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최고 기온이 37℃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 사용도 급중하는 추세이다. 그만큼 서비스 신청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6월에만 에어컨 서비스 신청이 전달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지역생활 플랫폼 당근 자료에서도 에어컨 청소, 수리 업체 등을 이용한 증가세가 5월 셋째 주 기준 전주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에어컨 사용 및 서비스 신청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무더운 여름날을 맞으면서 보배드림 등 각종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소비자들의 에어컨 관련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에어컨 사진을 공개하며 부실한 청소업체 서비스를 폭로하고, 비싼 요금 주고 청소했는데 나중에 보니 필터만 청소하고 내부엔 오염물질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내용, 터무니 없이 높은 서비스 요금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인터넷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한 소비자는 “먼지 필터를 빼는 순간 기겁했다. 먼지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뒷쪽은 손도 안대고 그냥 간 것 같았다”며 참다 못한 제보자는 본사 측에 문의하자, “도급업체의 잘못이었다면서 50만 원의 합의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처럼 합의금은커녕 청소업체가 에어컨 제조사 제품 문제이고 제조회사 고객센터 서비스 기사 자질 문제를 탓하며, 청소업체 책임을 소비자와 제조사에 떠넘겨 소비자가 봉이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제보자는 브레이브모바일에서 서비스 중인 인터넷 플랫폼 숨고에서 에어컨 청소업체를 소개받았다. 문제는 이 업체가 청소한 후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는 등 문제로 에어컨이 정상 작동하지 않기를 반복해 세 번째 재방문 끝에 소비자는 청소비와 부품 수리비까지 모두 떠안은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경기도 부천의 에어컨 청소업체 철수네청소는 지난 5월 A씨의 아파트를 방문해 오텍캐리어의 제품인 캐리어 스탠드 에어컨을 모두 분해한 후 고객의 욕실에서 세제와 브러쉬, 세척기를 이용해 물청소를 했다. 하지만 청소업체 직원이 에어컨을 모두 조립하고 떠난 1시간 후 에어컨이 고장났다. 청소업체는 재방문해 수리 후 떠났지만 에어컨은 다시 고장났다. 청소업체는 부품을 주문해 다시 수리해주겠다고 약속한 후 1주일 후 재방문했다. 철수네청소 측은 “솔직히 이 캐리어에어컨 제품이 문제가 많다. AS 기사들도 이 모델이라면 서로 출장을 미루며 안 가려고 한다. 내 지인은 이 제품을 사용하다 자녀가 호흡기 질환으로 많이 고생했다”면서 시종 에어컨 제품이 문제라는 비난을 이어갔다.
한달 여 동안 에어컨이 작동과 오작동을 반복하자 소비자 A씨는 에어컨 사용을 중단하다가 무더위와 장마철을 맞아 더위와 습도가 계속 높아지자 캐리어에어컨 고객센터에 정식 AS 신청을 했다. 캐리어 서비스 기사는 에어컨 점검한 후 “청소하면서 물기가 키판에 들어갔고 그 영향으로 멈췄다가 가동하다가를 반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A씨가 “청소업체가 모터를 새로 구입해 바꿨는데도 왜 그럴까요?”라고 묻자 “모터도 정상 작동하는 제품이 아니다”면서 키판과 모터를 정품으로 모두 교체했다.
A씨는 이 사실을 청소업체에 문자로 보냈다. 그러나 해당 청소업체는 황당한 답변만 보냈다. “먼저 우리에게 말하지 않고, 캐리어에어컨에 AS를 신청했음으로 책임질 수 없다”면서 “캐리어에어컨 기사가 고객을 구슬려서 부품을 새로 바꾸는 것임으로 캐리어에어컨 수리기사에게 따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고객 A씨는 다시 문자를 보냈다. “어느 소비자가 동일증상으로 다시 고장났는데 정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하지 청소업체를 이용하겠습니까? 상식적으로요”
A씨는 며칠 째 묵묵부답이던 철수네청소 측에 전화를 했다. 그러자 철수네청소 측은 “왜 캐리어에어컨 서비스 기사 말만 믿고 우리는 안 믿느냐?”면서 “우린 도의적인 책임을 다했다.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에어컨 제품 전문가들은 에어컨 청소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증받은 회사를 이용하라고 권했다. 전자제품은 기술적, 건강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청소 메뉴얼을 갖춘 회사여야 하는데 그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매뉴얼을 갖춘 청소업체는 첫 단계로 에어컨 주위와 바닥을 모두 덮어서 먼지와 물이 튀지 않도록 보호한다. 에어컨을 완전히 분해 후에는 필터, 열교환기, 블로워 등을 청소용 전문 약품을 사용해 고압 세척기로 철저히 세척한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각 부품을 꼼꼼히 청소 후 조립하는데, 특히 물기가 묻어 있으면 절대 안 되고 필터는 세척 후 그늘에서 12시간 이상 말려 사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모든 부품은 원상태로 돌려놓아야만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것은 물론, 그 유무를 고객이 직접 작동해도로록 권해 서비스 과정이 원활하게 마무리 되어야만 설치, 청소, 수리 관련 갈등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냉난방기유지관리협회는 에어컨 청소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비용이 저가일 경우 소요시간 및 분해범위를 확인할 것, 인증된 약품을 쓰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것, 국가기관과 사단법인에서 발급한 자격증을 소지한 업체인지와 협회에서 인증된 장비를 사용하는지, 영업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업체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