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기행] 소가 누워있는 섬의 바닷길, 무심히 걷는 일

차도선 타고 성산포에서 15분…우도8경 찾아 섬에 취하다
박상건 기자 2020-11-30 10:06:48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섬이라는 뜻이다. 우도사람들은 일직이 소섬, 쉐섬으로 불렀다. 완만한 경사와 옥토, 풍부한 어장, 우도팔경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우도 주소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우도로 153번지다. 

우도 전경(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서 배를 타고 건너서 ‘섬 속의 섬’으로 불린다. 우도는 제주 본섬 성산포에서 차도선으 15분 소요된다. 

우도 여행은 우도 8경을 따라 무심히 걷는 일이 최적의 여행길이다. 우도의 대표적인 풍광은 우도8경으로 요약된다. 낮과 밤(주간명월, 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 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대, 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 서빈백사)를 우도팔경이라 한다. 

제1경 주간명월(晝間明月:달그리안)은 우도봉의 남쪽 기슭 해식동굴 중 하나인 동굴에서 한낮에 달이 둥실 뜬다. 오전 10시에서 11시경 동굴 안으로 쏟아지는 햇빛에 반사되어 동굴의 천장을 비추는데 햇빛이 닿은 천장의 동그란 무늬와 합쳐지면서 영락없는 달 모양을 만들어 낸다. 이를 ‘주간명월’이라 부른다. 주민들은 ‘달그리안’이라고도 한다.

제2경은 야항어범(夜航漁帆). 여름밤이 되면 고기잡이 어선들이 무리를 지어 우도의 바다를 불빛으로 밝힌다. 밤하늘까지도 밝은 빛으로 가득 물들고, 잔잔할 때면 마치 온 바다가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찬란하다.

우도봉(사진=제주도)

제3경은 천진관산(天津觀山). 우도 관문인 동천진동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을 말한다. 여기서 바라보는 한라산너머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제4경은 지두청사(地頭靑莎). 우도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하는 것을 일컫는데 우도의 가장 높은 132m 우도봉에 올라 우도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제5경은 전포망도(前浦望島). 제주도의 동쪽 지역, 구좌읍 종달리 부근에서 우도를 바라보면 동쪽으로 야트막하게 우도봉이 솟아 있고 서쪽 기슭을 따라 평평하게 섬의 중앙부가 이어지다 섬의 서쪽 끝은 수평선과 합쳐지면서 바다로 잠기어 버리는 모양이다. 영락없이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다.

제6경은 후해석벽(後海石壁). 높이 20여m, 폭 30여m의 우도봉 기암절벽을 말한다. 차곡차곡 석편을 쌓아 올린 듯 가지런하게 단층을 이루고 있는 석벽이 직각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다. 

우도팔경 동안경굴(사진=섬문화연구소DB)

제7경은 동안경굴(東岸鯨窟). 우도봉 영일동 앞 검은 모래가 펼쳐진 검멀래 모래사장 끄트머리 절벽 아래 ‘콧구멍’이라고 부르는 동굴에는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굴은 썰물이 되어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제8경은 서빈백사(西濱白沙). 우도의 서쪽 바닷가에 하얀 홍조단괴해빈이 있다. 이 모래는 눈이 부셔 잘 뜨지를 못할 정도로 짙푸른 빛이 도는데 우리나라에서 단 한군데 이곳 바다에서만 있는 풍경이다. 홍조 단괴해빈 해수욕장으로 불린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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