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기행] 푸른 동해바다 굽어보는 하조대

양양 8경 중 하나, 정자와 등대에서 여행자는 한 폭의 그림이 되다
박상건 기자 2020-10-14 17:24:03

가을하늘은 높고 푸르다. 그 가을하늘만큼 깊고 푸른 동해바다의 명소가 하도대다. 하조대는 강원도 양양 8경 중 하나이다. 양양 8경은 남대천, 대청봉, 오색령(한계령), 오색주전골, 죽도정, 남애항, 낙산사의상대 그리고 하조대를 말한다. 

하조대는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에 위치한다. 해변에 기암절벽이 우뚝 솟고 노송이 한 폭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 액자를 연출한다. 해안선을 타고 쭉 뻗어가다가 다시 푸른 하늘로 우뚝 솟은 기암절벽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그려 놓은 듯 노송이 어우러지고 탁 트인 검푸른 동해바다는 막힌 가슴까지 툭 뚫어준다. 이따금 바다 위를 미끄러져가듯이 오고가는 어선들 그리고 깃발을 나부끼며 귀항하는 만선의 모습은 여행자의 마음을 기쁨과 행복으로 파도치게 한다. 

하조대(사진=양양군 제공)


해안절벽 위에는 하조대라는 현판이 걸린 작은 육각정이 있다. 조선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고려 말 이곳으로 피신해와 은거하다가 말년까지 세상을 유유자적하며 인생과 자연을 관조하며 보냈다고 해서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하조대라고 부른다. 명칭과 관련해서는 또 하나의 전설이 전하는데, 하씨 집안 총각과 조씨 집안 두 처녀 사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애절했던 스토리로 엮어진 것이다. 

하조대에는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원래 대(臺)는 ‘사방을 볼 수 있는 높은 곳’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대’ 위에 정자를 주로 세워진 탓에 오늘날 관광명소마다 전망 포인트가 되는 정자가 있는 곳을 ‘00대’로 불리는 경향이 있다. 

본디 하조대 정자는 조선 정종 때 세워진 것이 시초인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빼어난 절경으로 인해 2009년 12월 명승 제68호로 지정됐다. 하조대는 낙산사 의상대와 함께 동해 일출명소로 유명하다. 

하조대 바닷가로 내려가 바라본 풍경도 멋있거니와 찬찬히 해조음을 들으면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구름다리를 건너 10여 미터쯤 절벽을 따라 들어가면 하얀 등대가 여행자를 맞는다. 일몰 후 어스름이 내리면 바다를 비추는 등대 불빛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일부러 등대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하조대를 찾는 여행자들도 많다. 

하조대에는 1976년 개장한 하조대해수욕장도 함께 한다. 너비 100m, 길이 1000m, 약 2만 5000평에 달하는 해수욕장은 물이 깊지 않고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 놀이에 좋으며 송림이 병풍을 치고 있다. 

하조대는 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하조대는 여행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여름철에는 일출 30분전부터 저녁 8시까지, 겨울철에는 일출 30분전부터 오후 5시까지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한 7월 4일이 ‘격렬비열도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푸른 물결 퍼 올리며 달리는 배의 저편에 한 폭의 수채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백령도는 북위 37°52′에 걸쳐 있는 섬으로 2㎞ 앞이 38선이다. 백령도는 인천항에서 북으로 222km 해상에 있다. 쾌속선으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오세영, ‘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바닷가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 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밀물을 쳐 보내듯이갈밭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