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감자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다년생 작물이다. 보통 흰색과 자색의 덩이줄기가 있다. 가뭄이나 병해충 등에 강하며, 배수가 잘 되는 모래가 많은 땅에 잘 적응한다. 4~5월에 파종해 11월부터 수확하는데, 겨울철 추위도 견딜 수 있어 땅이 녹는 3월부터 다시 수확할 수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뚱딴지’라고 불리는 돼지감자는 학술적으로 분류하자면 감자보다는 해바라기에 가까운 식물이다. 토종식물 같은 이름과는 달리 북미에서 넘어온 귀화식물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된 품종은 없다.
돼지감자에는 혈당을 낮추는 기능성을 가진 ‘이눌린’ 성분이 풍부하다.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만큼, 콜레스테롤 개선과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좋다. 또한, 해당 성분이 식이섬유로 작용해 변비와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이로 인해 한때 돼지감자를 이용한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재배 농가가 많아졌다.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주로 말려서 볶은 뒤에 차로 마시며, 삶거나 죽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볶음 또는 조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얇게 썰어 튀기거나 말리면 간식용으로도 적당하다. 특히, 껍질에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깨끗이 씻은 뒤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이눌린은 수용성으로, 요리 시 튀김처럼 수분을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영양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돼지감자 보관 시에는 흙이 묻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빛이 없고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 고를 때는 표면이 옅은 갈색이고, 주름 없이 매끄러운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역과 토양, 재배 방법, 덩이줄기 색에 따라 각 돼지감자의 이눌린 함량이 차이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진청은 “전국에 유통 중인 돼지감자에서 최저 5.9g, 최대 45.3g까지 함량 차이를 보였다”라며 “높은 함량을 나타낸 계통을 간척지 재배 등이 가능하도록 품종화하는 표준화 기술 연구를 통해 영농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통 종자발아나 꽃이 피는 시기에 관개가 필요하며, 퇴비를 이용해 땅심을 높여 질소 비료를 알맞게 주는 것이 좋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박기도 작물기초기반과장은 “이눌린이 풍부한 기능성 작물 돼지감자를 대규모 간척지 재배에 활용, 새로운 소득원 창출과 부가가치 증진이 가능한 방법을 찾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