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팔미도등대. 1903년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등대로 불을 밝힌지 120년. 팔미도등대는 인천항의 관문을 밝혀왔고, 우리 현대사에서 잊을 수 없는 인천상륙작전을 펼쳤던 등대다.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팔미도등대가 점등 120주년을 맞아 6월 1일 팔미도등대 천년의 광장에서 뜻 깊은 기념식을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인천광역시 부시장, 인천보훈지청장, 인천해역방위사령부 참모장, 전‧현직 등대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성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은 기념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이자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팔미도등대가 앞으로도 인천항의 어두운 바닷길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해양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팔미도등대는 6.25 전쟁 때 맥아더사령관이 인천상륙작전 개시 전까지 북한군이 관리하던 중이었다. 그 때 미군이 조직한 첩보부대 ‘켈로(KLO)부대’가 등대탈환 작전을 펼쳐 성공했다. ‘KLO’는 ‘주한첩보연락처’(Korea Liaison Office)를 줄인 말인데 미 극동군사령부가 운용한 한국인 특수부대 ‘8240부대’를 말한다.
팔미도등대 불빛이 밝혀지는 순간, 등대 일대에 포진한 7개국 7만 5천명의 병력과 261척의 연합군 함대가 인천상륙작전을 개시했다. 팔미도 맞은 편 영흥도 사람들도 학도의용군과 기동대로 편성돼 인천으로 진격했다.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은 “많은 세월이 흘렀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력(GDP) 11위로 우뚝 섰고, 그 시절 등대는 후손들에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역사유물로 남아 있다.”면서 “맥아더 기념비와 등대전시관, 등대역사관을 통해 그 때 그 역사의 뒤안길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매년 등대에서 섬사랑시인학교 캠프를 열어왔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함께 개최한 팔미도등대에서는 ‘詩가 있는 팔미도 등대여행’은 주제로 전국 시인들 릴레이 시낭송을 열기도 했다. 백학기, 박철, 이승철, 이진영, 최도선, 이수희 시인 등이 참여하고 치유명상 음악가 신기용 선생의 통기타와 북소리 공연, 김승재 선생의 오카리나 남녀합주 공연을 펼쳤다.
또 해변 백일장이 열고 등대 전망대에서 섬 조망, 해변산책, 조개 줍기, 시인 사인본 시집 증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선 팔미도등대는 최근 관광명소로 자리잡았고 등대는 낙조 때 노을 속으로 항해하는 범선의 아름다운 풍경과 비상하는 갈매기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이 모습은 인천팔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