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지느러미 모양의 날개로 잠수해 어류와 동물 플랑크톤, 오징어류를 잡아먹는다. 펭귄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새끼가 성장하면 새끼들만의 집단을 만든다. 추위나 큰도둑갈매기 등 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다. 황제펭귄, 임금펭귄은 알을 품어서 부화시킨다. 아델리펭귄은 자갈로 둥지를 만들고 배를 뉘어서 알을 품는다. 알을 품는 기간은 35~55일 정도다.
펭귄은 얼음이 녹아야 물이 유입돼 크릴 등 먹이사슬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아델리펭귄이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사라진 남극 바다에서 적응하며 사냥하는 모습을 관찰됐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8년 12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인익스프레시블 섬(Inexpressible Island)에서 번식하는 아델리펭귄 27 마리를 추적, 5 마리가 기존 사냥터를 떠나 난센(Nansen) 빙붕이 붕괴하면서 노출된 바다로 향하는 모습을 최초 확인했다.
빙붕(ice shelf)은 바다에 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 덩어리로써 남극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6년 인익스프레시블 섬 펭귄 번식지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난센 빙붕의 끄트머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약 214㎢ 면적의 바다가 새로 나타났다.
아델리펭귄이 사냥터를 바꾼 것은 빙붕 붕괴로 인해 취식이 가능한 해역이 더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빙붕이 사라진 바다에는 빙하 녹은 물이 유입되면서 펭귄의 먹이인 크릴 등이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5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22마리는 이전에 먹이를 사냥했던 동쪽 바다로 갔는데, 신규 사냥터 정보가 모든 개체에 퍼지지 않아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 펭귄들이 개체 간에 소리를 내며 모이는 행동을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GPS와 수심기록계, 비디오카메라 등을 활용해 아델리펭귄의 이동경로와 사냥 습성을 파악했다. 신규 사냥터로 향한 펭귄들은 수심 100미터 이하의 얕은 바다에서 주로 먹이를 사냥했다.
인익스프레시블 섬은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남극 로스해에 위치하며, 최근 우리나라의 주도로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물범, 남극어류 등 해양동물이 다양하게 서식하는 곳으로, 이번 관찰결과는 남극 생태계 변화 연구에 기초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환경부,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Environmental Research (환경 연구) 온라인 판에 6월 게재됐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펭귄 일부가 변화에 적응하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는 급격한 변화로 위기에 처해있다”며,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가져올 위기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만큼, 펭귄이 겪고 있는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