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차박(차+숙박)이 유행하면서 국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2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2018년 현대차 팰리세이드, 지난해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와 한국GM 트래버스에 이어 올해 1월 제네시스 GV80, 11월 쌍용차 올 뉴 렉스턴 등 경쟁력 있는 신차가 연이어 출시되며 대형 SUV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23일 국내 완성차 5개사 실적은 올해 1∼11월 대형 SUV의 내수 판매량은 12만202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년 대형 SUV 연간 판매량 2만8184대의 4배가 넘는 수준으로, 대형 SUV의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 SUV는 지난 2018년 14개 차급 중에서 12위로, 스포츠, 소형 세단에 이어 사실상 꼴찌 수준이었으나 작년 7만5154대를 판매하며 9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올해는 11월 누적 현재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10만대 이상 차이가 났던 소형 SUV(18만4274대→14만7565대)와의 판매량 차는 올해는 현재 2만5000여대에 불과하다.
대형 SUV 시장이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은 최근 SUV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대형 SUV가 대형 세단과 미니밴의 대체 수단으로 부상한데다 경쟁력 있는 신차도 잇따라 출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코로나 여파로 출퇴근과 여행시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애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차박 등 거주공간으로서의 자동차 용도가 부각되며 넓은 공간과 안락함 등을 갖춘 대형 SUV의 장점이 부각됐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작년 대형 SUV 판매량의 70%에 달하는 5만2299대가 팔린 데 이어 올해도 11월까지 5만8822대가 팔리며 대형 SUV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풍부한 볼륨감과 입체적인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로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한 팰리세이드는 2열 시트 후방 트렁크의 화물 적재 용량은 1297ℓ로 동급 최대 수준이며 3열 시트 후방은 28인치 여행용 가방 두 개나 골프백 두 개를 실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을 갖췄다. 또 다양한 노면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게 한 ‘험로 주행 모드’가 국산 SUV 최초로 적용됐다.
올해 초 출시된 제네시스의 GV80도 국내 대형 SUV 시장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역동적인 우아함을 담아낸 외관으로 눈길을 끈 GV80은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 인체공학적 시트 시스템인 에르고 모션 시트,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필기 인식 조작계)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제네시스는 GV80 출시와 함께 엔진, 구동 방식, 컬러 등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 시스템을 새로 도입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장했다.
지난 2018년 월평균 650대 가량 팔리던 모하비도 지난해 9월 상품성 개선 모델인 모하비 더 마스터 출시 이후 월 2000대를 돌파하는 등 대형 SUV 시장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의 트래버스, 쌍용차의 효자 모델인 올 뉴 렉스턴 등 신규 모델이 추가되며 대형 SUV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임영웅의 차’ 올 뉴 렉스턴은 쌍용차 최초로 레버 타입의 전자식 변속 시스템(SBW)을 채택해 상품성을 높였다. 2열 시트는 볼스터(어깨를 감싸는 측면부) 크기를 키우고 높이를 조절해 착좌감을 개선했고, 국내 SUV 중 최대 수준인 139도까지 젖혀지는 등받이로 안락함을 더했다.
쌍용차는 업계 최초로 광고 모델인 가수 임영웅의 신곡 ‘히어로(HERO)’ 발표와 함께 올 뉴 렉스턴 쇼케이스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온라인 쇼케이스 티켓은 1분 만에 매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SUV 시장은 다른 차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면받았으나 최근에는 높은 상품성을 갖춘 다양한 신차 출시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주력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