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도와 유인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우리나라 섬은 대부분 국유지이고 일부 사유지다. 섬에 주인이 있는데 들어가면 무단침입이다. 그래서 찾는 사람이 적다. 전국의 9개 시군이 섬 문제 때문에 분쟁 중이다. 마치 일본과 한국이 독도 문제로 싸우듯. 바다에도 어업을 해야 하는 관계로 각각 해역의 경계선이 있다. 생계와 연관돼 있어서 아주 예민한 사안이다. 이런 민원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데, 예를 들면 생활은 내륙인 전남 강진에서 주로 하면서 바다가 있는 완도를 생계 터로 삼는 주민들이 많다. 바다는 사시사철 고기도 잡고 전복을 따고, 갯벌에서 낙지와 조개를 잡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 섬은 등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의 등대 정책은 어떤지 알려 달라.
▲ 한마디로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세월호 사고가 난 곳이 맹골도다. 나도 낚시 좋아하지만, 여기는 낚시꾼 사고가 많은 지역이다. 거센 파도에 낚시 배가 떠밀려가 거의 죽을 뻔했던 적도 있다. 이 해역은 계곡물처럼 세게 흐른다.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다. 섬 밑에 병풍도라는 섬이 있다. 조금 더 가면 추자도다. 이 지역은 조류가 거세다. 고장으로 표류하던 어선이 병풍도 해안에서 멈춘 조류 탓에 살아난 적 있다. 호수처럼 조용한 해역이다. 맹골도에서 2km 떨어진 곳에 죽도등대가 있다. 이 지역은 전국의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감성돔 포인트다. 주민들은 유인등대를 없애지 말라고 탄원했지만 결국 무인화 했다. 섬사람들은 청와대 등 여러 곳에 민원을 넣었다. 미역도 따고 어업을 해야 하는데 등대가 없으면 위험한 해역이다. 그리고 2km 앞바다에서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 등대가 있었다면 멀리 진도에서 경비하는 문제없이 사후관리와 대처가 달랐을 것이다.
- 등대 관리가 허술하다는 말인데.
▲ 그란게 아니고...등대가 없으니까 멀리 진도에서 해양경찰만이 경비하고 늑장 논란이 빚어진 것 아닌가. 목포 앞에도 홍도가 있지만, 통영에도 홍도라는 섬이 있다. 이곳도 유인등대였는데 철수했다. 사람이 없는 빈 섬 공도(空島)다. 거제도 서이말등대에서 모니터링을 하지만 사고가 나면 손 쓸 겨를이 없다. 이곳은 괭이갈매기 서식처다. 조류가 기계를 고장을 내는지만 확인 하는 수준이다. 공도정책은 비판받아야 한다. 오히려 섬에 사람을 보내서 실효적 지배를 하고 해양문화 대중화 거점으로 되살려야 한다. 그게 해양민족 후예다움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 이어도와 태안반도 끝 서해 남단 격렬비열도 등은 중국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냉엄한 국제정세에 대한 무지는 섬과 등대에 대한 무관심과 비례한다. 특히 최근 유인도가 된 게 태안 격렬비열도는 중국인들이 섬을 통째로 매입하려 하니까 주민들이 청와대에 민원을 넣어 우리 정부가 섬을 매입할 것을 촉구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가 이 섬을 매입해 등대를 세웠다. 당시 EBS 한국기행 프로에 취재차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섬은 너무 습해서 숨을 못 쉴 정도다. 등대지기도 습도 때문에 근무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 섬은 중국 산동반도와 268km 떨어져 있는 안보적으로 중요한 섬이기도 하다.
- 외국의 등대관리 실태는 어떤가.
▲ 해양국가인 영국만 해도 등대지기가 철수하면 그 등대를 관리하는 문화재 관리인원을 파견한다. 우리는 그 반대다. 내가 6년 전에 등대해설사 과정을 제안하고 교재를 만들었지만 등대문화 대중화를 위한 예산이 문제다. 정권이 바뀌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부서가 해양수산부다. 그만큼 위정자들이 해양의 역할과 가치에 무지하다. 등대해설사를 5기까지 배출을 한 상태지만 예산도 없고 역할증대가 무디다. 정부가 해설사 급여 등을 줄 여력이 없다. 해수부는 부산, 여수, 속초 등 8곳 등대해양문화공간 해설사에게 월 1백만 원씩 주고 대부분 지역은 등대원이 업무를 부담하고 있다. 등대 해설사와 등대원 업무가 전문화 돼야 등대문화와 해양문화가 전 국민 속으로 전파가 되고 대중화가 이뤄진다.
