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북극 그린란드에서 신종 물곰 발견

극지연구소, 세계 최초 감각기관 확인…국제학술지에 게재
김성애 기자 2025-07-30 07:43:05
극지연구 쇄빙선 아라온호(사진=극지연구소 제공. 섬문화연구소DB)


북극 그린란드에서 신종 완보동물이 발견됐다. 완보동물은 ‘물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미소생물이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30일 “지금까지 어떤 완보동물에서도 보고된 적 없는 독특한 감각기관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은 2019년 동그린란드 현장 조사 중 확보된 표본을 바탕으로, 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 연구팀이 분석을 통해 밝혀낸 것이다. 신종은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Milnesium grandicupula)’로 명명됐으며, 이름에는 ‘큰 컵’ 형태의 입 구조라는 특징이 반영됐다.


완보동물은 극한 환경에서도 대사활동을 멈춘 채 생존할 수 있는 휴면 능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중 ‘밀네시움’ 속은 크기가 크고 육식성이 강한 종류로, 다른 완보동물이나 선충, 윤형동물 등을 포식하는 공격성을 지닌다. 일부는 우주 환경에 노출된 뒤에도 생존하고 번식한 사례로 주목받은 바 있다.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는 몸길이 약 0.6~1mm로, 기존 종에 비해 입 구조가 크고 컵 형태로 발달해 보다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린란드 신종 물곰. 신종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사진=극지연구소 제공)

 
연구팀은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을 활용해 이 신종의 형태를 정밀 관찰한 결과, 머리 중앙에 약 1μm(0.001mm) 크기의 미세 감각기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기관은 중앙에 얇은 막이 덮인 둥근 구조를 중심으로, 8개의 미세한 구멍이 방사형으로 배치된 매우 독특한 형태를 띤다.

 
이 감각기관은 지금까지 어떤 완보동물에서도 보고된 바 없으며, 새우나 고생대 삼엽충 화석에서 나타나는 감각기관과 유사한 형태와 위치를 보여 진화학적 의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 구조가 완보동물과 절지동물 간의 진화적 연결고리를 밝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a,b)와 새우(c,d)의 머리의 독특한 미세감각기관(사진=극지연구소 제공)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완보동물에서 1μm 크기의 감각기관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완보동물의 생존 전략과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소생물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점에서도 학문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북극에는 다양한 크기의 생명체들이 존재한다. 이번 연구는 그중에서도 미지의 생물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정밀 분석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극지 생물 다양성 연구를 세계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한 7월 4일이 ‘격렬비열도의 날’이다.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이육사, ‘청포도’

이육사, ‘청포도’

내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망망대해 그 너머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