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칠십 리 해안도로는 서귀포항을 중심으로 섬, 포구, 등대 풍경이 연이어 펼쳐진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어선이 드나들고 낚시와 요트를 즐기는 사람과 적당한 거리마다 자리한 카페와 음식점이 여행자에게 쉼터와 추억의 공간을 제공한다.
칠십 리 해안풍경은 서귀포 관광의 진면목이다. 서귀포 칠십 리의 해안 경승지는 서귀포시가 공식 지정한 곳만도 70경에 이른다. 특히 서귀포칠십리 해안경승지는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고 웅장한 해안 절벽과 푸른 파도소리, 소담한 섬 풍경이 서귀포만의 수려한 풍경화를 그려낸다.
보목포구는 서귀포시 보목동에 있는 포구로 제주올레 6코스다. 포구 뒤쪽에 바로 한라산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앞 바다에는 문섬과 섶섬이 떠 있다. 보목포구는 계절음식 자리물회가 유명하다. 자리돔은 5월이 제철인데 이 때 보목포구 일대에서는 자리돔 축제가 열린다.
보목포구에서 2㎞ 동쪽에 올레 6코스 시작지점인 쇠소깍이 있다. ‘쇠소’는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의 연못이라는 뜻이고 ‘깍’은 ‘마지막 끝’이라는 의미다. 쇠소깍은 한라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가 제주 남쪽으로 흐른다는 효돈천 끝자락에 위치한다. 효돈천의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웅덩이가 계곡처럼 만들어진 곳이 쇠소깍이다. 썰물 때 골짜기 형태의 기암괴석과 푸른 솔숲이 한 폭의 병풍처럼 펼쳐진다.
쇠소깍에서는 계곡 입구를 막아 천일염을 만들기도 했고 포구로도 사용 했다. 밀물 때 쇠소깍 물빛은 유난히 푸르고 맑다. 테우, 카약 등을 즐기기도 하는데 올레 5코스와 6코스를 연결하는 지점이다.
산책로를 따라 해변으로 내려가면 검은 모래로 유명한 하효포구 해변이다. 이 해변에서는 매년 여름에 쇠소깍 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소망유등 달기 체험, 어린이 장기대회, 비치발리볼, 인디밴드 특별공연과 가요제, 제트보트, 무료 선상낚시, 맨손 고기잡기, 검은 모래 속 보물찾기, 소망풍선 날리기, 감귤화장품 체험, 다우렁길 걷기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다우렁’은 제주방언으로 서로 상생하며 모두를 위한다는 뜻이다.
하효마을 사람들의 터전인 하효항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12월 선정해 발표한 전국 어촌뉴딜300사업 60곳 중 한 곳이다. 어촌뉴딜300사업은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어촌・어항 통합재생을 통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하는 국가사업이다. 어항, 항구, 포구를 중심으로 인접 어촌마을지역까지 활력을 유도한다는 게 정책목표다.
해수부는 하효항에 부잔교 설치와 광장 조성, 유채정원 만들기, 해녀 편의시설 등 어민들 삶의 질과 관광자원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하효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가고 싶은 농촌마을 100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효포구에는 멋진 방파제 등대가 있다. 이곳은 테우, 투명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의 중심무대다. 작은 포구마을이지만 천혜의 풍경과 함께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어촌이다.
올레 7코스 중간지점에 법환포구가 있다. 법환포구는 ‘막숙개’ 라고도 불리는데 ‘막숙’은 고려 말 최영장군이 이곳에 막사를 쳐 군사들 숙소로 사용해 적군을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했다. 법환포구에서 3km를 더 가면 올레 7코스 쉼터이지만, 여행자들은 법환포구 전망과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식당, 게스트하우스 시설이 잘 갖춰져 이곳을 쉼터로 삼곤 한다. 제주도 다른 포구처럼 용천수가 있어 맑은 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곳이다. 해안에서 범섬, 섶섬, 문섬, 새섬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해녀조각상이 설치된 잠녀광장이 있고, 방파제와 갯바위 낚시,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바다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법환 포구마을은 즐김과 서귀포 해안절경의 손꼽히는 감상 포인트이다.
말 목장을 구경하고자 표선면 가시리로 향했다. 가시리는 한라산 고지대와 해안지대를 연결하는 해발 90∼570m의 중산간에 위치한다. 한라산과 작은 화산체인 오름들이 뿜어낸 용암류가 바다를 향하다가 그대로 주저앉으면서 드넓은 화산의 평탄지대가 형성됐고 마을이 생겼다.
가시리 초원에는 조랑말인 제주마가 거침없이 내달린다. 가시리는 말 목장으로써 천혜의 환경을 타고나 13세기 고려말 때부터 목축문화가 발달했다. 조선시대에는 최고 등급의 말을 갑마(甲馬)라고 불렀고 이 말을 키우는 목장을 갑마장이라고 하는데 가시리가 그 본고장이다.
마을 사람들은 수백 년 동안 이어온 목축문화를 되살리고자 목축유물을 발굴하고 현대적인 감성의 스토리텔링을 입히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갑마장 가는 20㎞ 구간은 트레킹코스로 개발해 각광받고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트레킹코스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됐다. 이곳에서는 독특한 해안선이 펼쳐지는데 화산재 위에 우뚝 선 등대 모습과 포구, 제주도에서 가장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표선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갑마장길은 광활한 초원, 억새밭, 따라비오름, 큰사슴이오름 등 특이한 풍경을 두루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국영마장인 국마장의 경계를 나타내는 돌담인 잣성도 잘 보존돼 있다. 목동을 일컫는 말테우리의 임시 거처인 테우리막과 목감막터, 말 급수통 등 목축문화의 유물들도 볼 수 있다. 초지대에 조랑말박물관, 승마체험장, 공정무역 커피와 당근, 감귤, 특산물을 파는 카페와 몽골식 숙박천막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우도와 성산일출봉 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섭지코지가 있다. 제주 동부해안에 볼록 튀어나온 이곳은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풍경이 일품이다. 섭지코지의 ‘섭지’는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라는 뜻이고, ‘코지’는 육지가 바다로 톡 튀어나온 ‘곶’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섭지코지는 들머리 신양 해변백사장, 끝머리 언덕평원에 드리워진 유채밭 풍경, 표선면 푸른 말 목장으로 여행코스가 연계돼 있다. 특히 섭지코지를 비롯 표선면 일대는 제주의 다른 해안선과 달리 송이라는 붉은 화산재가 분포한다. 썰물 때는 밀물 때 드러내지 못한 검은 기암괴석들이 신비한 자태로 펼쳐지며 마치 거대한 수석전시장에 서 있는 느낌이다.
섭지코지 화산송이 언덕에 등대가 있고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을 알리던 봉수대가 있다. 봉수대는 높이 4m, 가로세로 길이 9m의 원형으로써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등대 주변은 화산폭발 때 마그마가 분출되며 만들어진 분화구의 중심부를 관찰 할 수 있다.
섭지코지는 화도에서 분출된 분석(스코리아)이 쌓인 것으로 허공으로 솟았다가 굳어진 선돌바위는 마그마가 굳어진 암경(volcanic neck)이라고 부른다. 해안선에서 만난 이런 돌들의 모습을 통해 제주도 화산폭발과 육지가 형성되는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는 색다르고 추억이 깃든 여행코스로 제격이다. 문의: 제주관광공사(064-740-6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