- 등대지기는 어디 소속인가.
▲ 해양수산부 항로표지과 소속이다. 하지만 자꾸 등대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부산의 오륙도 등대가 무인등대로 전환됐다. 오륙도는 조용필 노래에도 나오듯이 부산의 갑문이자 상징적인 등대이고 부산의 랜드마크다. 유람선도 많이 다니는 주요 관광 루트인데다 낚시꾼과 걷기코스로 각광받는 곳임으로 지역문화와 경제 활성화에도 대단히 중요한 곳이다.
- 독도의 등대는 어떤가.
▲ 울진 죽변 등대애서 등대원들이 2개월에 한 번씩 교대로 파견근무한다. 독도는 천연기념물이라 건물을 짓지 못한다. 등대도 가건물 형식 바위에 철기둥을 박아 올렸는데 독서실처럼 좁은 공간에서 아주 열악한 근무를 한다. 식수가 없어 생수를 구입해 해결한다.
- 그동안 한강의 섬들을 탐사했다. 모두 몇 개나 되나.
▲ 모두 8개 섬이 있다. 정확하게 강원도 남이섬까지 하면 9개지만, 서울 소재지로 한 것만 8개다. 그 가운데 사라진 섬이 있는데 옥수동 동호대교 옆에 있던 저자도다. 이 섬이 강남권 도시개발 때문에 파괴됐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옆 마포대교에도 밤처럼 생긴 밤섬이 있었는데, 이 섬도 반 토막 내서 윤중로를 만들었다. 여의도가 과거에는 홍수가 잦은 홍수지구였다. 여의도에서 벚꽃 놀이를 한다든지 하면 학생들에게 윤중로를 밟지 말라고 가르친다. 한때 밤섬에서 57가구가 살았다. 이 섬에는 솜씨가 좋은 배 목수들이 많이 살았다. 배 만드는 기술이 워낙 뛰어나 일본으로 배를 수출할 정도였다. 그런데 도시개발로 모두 쫓겨났다. 찾아보면 섬이 반으로 잘려서 길쭉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제일 큰 섬은.
▲ 여의도다. 다음으로 큰 섬이 뚝섬, 난지도, 잠실도다. 과거에 잠실은 원래 뽕나무를 키우던 섬으로 잠실도였고 곁에 탄천에 있다. 서울시는 이곳을 새로운 한강명소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한강이 간직한 역사와 생태적 가치는.
▲ 강원도 태백시에서 발원해 한반도 중부를 동에서 서로 관통해 서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한강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난지도 하늘공원, 잠실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 서래섬 등은 생태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으로 다양한 식물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대학생들과 같이 한강을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단행본을 낸 적 있다. 그 때 한강을 키워드로 해서 10년간 언론보도들을 분석해 봤다. 제일 많이 나온 보도가 한강 이남의 ‘부동산’ 관련기사다. 깜짝 놀랐다. 그 다음이 관련 단어가 ‘자살’이다. 조상이 물려준 빼어난 한강의 자연적 가치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언론도 정부도 국민도 한강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한번쯤 더듬어 봤으면 좋겠다.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파괴만 했다. 지금도 부동산 열풍에 개발에 급급했다. 한강에서 유람선이나 요트를 타고 한강 풍경이 바라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영국의 테임즈 강이 멋지다고들 하는데 가봤더니 좁고 흙탕물이더라. 한강은 강폭도 넓고 경치도 좋다. 주변 고층건물도 야경에는 이국적이다. 요트를 타고 당산철교 지하철 밑에서 전철 달리는 풍경을 보면 열심히 살아가는 서울사람들의 체취와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 강변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낚시꾼들, 노점상들...모두가 열심히 살고 즐기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국회의사당 뒤로 석양이 지면 그 장면도 아주 장관이다.
- 8개 섬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가.
