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도는 완도읍에서 31.6km 떨어진 섬이다. 면적 12.48㎢, 해안선 길이는 38㎞이다. 금당도는 1980년 평일도가 금일읍으로 승격되면서 금일읍 금당출장소가 됐다가 1986년 금당도, 비견도, 허우도, 화도 등 4개 유인도와 15개 무인도를 이뤄 금당면으로 분리, 승격됐다.
금당도는 동서남북이 바다이고 암반으로 형성돼 있다. 억겁의 세월동안 파도와 비바람에 씻기며 조각된 기암괴석과 해안선 풍경은 금당8경으로 요약된다. 8경 중 4경인 울포귀범(鬱浦歸帆)은 울포 앞 바다 등대 빛을 받으며 만선으로 돌아오는 풍경이다.
‘완도 8경’ 중 8경이 ‘금당의 기암상구(奇岩翔鷗)’이다. 금당도 기암괴석과 날아가는 갈매기 풍경을 말한다. 금당도 해안절경은 홍도, 백도, 백령도, 울릉도, 독도, 격렬비열도 등 주상절리, 해식대, 해식동 등의 형태를 함축한 모습이다.
그렇게 자연이 빚은 신비의 섬 풍경을 감상하다 평온한 바다에서 낚시를 즐긴다. 다시 시동을 걸어 바위섬에게 다가가 심취하기를 반복했다. 세월아 내월아 하며 섬과 바다 사이를 유유자적하며 여유롭게 삶의 쉼표들을 찍었다.
그렇게 나를 치유하는 섬 여행, 남쪽 쪽빛바다 금당도를 해방구 삼아 번뇌의 시간들을 털어냈다. 들려오는 소음이라고는 오직 파도소리와 갈매기 울음, 어선이 똑딱이며 물살 가르는 소리뿐이다. 그도 허공에 탈탈 털어내는 순간은 바다의 하모니가 된다.
그렇게 아무 일 없는 듯 바다는 다시 무심히 수평이 되고 노을이 졌다. 인간이 이렇게 자연과 한 호흡으로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조선 후기 송시열의 제자 위세직은 금당도 유람의 감회를 서정적 해양기행가사로 남겼다. 이름하여 ‘금당별곡’.
“수색도 기이하다 다시금 살펴보니/호산에 피는 꽃이 물아래 비칠세라/갓 없는 이 경개를 일폭에 옮겨 내여/서시(西施)와 안기(安期)되어 대동전에 보내던/오룡(五龍)을 그린 그림 이 산수와 어떨런고/풍광도 한이 없고 의사도 끝이 없다” - 위세직(655~1721), ‘금당별곡’ 중에서
‘한없는 풍광의 섬’, ‘금덩이 섬’으로 불리는 금당도는 올해 전라남도가 선정한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됐다. 금당도는 낮은 산지로 이뤄진 섬 남쪽에 평지가 많고 남쪽 해안에 간석지가 넓게 펼쳐진다. 이를 기반으로 554세대 990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섬사람들은 농사와 어업을 겸한다. 농산물은 쌀, 마늘, 고추, 팥 등이 주로 생산된다. 특히 보리와 고구마 생산량이 많아 농협수매가 활발하다. 한우, 염소, 닭, 오리 등 가축도 기른다. 바다에서는 김, 미역, 다시마, 톳, 전복 양식업이 활발하고 멸치, 새우, 낙지, 문어, 장어, 감성돔 등 고기잡이도 성행한다.
갓 잡은 금당도 문어는 해풍에 말려 임금님 수라상에 울렸다고 한다. 진질(잘피)장어는 금당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 특화상품이고 멸치·미역·톳 등은 전국적으로 최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유람하다보면 금강산 천불전을 닮은 천불전, 코끼리바위, 사슴바위, 초가바위, 상여바위, 스님바위, 부채바위, 병풍바위 등 신비로운 자태에 감탄한다. 이들 섬 사이로 해가 뜨고 해가 진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 볼 수 있다.
