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해수부,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제주 해녀・보성 뻘배・남해 죽방렴 이어 전통적 해양문화 가치 인정
박상건 기자 2021-03-08 12:30:21

해양수산부는 오늘(8일) 울진·울릉지역에서 돌미역을 채취하는 전통어업 방식인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을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했다. 

해양수산부는 그동안 어업인이 지역의 환경,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 어업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는 어업유산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해 왔다. 지난 2015년에 제주 해녀어업, 보성 뻘배어업, 남해 죽방렴어업을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개의 국가중요어업유산이 지정돼 있다. 

이번에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오동나무 등 통나무를 엮어 만든 떼배(뗏목)로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하여 미역을 채취·운반하는 전통어업을 말한다. 울진, 울릉 지역의 돌미역은 품질이 좋아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남아있을 정도로 유래가 깊다. 

돌미역 떼배 채취 장면(사진=경상북도 제공)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매년 음력 3~5월 사이 파도가 고요한 날에 이뤄진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떼배를 타고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해 한 사람은 창경(수경)을 들여다보면서 긴 낫으로 미역을 자르고, 다른 한 사람은 노를 잡고 낫 작업이 편리하도록 떼배를 움직인다. 

채취한 돌미역은 떼배로 마을까지 운반하여 볕이 좋은 백사장의 미역발에 널어서 건조하고, 어촌계는 10~11월경 미역바위 닦이를 통해 품질 좋은 미역이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한다. 

미역바위 닦이는 낫에 긴 장대를 덧이어 댄 전통 도구인 낫대와 논에서 김매기를 하듯 미역바위 군락의 이물질을 긁어 쓸어내는 도구인 쓸개를 이용해 미역 씨앗이 미역바위에 잘 붙도록 이끼 등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울릉군 오징어축제 떼배 경주대회(위)와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 장면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어업유산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10월에 서류평가, 이달에 현장평가와 주민의견 청취 등을 거쳐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경친화적인 전통 방식으로 자연산 돌미역을 마을주민과 공동으로 채취하는 문화자산으로서, 역사성, 생태계 보호, 주민참여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떼배 채취어업을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의 보전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향후 3년간 어업유산의 복원과 계승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전통 어업문화 보전은 물론 어업인 소득 증대와 관광객 증가, 지역브랜드 가치 향상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열산 해양수산부 어촌어항과장은 "앞으로도 각 지역의 전통어업과 관련된 유·무형 자산들을 적극 발굴하여 사라져가는 전통어업을 보전해 나가고, 어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도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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