▲ 어차피 서울에는 서울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 8도 출신이다. 8개 지역별로 8개 섬을 지역별 특성으로 나눠 지방의 특색을 살려 8도 문화유산과 자연적 가치를 살려 꾸몄으면 좋겠다. 과거 서울시 한강관련 토론회에서 건의하기도 했지만, 아직 이뤄진 게 없다.
- 각 지자체가 섬에 연륙 대교를 만드는 등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경제적 효과는.
▲ 한해에 2천만 명이 섬을 찾는다. 거의 전 국민이 섬을 찾고 있는 셈이다. 옛날에는 섬에 한번 가려면 배를 타고 가야 했다. 배를 타려면 배 운항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늦으면 민박집에 묵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연륙교가 생겨 승용차 타고 다닐 수 있고 연안 여객선도 충분하다. 자치단체가 나서서 섬 갯벌체험 코스를 개발하고 등산코스, 약초 캐기 등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경제적 가치를 따지자면 갯벌에서 창출되는 가치만 약 10조 원에 달한다. 갯벌에서 나오는 낙지잡이나 조개구이 등 패키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인다.
- 대교가 주는 가치는.
▲ 사실 섬에 다리가 놓이면 섬사람들의 수익이 떨어진다. 도시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도시처럼 깨끗한 숙박업소를 찾거나 먹거리도 섬이 아닌 도시에서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다리만 건너고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불만이다. 그러나 사실 여행은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배로 가면 불편하고 가면 바로 못 나오고 잠을 자야하고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고 자기 집이 아니어서 불편하기 마련이다. 서울 사람이 홍도에 가려면 하루에 못 다녀간다. 목포까지 가서 하루는 자야 한다. 배가 하루에 두 번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나 경기, 강원지역 사람들이 쉽게 가야 하는데 이게 어려웠다. 이에 대비해 ‘여행바우처’ 제도가 만들어지고 했지만, 다양한 제도가 더 필요하다. 우리 고장에 일정 기간 안에 오면 숙식비를 50%만 받는다든지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성욱 선임기자
<3회로 이어집니다.>
위클리서울(http://www.weeklyseoul.net) 2020.1.14일자
▲ 우리나라 섬은 대부분 국유지이고 일부 사유지다. 섬에 주인이 있는데 들어가면 무단침입이다. 그래서 찾는 사람이 적다. 전국의 9개 시군이 섬 문제 때문에 분쟁 중이다. 마치 일본과 한국이 독도 문제로 싸우듯. 바다에도 어업을 해야 하는 관계로 각각 해역의 경계선이 있다. 생계와 연관돼 있어서 아주 예민한 사안이다. 이런 민원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데, 예를 들면 생활은 내륙인 전남 강진에서 주로 하면서 바다가 있는 완도를 생계 터로 삼는 주민들이 많다. 바다는 사시사철 고기도 잡고 전복을 따고, 갯벌에서 낙지와 조개를 잡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 섬은 등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의 등대 정책은 어떤지 알려 달라.
▲ 한마디로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세월호 사고가 난 곳이 맹골도다. 나도 낚시 좋아하지만, 여기는 낚시꾼 사고가 많은 지역이다. 거센 파도에 낚시 배가 떠밀려가 거의 죽을 뻔했던 적도 있다. 이 해역은 계곡물처럼 세게 흐른다.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다. 섬 밑에 병풍도라는 섬이 있다. 조금 더 가면 추자도다. 이 지역은 조류가 거세다. 고장으로 표류하던 어선이 병풍도 해안에서 멈춘 조류 탓에 살아난 적 있다. 호수처럼 조용한 해역이다. 맹골도에서 2km 떨어진 곳에 죽도등대가 있다. 이 지역은 전국의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감성돔 포인트다. 주민들은 유인등대를 없애지 말라고 탄원했지만 결국 무인화 했다. 섬사람들은 청와대 등 여러 곳에 민원을 넣었다. 미역도 따고 어업을 해야 하는데 등대가 없으면 위험한 해역이다. 그리고 2km 앞바다에서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 등대가 있었다면 멀리 진도에서 경비하는 문제없이 사후관리와 대처가 달랐을 것이다.
- 등대 관리가 허술하다는 말인데.