많은 바위섬만큼 전설도 다양하다. 화도의 꽃섬 용머리는 용의 머리와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옛날 상선들이 이 해역을 지날 때는 목욕재계하고 제를 지냈다고 전한다. 세포리의 금당적벽은 바위 굴 앞 절벽을 말한다. 세포마을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다. 금당적벽 중턱에 하트전망대와 세포전망대가 있다. 하트전망대에서는 비견도, 거금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조망할 수 있고 세포전망대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일몰감상은 반대편 해안에서 가능하다.
금강은 육산리에 위치한다. 해안절벽인 쟁그랑산 꼭대기 바위못이 있는데 어느 스님이 복개(밥그릇 뚜껑)를 띄우니 바람에 부딪혀 ‘쟁그랑’소리를 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육산리에 는 큰 병풍바위와 작은 병풍바위가 있다.
율포리의 흔들바위와 중산굴은 옛날 흔들바위에 곰보딱지 모양의 구멍이 있어 쌀이 나왔는데 한 스님이 많이 나오라고 구멍을 후비니 안 나와 버렸다는 전설이 있다. 바위아래 스님이 살았다는 큰 굴도 있는데 굴 안벽에 三자가 있어 세 번 소리가 난다고 전한다. 부채를 닮은 부채바위도 있다.
바위 전설에는 스님이 자주 등장하는데 구전민요 ‘중타령’에도 등장한다. “중 내려온다/산골 졸지에 내려 온다/목에다가 염주를 걸고/손에다 목걸일 걸고/저 넓은 거리로 내려온다/(중략)/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이런 경사가 또 있는가”
율포리의 송암절벽은 소나무군락과 바위가 빗질하듯 교대로 서 있다. 가학항의 시루섬은 시루떡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먼 곳에서 바라보면 해군함정을 닮았다. 바다 위에 뜬 빼어난 수석(水石)의 해상 예술작품이라는 평가도 있다.
매 모습의 매봉, 가마봉, 쇠뿔바위와 쇠똥바위, 가마터 동굴, 궁캔이 동굴, 방석바위와 연안 해변도 볼거리다.
특히 그 귀하디귀하다는 감성돔이 많은 것도 금당도의 자랑이다. 감성돔은 바다낚시의 꽃이다. 낚시꾼들이 가장 잡고 싶어 하는 꿈의 대상어. 힘차게 전율하는 그 손맛, 화려한 물고기 의 자태, 속살의 맛까지. 정녕, 감성돔은 강태공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어종이다. 감성돔은 서식처를 찾기도 힘들지만 복잡한 채비와 낚시기법 때문에 초보 낚시꾼들에겐 언강생심인 어종이다.
금당도 감성돔은 주로 양식장 주변에 서식하는데 프로 강태공들에게 숨겨진 포인트로 통한다. 일반적으로 감성돔은 돌밭에서 서식하지만 금당도는 지류가 형성된 양식장 주변이다. 특히 강한 손맛, 줄줄이 낚여 올라오는 특성과 단단한 육질,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다.
길이 360m, 폭 15m의 작은 모래해변인 온금포해변은 조용하고 물 맑은 해수욕장이다. 돈이 많은 포구라는 뜻의 ‘온금포’ 앞 바다는 예로부터 물고기가 많이 잡혀 등대를 돌아 오고가는 고기잡이배들 풍경이 장관이었다.
금당도 최고봉은 220m에 불과하지만 트레킹 동호회원들의 발길은 연중 이어진다. 산길이 험하지 않으면서 섬 등반 때 동서남북으로 펼쳐지는 섬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피톤치드는 걷는 자에게 시나브로 위안이 되고 생명력이 된다.
트레킹 코스는 26.5㎞의 금당면사무소~수저바위~차우리마을~공산~쟁그랑산~육동마을 구간이다. 지름길을 선택하고 싶다면 공산 정상으로 가는 1시간 코스다. 하산은 쟁그랑산~육동마을, 병풍바위길~면사무소 두 코스가 있다.
금당도로 가는 길은 장흥 회진항~금당, 장흥 노력항~금당, 고흥 녹동항~금당, 금일도 도장포구~금당, 약산도 당목항~금당도 항로를 운행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된다. 금당도 섬 일주 유람선은 가학항에서 운항한다. 문의: 금당면사무소(061-550-6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