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해에서는 그물을 통한 낚시어업이 성행하고 남해, 서해안에서 전복, 새우, 참치, 돔 등 다양한 양식업이 발달했다.
갯벌 면적은 2393㎢. 세계적 5대 갯벌로 꼽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서해안이 1980㎢로 전체 83%, 남해안이 413㎢로 17%이다. 갯벌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어 다양한 생물의 보고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에서는 낙지, 조개 등 어류가 200여종, 갑각류가 250종, 갯지렁이 120여종이 산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를 산정하면 연간 9조9934억 원에 이른다.
이런 바다가 푹푹 찌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연일 지속되는 폭염의 영향으로 동해 연안의 수온이 급격히 상승해 지난 24일 14시를 기해 동해 중남부 연안까지 고수온 주의보를 확대 발령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2일부터 24일까지 동해, 서해, 남해연안 전 지역에 연이어 특보를 발령했다. 12일에는 모든 연안, 15일은 전남 함평만, 득량만, 가막만에 주의보를, 20일에는 함평만, 득량만 외해에 경보를, 23일에는 서해, 남해서부, 제주해역에 주의보를, 24일에는 동해 중남부 연안인 경북 울진∼부산까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24일을 기해 새롭게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사실상 전 해역으로 늘어난 셈이다. 경북 울진 나곡 북방에서 부산 청사포까지 바다수온이 주의보 발령 기준인 28℃에 도달했거나 도달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의보는 수온 28℃ 도달 예측 1주일 전에는 관심, 수온 28℃ 도달 예측 시에는 주의보, 수온 28℃ 이상 3일간 지속될 경우는 경보를 발령한다.
특히, 울진에서 영덕에 이르는 경북 북부 연안에서는 바람의 영향에 따른 냉수대의 잦은 출현과 소멸로, 수온이 단시간에 급격히 변동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양식장 어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수온을 모니터링하여 어업인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특보가 내려진 해역에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구성된 현장대응반을 배치해 먹이 조절, 대응장비 가동, 면역증강제 투여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양식어가 지도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폭염에 따른 고수온 특보 발령 해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므로 어업인들께서 수온정보에 더욱 큰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면서 “고수온주의보가 발령된 해역에서는 현장대응반의 지도에 따라 양식생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바다가 밀물 때는 고수온이 문제지만 썰물 때가 돼 바다가 드러나면 다시 갯벌 생태계 피해로 이어진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갯벌의 이상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북 고창 하전갯벌에 전광판을 설치하고 갯벌온도를 제공 중이라고 전했다.
7~8월 여름철에는 서해안 갯벌 간조시간대에 강한 햇빛에 노출돼 갯벌 온도가 38℃ 이상 상승한다. 이런 높은 기온은 갯벌 패류의 주요 폐사 원인이 된다.
이에 군산에 소재한 수과원 갯벌연구센터에서는 갯벌온도의 변화를 파악하고자 2019년에 바지락 주요 생산지인 고창 하전갯벌 어장에 관측 장비를 설치했다. 갯벌 온도가 35℃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양식장의 피해가 우려되는 시기에 어업인에게 문자를 통해 갯벌 온도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양식 어업인 중 고령층이 많아 문자 확인이 어렵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문자 서비스 외에도 갯벌온도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어업인들이 드나드는 어장 진입로에 설치해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확인하고 바지락 폐사가 가능한 35℃ 이상 시 조기 채취, 출하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했다. 온도정보는 30초 간격으로 실시간 제공한다.
하전갯벌은 전북지역 바지락 생산량의 80% 이상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북 생산량(2만801톤)은 전국 생산량 4만4972톤의 46.3%를 차지한다.
갯벌연구센터 김경민 센터장은 “이번 갯벌 온도의 실시간 공유로 어업현장에서 이상 고온 시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수산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