▲ 그란게 아니고...등대가 없으니까 멀리 진도에서 해양경찰만이 경비하고 늑장 논란이 빚어진 것 아닌가. 목포 앞에도 홍도가 있지만, 통영에도 홍도라는 섬이 있다. 이곳도 유인등대였는데 철수했다. 사람이 없는 빈 섬 공도(空島)다. 거제도 서이말등대에서 모니터링을 하지만 사고가 나면 손 쓸 겨를이 없다. 이곳은 괭이갈매기 서식처다. 조류가 기계를 고장을 내는지만 확인 하는 수준이다. 공도정책은 비판받아야 한다. 오히려 섬에 사람을 보내서 실효적 지배를 하고 해양문화 대중화 거점으로 되살려야 한다. 그게 해양민족 후예다움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 이어도와 태안반도 끝 서해 남단 격렬비열도 등은 중국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냉엄한 국제정세에 대한 무지는 섬과 등대에 대한 무관심과 비례한다. 특히 최근 유인도가 된 게 태안 격렬비열도는 중국인들이 섬을 통째로 매입하려 하니까 주민들이 청와대에 민원을 넣어 우리 정부가 섬을 매입할 것을 촉구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가 이 섬을 매입해 등대를 세웠다. 당시 EBS 한국기행 프로에 취재차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섬은 너무 습해서 숨을 못 쉴 정도다. 등대지기도 습도 때문에 근무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 섬은 중국 산동반도와 268km 떨어져 있는 안보적으로 중요한 섬이기도 하다.
- 외국의 등대관리 실태는 어떤가.
▲ 해양국가인 영국만 해도 등대지기가 철수하면 그 등대를 관리하는 문화재 관리인원을 파견한다. 우리는 그 반대다. 내가 6년 전에 등대해설사 과정을 제안하고 교재를 만들었지만 등대문화 대중화를 위한 예산이 문제다. 정권이 바뀌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부서가 해양수산부다. 그만큼 위정자들이 해양의 역할과 가치에 무지하다. 등대해설사를 5기까지 배출을 한 상태지만 예산도 없고 역할증대가 무디다. 정부가 해설사 급여 등을 줄 여력이 없다. 해수부는 부산, 여수, 속초 등 8곳 등대해양문화공간 해설사에게 월 1백만 원씩 주고 대부분 지역은 등대원이 업무를 부담하고 있다. 등대 해설사와 등대원 업무가 전문화 돼야 등대문화와 해양문화가 전 국민 속으로 전파가 되고 대중화가 이뤄진다.
- 등대지기는 어디 소속인가.
▲ 해양수산부 항로표지과 소속이다. 하지만 자꾸 등대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부산의 오륙도 등대가 무인등대로 전환됐다. 오륙도는 조용필 노래에도 나오듯이 부산의 갑문이자 상징적인 등대이고 부산의 랜드마크다. 유람선도 많이 다니는 주요 관광 루트인데다 낚시꾼과 걷기코스로 각광받는 곳임으로 지역문화와 경제 활성화에도 대단히 중요한 곳이다.
- 독도의 등대는 어떤가.
▲ 울진 죽변 등대애서 등대원들이 2개월에 한 번씩 교대로 파견근무한다. 독도는 천연기념물이라 건물을 짓지 못한다. 등대도 가건물 형식 바위에 철기둥을 박아 올렸는데 독서실처럼 좁은 공간에서 아주 열악한 근무를 한다. 식수가 없어 생수를 구입해 해결한다.
- 그동안 한강의 섬들을 탐사했다. 모두 몇 개나 되나.
▲ 모두 8개 섬이 있다. 정확하게 강원도 남이섬까지 하면 9개지만, 서울 소재지로 한 것만 8개다. 그 가운데 사라진 섬이 있는데 옥수동 동호대교 옆에 있던 저자도다. 이 섬이 강남권 도시개발 때문에 파괴됐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옆 마포대교에도 밤처럼 생긴 밤섬이 있었는데, 이 섬도 반 토막 내서 윤중로를 만들었다. 여의도가 과거에는 홍수가 잦은 홍수지구였다. 여의도에서 벚꽃 놀이를 한다든지 하면 학생들에게 윤중로를 밟지 말라고 가르친다. 한때 밤섬에서 57가구가 살았다. 이 섬에는 솜씨가 좋은 배 목수들이 많이 살았다. 배 만드는 기술이 워낙 뛰어나 일본으로 배를 수출할 정도였다. 그런데 도시개발로 모두 쫓겨났다. 찾아보면 섬이 반으로 잘려서 길쭉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제일 큰 섬은.
