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단 연평어장의 올해 꽃게 어획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으나 어민 수입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어민들이 울상이다.
최근 10년 사이 연평도 어민들의 꽃게잡이 수입은 4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봄어기(4∼6월)와 가을어기(9∼11월)를 합친 연평어장의 총 꽃게 어획량은 85만4000㎏으로 지난해 어획량 72만1000㎏보다 13만3000㎏(18%)이 늘었다. 지난해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은 2018년 100만9000㎏보다 32만5000㎏(32%)이나 줄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연평어장 어획량이 100만㎏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97만2000㎏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으나 200만㎏을 넘었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봄어기 때 어획량이 8만1000㎏에 그쳐 지난해 봄어기 20만7000㎏에 비해 60%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가을어기 어획량이 77만2000㎏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시기 51만4000㎏보다 50%가량 늘면서 그나마 올해 전체 어획량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어획량이 늘었지만 어민 수입인 올해 어획고는 132억원으로 지난해 133억원과 비슷했다.
2009년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이 300만㎏에 육박했을 당시 어획고가 21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어민 수입은 40% 가까이 줄었다.
20년 넘게 연평도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선장 김모(55)씨는 “작년에 어획량이 역대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져 너무 힘들었다”며 “폐선도 고민할 정도였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털어놨다.
한때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을 차지했던 연평어장은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을 허용한다. 연평어장은 2000년대 서해 지역 꽃게 대표 산지로 유명했으나 2009년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는 “저수온과 해저 폐어구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연평어장의 어획량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며 “그나마 올해 가을어기 어획량이 작년보다 증가해 내년부터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