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동양철학에 근거한 물은 배려와 비움의 상징이다. 물의 원리는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고 겸허하고 낮게 흘러가는 것이다. 그래서 다툼이 없고 허물이 없다. 그런 겸허한 물줄기들이 수직의 삶을 거부하면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작품 ‘해창’은 고향 강진의 해창만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수평선과 한몸이 되는 섬을 바라보면서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한번쯤 음미하게 한다.
강물은 서로 만나 저 바다를 만들고 바다는 한번은 비우고 다시 밀물로 채운다. 그렇게 수평의 바다를 이룬다. 수평적 삶을 사는 자연의 극치는 사랑이다.
글・그림: 김충호(서양화가. 한국미술협회 강진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