▲ 여의도다. 다음으로 큰 섬이 뚝섬, 난지도, 잠실도다. 과거에 잠실은 원래 뽕나무를 키우던 섬으로 잠실도였고 곁에 탄천에 있다. 서울시는 이곳을 새로운 한강명소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한강이 간직한 역사와 생태적 가치는.
▲ 강원도 태백시에서 발원해 한반도 중부를 동에서 서로 관통해 서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한강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난지도 하늘공원, 잠실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 서래섬 등은 생태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으로 다양한 식물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대학생들과 같이 한강을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단행본을 낸 적 있다. 그 때 한강을 키워드로 해서 10년간 언론보도들을 분석해 봤다. 제일 많이 나온 보도가 한강 이남의 ‘부동산’ 관련기사다. 깜짝 놀랐다. 그 다음이 관련 단어가 ‘자살’이다. 조상이 물려준 빼어난 한강의 자연적 가치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언론도 정부도 국민도 한강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한번쯤 더듬어 봤으면 좋겠다.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파괴만 했다. 지금도 부동산 열풍에 개발에 급급했다. 한강에서 유람선이나 요트를 타고 한강 풍경이 바라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영국의 테임즈 강이 멋지다고들 하는데 가봤더니 좁고 흙탕물이더라. 한강은 강폭도 넓고 경치도 좋다. 주변 고층건물도 야경에는 이국적이다. 요트를 타고 당산철교 지하철 밑에서 전철 달리는 풍경을 보면 열심히 살아가는 서울사람들의 체취와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 강변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낚시꾼들, 노점상들...모두가 열심히 살고 즐기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국회의사당 뒤로 석양이 지면 그 장면도 아주 장관이다.
- 8개 섬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가.
▲ 어차피 서울에는 서울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 8도 출신이다. 8개 지역별로 8개 섬을 지역별 특성으로 나눠 지방의 특색을 살려 8도 문화유산과 자연적 가치를 살려 꾸몄으면 좋겠다. 과거 서울시 한강관련 토론회에서 건의하기도 했지만, 아직 이뤄진 게 없다.
- 각 지자체가 섬에 연륙 대교를 만드는 등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경제적 효과는.
▲ 한해에 2천만 명이 섬을 찾는다. 거의 전 국민이 섬을 찾고 있는 셈이다. 옛날에는 섬에 한번 가려면 배를 타고 가야 했다. 배를 타려면 배 운항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늦으면 민박집에 묵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연륙교가 생겨 승용차 타고 다닐 수 있고 연안 여객선도 충분하다. 자치단체가 나서서 섬 갯벌체험 코스를 개발하고 등산코스, 약초 캐기 등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경제적 가치를 따지자면 갯벌에서 창출되는 가치만 약 10조 원에 달한다. 갯벌에서 나오는 낙지잡이나 조개구이 등 패키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인다.
- 대교가 주는 가치는.
▲ 사실 섬에 다리가 놓이면 섬사람들의 수익이 떨어진다. 도시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도시처럼 깨끗한 숙박업소를 찾거나 먹거리도 섬이 아닌 도시에서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다리만 건너고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불만이다. 그러나 사실 여행은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배로 가면 불편하고 가면 바로 못 나오고 잠을 자야하고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고 자기 집이 아니어서 불편하기 마련이다. 서울 사람이 홍도에 가려면 하루에 못 다녀간다. 목포까지 가서 하루는 자야 한다. 배가 하루에 두 번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나 경기, 강원지역 사람들이 쉽게 가야 하는데 이게 어려웠다. 이에 대비해 ‘여행바우처’ 제도가 만들어지고 했지만, 다양한 제도가 더 필요하다. 우리 고장에 일정 기간 안에 오면 숙식비를 50%만 받는다든지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성욱 선임기자
<3회로 이어집니다.>
위클리서울(http://www.weeklyseoul.net) 2020.1.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