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홍어는 사흘쯤 삭혀야 제 맛이고 막걸리에 곁들여 먹으면 좋다. 그래서 홍탁이라고 부른다. 홍어와 탁주 합성어다. 좋은 홍어는 칼질할 때 찰떡처럼 찰진 육질을 드러난다. 좋은 홍어부위는 홍어애(창자)다.
이 흑산도 홍어는 남도관광과 더불어 신안군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대표 특산품이다. 흑산도 대부분의 상가에서는 홍어를 판매하고, 주민들은 홍어주낙 손질 등 관련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홍어산업 규모는 약 250억 원 정도.
흑산도 홍어는 연간 최대 330여 톤이 잡히는데, 올해도 331톤이 생산돼 46억 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6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금어기가 끝나면 홍어 잡이 조업도 재개될 예정이다.
그런데 홍어 조업 후 판매 과정에서 주문이 몰리면 섬마을 고령화로 이를 다듬는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신안군이 홍어썰기학교를 개설했고 올해로 두 번째 강좌로 10월 26일까지 신안군관광협의회 흑산지회에서 운영키로 했다.
홍어썰기학교는 신안군에서 지원하는 수산물 판매촉진 프로그램인데 명절과 주문량이 많은 시기에 홍어를 써는 인력을 지원하기 목적으로 개설됐다.
프로그램은 홍어의 전문적인 해체, 손질, 썰기, 포장법이며 6월부터 10월까지 매월 2회씩, 총 12회로 운영된다.
이번 강좌 모집에는 48명이 신청해 15명이 수강생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수강생 중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 흑산성당 신부님, 귀어귀촌 부부, 다문화가정 주부 등 홍어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도 참여한다.
올해 평가를 거쳐 민간자격증까지 부여할 계획으로 현재 민간자격 등록을 추진 중에 있으며, 수료자들이 필요한 시기에 홍어썰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번 교육에 필요한 홍어는 신안군수협에서 지역 상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협조해 금어기 시작 전에 100마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코로나19 지속으로 흑산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이 줄고 소득이 감소해 많이 아쉽다”면서 “비대면 택배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홍어썰기학교도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