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이 발전하고 바다와 관련된 활동이 늘어날수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해상 안전이다. 해상에서의 사고는 육지에서의 사고와 다른 특수성이 존재한다. 바다에는 CCTV 같은 장치가 없기 때문에 사고 상황 파악이 어렵다. 사고 위치를 파악하거나 제보하는 것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뿐만 아니라 거센 파도는 사고 현장에의 접근이나 인명구조를 어렵게 만든다.
전국 해상에서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에 대해 해양경찰이 실제 인지하고 접수한 사고 건수 및 처리결과(구조현황)를 통계로 표시한 '해상조난사고통계'에 따르면, 해상에서의 선박 및 인명사고는 전반적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과거에 비해 구조율이 향상되긴 했지만, 증가된 사고 건수로 인해 2021년도에만 66명의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일단 해상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해양재난 대응능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속한 출동과 관련 기관들간의 긴밀한 공조, 수색구조 역량 강화를 위한 첨단기술 도입 및 개발, 사고현황 및 해역특성 등을 고려한 지속적인 훈련과 관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제주 해상에서는 코로나 발생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해상 합동 항공 수색구조 훈련이 실시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22일 오전 화순항 남쪽 해상에서 제주도내 항공기 운용기관인 제주해양경찰, 산림청, 해군 등 3개 기관이 모여 복합적인 해양사고를 대비한 합동 항공 수색구조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훈련은 오전 9시경 서귀포시 화순항 남쪽 약 15km 해상에서 항해 중인 여객선과 어선의 충돌로 인하여 어선에 있던 선원 5명 모두가 바다에 추락하고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다.
선박 화재와 바다에 표류 중인 사람을 구조하기 위한 복합적인 해양사고 상황에서의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제주해양경찰, 산림청, 해군 3함대 등 3개 항공기 운용기관에서 4기의 헬기가 참가했고, 서귀포해경 소속 5000톤급 경비함정도 투입되어 수색구조 현장의 현장 지휘(OSC) 역할을 담당했다.
투입된 4기의 헬기는 각 항공기의 특징과 전력에 따라 부여된 임무를 수행했다. 제주해양경찰 헬기 2기는 항공 통제와 인명구조 임무를 맡았고, 산림청 헬기는 화재 선박에 담수 약 3톤을 투하하는 소화 방수 임무를 수행했으며, 해군 3함대 소속 헬기는 표류자 식별에 따른 해상 위치 표시탄 투하 임무를 맡았다.
또한, 여러 항공기가 해양사고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기체 충돌과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 항공기의 수색 고도를 200~800ft로 분리하는 등 체계적인 훈련과 역할 숙지에 중점을 둔 훈련이 진행됐다.
아울러, 해상에서 높은 시인성과 부력으로 구조 요청자의 위치를 표시하는 폐쇄형 수면 마커 부이(SMB)와 붉은색 불빛과 연기로 주변에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신호홍염 등 휴대용 해상 위치표시 장비가 사용됐다. 해양경찰 경비함정, 해군 군함에의 항공기 교차 이·착함(CROSS-DECK)도 진행했다.
제주해양경찰청 관계자는“항해 중인 선박 간 충돌뿐만 아니라 최근 발생하는 레저활동자 미출수 등 해상 인명사고가 점점 다양해짐에 따라 이번 훈련을 준비했다”면서 “앞으로 제주해양경찰은 항공기를 이용한 신속한 인명구조와 수색 능력을 높이고 안전한 제주 바다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