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에는 고래가 얼마나 사는 것일까? 어떤 고래들이 서식하고 고래의 특성은 무엇일까? 고래에 얽힌 신비스러움과 고래에 얽힌 해양생태계 현주소를 진단하는 세미나 현장을 취재하고 재밌는 관련 사진들을 소개한다.
신문・방송・통신・잡지사 소속 언론인들의 해양포럼인 ‘해양생태계연구 언론인회’(해언회. 회장 박상건)는 지난 25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손호선 고래연구센터장은 “현재 전 세계에 90여 종의 고래가 서식 중이고 ‘해양생태계 보존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대상해양생물 10종인데 우리바다에 유영 중인 고래는 밍크고래, 참고래, 낫돌고래, 상괭이, 남방큰돌고래가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손 센터장은 “우리나라에 고래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울주군 대곡리에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암각화에는 그림 296점이 등장하는데 동물이 193점(65.2%)이고 고래가 58점(30%)”라고 소개했다.
7000년 전 선사시대 암각화를 통해 울산 앞바다에는 수많은 고래가 서식했고 이를 입증하는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세계 포경의 역사는 이렇게 7000년 전 한반도 선사시대 포경 장면에서 시작됐다. 9세기 바스크인의 상업적 포경이 시작되고 14-17세기에는 대서양 포경시대가 열렸으며 17-20세기에는 미국 주도의 포경시대가 열렸다.
포경시대는 미국과 멕시코 참지전쟁 등 해양산업을 둘러싼 각국의 국제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세미나에서는 영국 BBC가 촬영한 고래 새끼가 출산하는 과정의 신비롭고 생생한 장면이 소개됐고 고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크고 작은 물고기 먹이사슬의 현장은 치열한 적자생존의 상징처럼 전율했다.
미국 등 국제 포경선은 1890년 한반도 연안에 모여들어 포경이 시작됐다. 1946년 우리나라도 국내 자본으로 포경을 시작했다. 미국 주도의 포경금지조약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관련 법률에 따라 1986년 우리 연안에서 상업적 포경이 막을 내렸다.
세미나 후 해언회 회원들은 예정된 고래탐사선이 운항하지 않는 관계로 당시 포경 현장과 마지막 포경선이 전시된 장생포고래박물관에서 이만우 관장의 소개로 고래가 유영하는 현장 모습과 전시실을 둘러봤고 이어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을 답사했다.
우리 바다에는 유난히 고래가 많았고 이 때문에 미국 포경선이 자주 등장했다. 조선왕조실록( 1827~1849)에는 “이양선(異樣船)이 경상·전라·황해·강원·함경 다섯 도의 대양에 출몰…고래를 잡아 양식으로 삼기도 하는데, 거의 그 수를 셀 수 없이 많았다.”라고 기록했다.
손호선 고래연구센터장은 고래의 생태와 특징 등을 설명하면서 “고래와 물고기가 크게 다른 점은 꼬리지느러미가 다른 점”이라면서 “고래는 지느러미가 수평이고 물고기는 수직”이라고 설명했다. 손 센터장은 고래는 몸에 털이 있다는 사실과 고래수염의 역할은 먹이를 걸러 먹는 역할“이라며 동영상으로 자세히 소개했다.
해언회 박상건 회장은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매우 유용하고 생생한 현장세미나였다”면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섬, 바다, 등대 등 우리나라 해양생태계 전반을 연구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섬과 해양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언론인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해양생태계연구 언론인회는 매월 해양학술세미나와 현장답사를 진행하는 데 지난달에는 프레스센터에서 해양수산부 인천해양수산청 소속 이영태 항로표지과장의 ‘등대의 역할과 의미’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