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 해역의 신비, 실시간 풀어내다

남극해저・조석・해도제작 완수…남극 정보시스템 구축 성공
한규택 기자 2020-08-25 18:03:16

남극 세종기지 주변의 해역의 해저지형, 해안선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축적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원장 홍래형)은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 항해와 활발한 연구 활동 지원에 수중음향측심기, 드론(UAV) 등 첨단장비를 활용했다. 

세종기지(사진=국립해양조사원 제공)

세종기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남극기지로써 1988년에 건설된 이후 각종 연구 활동을 활발히 진행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남극 세종과학기지(Maxwell Bay) 주변에 대한 해저지형, 조석관측, 해도제작 등 1차 종합해양조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번에 해양조사가 진행된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기존에 주변해역조사가 완료된 장보고 기지와약 4500km 떨어져 있다. 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킹조지섬은 최근 관광지로도 각광 받으면서 해상교통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세종기지의 주요 조사 내용을 보면, 세종과학기지 앞 바다(마리안소만)의 수심은 최대 500m, 아르헨티나과학기지 부근(포터소만) 수심은 최대 200m이며, 대부분 암반이나 뻘을 포함한 모래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두 지역 모두 피오르 지형이 형성돼 있어 빙벽에서 가까운 지점으로부터 경사가 급해지며, 가장 가파른 곳은 약 28도의 경사각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만은 작은 만을 말하는데 바다가 육지 쪽으로 밀고 들어와 있는 작은 형태의 해역이다. 피오르 지형은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 생긴 좁고 긴 만을 말한다. 

세종과학기지 및 아르헨티나과학기지 앞 바다에서는 빙하지역에서 관찰되는 빙퇴석, 찰흔, 엽상 암설류 지형과 길이 30~150m, 깊이 2~12m 빙상기원 웅덩이 지형이 확인됐다. 

전체 해저지형도

빙퇴석(Moraine)은 빙하가 골짜기를 깎으면서 운반해온 암석・자갈・토사 등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지형을 말한다. 찰흔(Striation)은 빙하의 이동에 의해서 암석표면에 생긴 가느다란 홈 모양의 자국을 말하며, 찰흔의 방향에 따라 빙하의 이동방향을 추정할 수 있다.

엽상 암설류(Debris-flow lobe)는 육지로부터 바다로 흐르는 계곡빙하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이동 중(조수빙하) 빙퇴석지형에 막혀 이를 넘어 흘러넘친 퇴적물을 말한다. 빙상기원 웅덩이(Iceberg-generated pits)는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항아리 모양의 움푹 파인 지형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번 종합해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밀도 높은 최신 해도를 제작함으로써 그간 오래 전 타국에서 조사된 부정확한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는 해역과 세종과학기지 연구용 고무보트의 안전한 접안장소를 선정하기 위한 기초 자료도 확보했다. 

한편, 2차 남극 해양조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남극 하계 연구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약 15일간만 아라온호를 이용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홍래형 국립해양조사원장은 “이번 종합해양조사를 통해 그동안 해저지형 및 해양관측 정보가 부족했던 남극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 항해 및 활발한 남극 연구활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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