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냄새가 인상적인 된장과 청국장. 다양한 매력의 이 발효식품은 자주 먹을수록 우리 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발효시켜 만든다. 콩을 발효시킬 경우 균류에 의해 분해가 이뤄져 영양소 흡수율이 증가하는 것을 이용한 식품이다. 예부터 전해진 한국의 조미식품으로 음식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데 기본이 된다.
보통 찌개 등으로 조리해 먹지만 생된장을 이용한 음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소금 함량이 높기에 간장 대신 된장을 이용해 절임을 만들기도 한다. 막장과 미소, 쌈장 등 각종 양념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주 재료인 콩은 단백질을 38%나 함유하고 있다. ‘밭의 소고기’라고 불리는 이유가 이 때문. 리놀산과 리놀렌산 등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지방도 18% 있어 영양상으로 우수하다. 100g당 열량은 128kcal이며, 비타민 B1‧2 역시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두통한열을 다스리고 땀을 내게 한다. 메주는 식체를 지우고 천식에도 효과가 있다”라며 된장이 약으로도 쓰였음을 알려준다.
이 된장의 한 종류가 바로 청국장이다. 된장은 발효시켜 먹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청국장은 담근 지 2~3일 만에 맛볼 수 있다. 또한 콩을 통째로 발효시켜 그대로 먹기에 영양 손실도 적다.
다른 장과 달리 만들기 쉽고, 바로 띄워서 먹을 수 있기에 도시에서도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먼저 메주콩을 물에 담가 위로 떠오르는 것은 버리고 씻어낸다. 이를 반나절 이상 물에 불려 큰 냄비에 담고 물을 넉넉히 부어 삶는다. 콩알이 잘 뭉그러지고 약간 붉은빛이 돌면 소쿠리에 쏟아 물기를 제거한다.
콩이 말랐다면 넓은 그릇 위에 소쿠리를 얹고 깨끗한 볏짚과 콩을 번갈아 쌓는다. 맨 위는 보자기로 잘 덮고, 전체를 헌 옷이나 담요로 둘러싸 40~45℃ 온도의 따뜻한 곳에 둔다. 2~3일이 지나면 삶을 콩이 끈적이기 시작하며 만져보면 실이 나온다. 이때 주걱으로 골고루 섞어 발효가 고르게 되도록 해 하루 정도 더 묵힌다. 실이 많이 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청국장을 지나치게 띄울 경우 시큼한 냄새가 심해진다.
적당히 발효가 됐다면 큰 그릇에 쏟은 뒤 콩알이 반 정도만 으깨질 정도로 찧어준다. 이때 다진 마늘이나 생강, 고춧가루를 약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준다. 으깬 청국장은 밀폐 용기에 눌러 담아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이처럼 만들기 쉽고,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청국장과 된장은 국민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대표 발효식품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최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WHO)와 함께 한국인이 평소 자주 섭취하는 식품과 장내 미생물 균총의 상관관계를 관찰 연구해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된장과 청국장 등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장 내에 락토바실러스와 루미노코쿠스, 유박테리움 등 건강한 유익균과 다양한 미생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인 10명에게 발효된 청국장찌개와 발효시키지 않은 콩 찌개를 1주일 간격으로 번갈아 섭취하게 한 실험도 진행했다. 이 결과 혈액 속 이소플라본 대사체를 분석했을 때, 청국장찌개를 먹은 사람이 이소플라본 흡수율이 11.9% 높았다.
농진청 기능성식품과 홍하철 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콩 발효식품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에 긍정적 영향일 미친다는 사실이 과확적으로 밝혀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서양인 식습관과 비교해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의 건강상 이점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