수욕장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자연학습장 8선’,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청정해수욕장 20선’, 한국철도공사가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낭만 피서지 12선’으로 추천한 곳이다. 

이처럼 춘장대는 낭만적 이미지를 한껏 품고 있다. 인근 섬과 바다 여행을 떠날 때 꼭 한 번씩 이 바다를 찾는 이유다. 비가 내리면 내리는 대로, 저녁은 저녁 풍경대로, 공연이 끝난 텅 빈 광장은 그 모습 그대로, 이국적 풍경을 그려낸 풍차와 물이 싸악 빠진 바다를 걷는 일은 나를 찾아 떠나는 사색의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춘장대 백사장

더러는 비워 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중) 

서천갯벌은 올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유산이다. 올해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갯벌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했는데 서천갯벌을 비롯,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서해안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번 한국갯벌의 세계유산 지정은 지난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등재된 데 이어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이다. 

춘장대 너른 해변은 조용한 바다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연중 주말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하룻밤 묵은 여행자들이 가볍게 아침바다를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출 전에 한적한 바다를 걷는 그 기분은 적막한 서해 바다를 감상해본 사람만이 알 수 기쁨이고 감동이다. 저마다 걷는 표정이 느긋하고 여유롭다. 

갯벌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가족단위 해수욕 장소로 좋고 썰물 시간에는 조개도 잡고 갯벌체험하기에도 좋다. 백사장은 고운 찰 모래로써 푹푹 빠지지 않는다. 걷기에 무리가 없고 백사장에서 간단한 공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춘장대 바닷가는 해송과 아카시아 숲이 어우러졌다. 숲에는 오토캠핑장 야영지가 있다. 숲에 텐트를 칠 수 있고 바닥은 파쇄석을 깔아놓아 바닥 습기를 최대한 차단했다. 대형 취사장과 샤워장, 어린이놀이터 등 숙박에 필요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포토존 열주등

바닷가 광장에는 야외공연장과 이색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인조대리석과 LED 광섬유 조명을 이용한 18개의 열주등이 눈길을 끈다. 광장을 둘러싼 3.2m 높이의 열주등은 서천8경과 달이 떠있는 춘장대해수욕장의 야간풍경을 형상화한 것으로 동작인식 인공센서를 장착한 하트 조형물은 연인들의 이벤트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공연이 없는 날, 공연장에 비가 내리거나 겨울눈이 수북이 쌓인 풍경도 나름의 낭만과 추억을 선사한다. 

조개구이

춘장대는 1980년대 초 동백정 해수욕장에 서천화력발전소가 설립되면서 그 대안으로 떠올랐던 해수욕장이다. 부지의 대부분이 사유지였었는데 많은 부지를 소유했던 한 개인이 이곳에 서너 개의 방갈로를 만들고 자신의 호인 춘장(春長)을 따서 춘장대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혹자는 동백 숲이 길게 우거진 모습을 본 따서 춘장대(椿長臺)라고 불렀다고도 말한다.

춘장대 바닷가 주변에는 넉넉한 펜션과 맛집, 카페, 공연장이 어우러져 낯과 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춘장대 여행은 주변 연계여행 코스로 좋고 지역 축제 일정을 감안해 여행 게획을 세우면 더욱 풍성한 먹거리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가을에 만나는 서천 홍원항 전어·꽃게 축제는 맨손으로 전어잡기 등 체험행사를 비롯해 홍원항 전어 깜짝 경매 행사가 진행된다. 요리장터에서는 전어와 꽃게를 이용한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직거래장터에서는 어민들이 갓 잡은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춘장대 해수욕장

꼴갑축제(꼴뚜기+갑오징어)는 매년 5월에 열리는데 장항항 축제장에서는 수산물 시식행사가 있고 금강을 바라보며 쫄깃쫄깃한 회를 맛볼 수 있는 수변 회카페도 운영한다. 

10월에 열리는 한산소곡주 축제는 한산시장 일원에서 열리는데 소곡주 품평회, 안주대첩, 소곡주 칵테일 만들기, 모시떡, 특산품 등을 만날 수 있다. 한산모시문화제는 한산면에서 생산되는 1500년 전통섬유 한산모시옷과 모시풀을 소재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동백꽃 주꾸미축제는 3월에 열리는데 마량리동백나무숲 일원에서 열린다. 공연과 어린이 주꾸미낚시 체험, 동백나무숲 걷기대회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어선에서 갓 잡아 올린 주꾸미를 만날 수 있어 전국의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자연산 광어도미축제는 5월에 열리는데 서천의 앞바다에서 갓 잡은 자연산 광어와 도미 맛보기가 일품이다. 

마리나방파제등대

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춘장대 백사장에서 2km 떨어진 해역이 포인트다. 이 일대는 수십 척의 낚싯배들이 모여든다. 백조기, 노래미, 우럭, 광어, 도다리 등 다양한 서해 대표 어종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낚싯배는 무창포, 홍원항에서 떠난다. 개별적으로 바닷가에서 가벼운 낚시를 즐길 수도 있는데 홍원항 포구와 방파제로 가면 된다. 

춘장대 주변 걷기여행 코스로는 주항배다리입구~개척도로(4.0㎞)~춘장대입구(0.9㎞) 구간이 있다. 인근관광지는 홍원항, 마량리동백나무숲과 마량포구, 한국최초성경전래지 기념관,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 등이 있다. 

광장 풍차

춘장대로 가는 길은 승용차는 춘장대나들목~춘장대나들목삼거리(우회전)~성내사거리(우회전)~사동마을입구~칠지리입구~칠지리삼거리~장동리입구~배다리지삼거리~서면사무소삼거리(우회전)~해안도로입구삼거리~춘장대해수욕장입구삼거리~해돋이맛김앞사거리(우측차로진입)~서도마트 앞 삼거리(우회전)~춘장대 중앙광장 입구 삼거리(죄회전)~춘장대해수욕장 중앙광장 

대중교통은 기차의 경우 영등포역~서천역, 버스 서울남부터미널~서천터미널, 서천역・서천터미널~춘장대 해수욕장(40분소요) 

문의: 서천군 관광기획팀(041-950-4089)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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