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이제 가면을 벗어라” 외치다.

‘가면을 벗다–뒤렌마트 오디션’,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내달 3일부터
박월선 기자 2021-03-29 08:47:54

극단 서울무대&극단 대중이 ‘가면을벗다–뒤렌마트오디션’을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내달 3일부터 11일까지 막 올린다. 

2021년 4월,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배우들은 외친다. “우리 모두 이제 가면을 벗어버리자”고. 

은세계씨어터컴퍼니 20주년 기념 공연이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원로예술인지원사업으로 선정한 작품 ‘가면을 벗다–뒤렌마트 오디션’은 현대사회의 부조리함을 다양한 시각에서 비판했던 독일어 희곡을 우리나라에 선보인 극작가 이재진 씨의 작품이다. 

가면을 벗어라(사진=극단 대중 제공)

이 연극은 작품 속에서 극작가 뒤렌마트의 주옥같은 대사와 이재진 스타일의 사회풍자 대사들이 뒤섞여 최근 다양한 사회문제를 목도한 관객들에게 웃음과 분노를 동시에 실감케 한다. 

돈으로 정의도 살 수 있는 세상, 국가의 폭력, 인간의 오만을 때론 우습게, 때론 그로테스크 하게 표현한 ‘가면을 벗다–뒤렌마트 오디션’은 배우 이연수, 나기수, 이일섭, 정영신, 정 인, 권영민, 이경열, 이국선, 김태영, 민아람 등이 출연한다. 

이 연극은 연출을 맡은 이동준 씨는 “다양한 영상기법과 모던한 무대를 선보이며 지루할 틈 없이 90분을 몰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럽 시장에 걸 맞는 배우를 선발하는 최종 오디션장. 이번에만 통과하면 세계적인 배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배우들은 잔뜩 부풀어 있다. 최종단계에서 주어진 과제는 뒤렌마트의 주요 작품을 분석해 현재 우리 사회를 비평하고 조명하는 것이다. 

‘노부인의 방문’, ‘로물루스대제’, ‘천사 바빌론에 오다’, ‘미시시피 씨의 결혼’ 등 뒤렌마트의 작품 안에서 배우들은 정의를 찾기도 하고, 이념에 대한 투쟁을 벌이기도 물질만능주의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고 인간의 오만을 꾸짖고 국가의 폭력에 맞서기도 한다. 배우들은 열연을 펼치고, 시연이 끝난 배우들은 마침내 시원하게 가면을 벗는다. 

포스터

작가 이재진 단국대 명예교수는 외국어에서 독일문학을, 쾰른(Köln)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했다. 극작가들 중 레싱, 실러, 클라이스트, 뷔히너, 헤벨, 베데킨트를 중점적으로 연구했고 특히 브레히트와 뒤렌마트에 전념했다. 뒤렌마트 작품을 연출했고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 등 여러 희곡을 번역했다. 

연출을 맡은 이동준 씨는 연극 ‘가면을 벗어라’는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들과 심사위원장의 대화를 통해서 연극이 진행된다면서 이 드라마는 뒤렌마트 다양한 희곡들을 오디션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를 열정을 다 해 탐색해 가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현실 세상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주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형식에 있어서는 인간의 조건에 따르는 금전만능주의, 이념의 투쟁, 국가폭력 등의 역사적 모순 속 인간의 불안과 공포, 특히 진실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겪는 배우들의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표현주의적인 기법을 가미했다. 

이를 통해 현실 상황의 우리 모습들을 발견하고 마치 연극 속의 무대가 지금의 현실과 중첩되어 극중 인물들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들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절망적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여주는 주는 오디션장 배우들의 극중 역할을 연기하는 모습들과 오디션의 장면들을 영상장치와 심플한 무대세트에 서 있는 원로배우들의 열연으로 무대를 채운다. 

그는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연극 ‘윤이상 나비이마주’, ‘오필리아의 그림자극장’, ‘박스스토리’, ‘잘못된 선택’, ‘어느 작곡가의 기억’ 등을 연출했다. 

공연은 평일 저녁 7시30분, 주말과 일요일은 오후 4시부터 막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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