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체험] 허가 없이 채집・유통금지 해양생물은?

바다 청소하는 ‘붉은발말똥게’…인공증식 성공, 생태적 가치↑
박월선 기자 2021-06-02 08:02:31

‘붉은발말똥게’는 붉은색 집게발과 말똥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달의 해양생물로 이 게를 선정했다. 

붉은발말똥게는 사각게과에 속하는 종이다. 몸 전체와 집게다리가 붉은색을 띠며 말똥 냄새가 난다. 붉은발말똥게는 등딱지 길이와 폭이 약 3cm 정도인 중형 게류이다. 집게발에는 울퉁불퉁한 과립 모양의 작은 돌기가 촘촘히 나 있고, 다리에는 흑갈색의 털이 많다. 

붉은발말똥게(사진=해수부 제공)

붉은발말똥게는 주로 물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보통의 게들처럼 아가미로 호흡하기 때문에 물기가 없는 곳에서는 살지 못한다. 잡식성이라 갈대와 같은 식물이나 죽은 동물의 사체, 갯벌의 유기물 등을 먹이로 먹으며 바다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역할을 해준다. 

붉은발말똥게는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태평양과 인도양 연안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 남해, 제주도 하구 주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강 하구와 연결된 육상의 진흙 갯벌이나 둑에 서식굴을 파고 산다. 일부 도서지역에서는 바위틈 사이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붉은발말똥게는 국내 대규모 서식지인 순천만 갈대 군락지 외에는 자연에서 관찰하기 쉽지 않다. 이는 강 하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연안개발과 환경오염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붉은발말똥게(사진=해수부)

해양수산부는 붉은발말똥게의 보호와 개체수 보전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해양보호생물 조사·증식 사업’을 통해 붉은발말똥게의 실내번식을 통한 인공증식에 성공했다. 

지난 2017, 2018년 창원 봉암갯벌에 증식개체 약 1000마리를 방류하여 해양생물 서식지 회복을 꾀하기도 했다. 개발된 인공증식 기술은 매뉴얼로 정리해 관계기관에 제작·배포했고 향후 붉은발말똥게 개체군을 회복하는 데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붉은발말똥게를 포함한 해양보호생물을 허가 없이 채집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붉은발말똥게는 개체수가 적어 흔히 볼 수 없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 갯벌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종이다.”라며, “붉은발말똥게와 서식지 보호를 위해 대국민 홍보 등 보전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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