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생 들기름용 품종으로 들깨 고유의 향이 강하고, 풍미가 좋은 ‘들샘’을 추천했다.
생들기름은 들깨를 볶지 않고 자연 건조해 충분히 말린 후 짜낸 기름을 말한다. 볶은들기름은 들깨를 170∼200℃ 온도에서 일정 시간 볶아 짜낸 기름으로 진한 갈색에 고소한 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생 들기름은 볶은 뒤 기름을 낸 볶은 들기름에 비해 들깨 고유의 향과 맛이 풍부하며, 들깨 품종별 풍미 차이가 큰 편이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들깨 20품종을 대상으로 전자코(electronic nose)를 이용해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과, ‘들샘’의 향기성분이 33종으로 많고 향기성분수율이 ‘1.86’으로 높아 생 들기름 원료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자코(electronic nose)는 냄새를 구분하고 화학적 성분을 분석해 내는 전자 장치이고, 향기성분 수율(peak area ratio)은 표준물질 대비 특정 향기성분 비율을 말한다.
‘들샘’은 지난 2013년부터 충북 음성군, 충남 천안시 등 들깨 주산단지를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재배안정성과 착유율(39.4%)이 높아 생산자와 가공업체 선호도가 높다.
‘들샘’의 향기성분(33종)과 향기성분수율(1.86)은 비교 품종인 ‘다유’(27종, 0.84)보다 각각 약 2.2배, 1.2배 많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들샘은 들깨 고유의 향기를 내는 성분인 ‘피라진’이 ‘0.391’로 ‘다유’(0.092)보다 7배 정도 많아 다른 품종에 비해 생 들기름의 향이 강하고 풍미가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결과를 지난 8월 특허출원했다고 덧붙였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항 치매와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농진청은 전했다. 볶은 들기름은 주로 나물무침이나 비빔밥, 볶음 요리 등에 쓰이고, 생 들기름은 샐러드 소스, 오일 파스타 등에 이용된다. 생 들기름은 볶은 들기름에 비해 고소한 향보다 들깨 고유의 향이 더 진하고, 신선한 맛이 나 이를 선호하는 소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지난 달 29일 들기름 가공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들깨 품종별 들기름 품평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다유’, ‘들샘’, ‘늘새미’ 품종으로 만든 볶은 들기름과 생 들기름의 향기, 맛, 질감을 평가하는 식미검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들샘’으로 만든 생 들기름과 볶은 들기름이 모두 높은 점수를 얻었으며, 향이 풍부하고 입안에서 부드럽고 진한 맛이 느껴진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 정찬식 과장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건강을 위해 섭취해온 들기름의 우수성을 국민들에게 더 널리 알리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가공업체와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 중심의 들깨 품종 개발, 보급하는 데 힘쓰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