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4월의 해양생물로 기수갈고둥을 선정했다.
기수갈고둥은 갈고둥과에 속하는 고둥으로, 일반적으로 고둥류는 수명이 길지 않은 데 비해 약 12년간 장수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껍데기의 높이와 폭은 약 10~15mm 정도로 전체적으로 작고 동글동글하며, 갈색 바탕에 삼각형 모양의 노란색과 검은색 반점이 있는 모양새를 지녔다.
기수갈고둥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수역의 수심 50cm 이내의 얕은 물에서 서식한다. ‘기수역’은 강 하구와 같이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수갈고둥은 한국의 남해안과 제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 분포한다. 이처럼 서식 범위가 제한적인 탓에 환경오염이나 개발로 서식지가 훼손될 경우 기수갈고둥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16년부터 기수갈고둥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 도 기수갈고둥 서식지를 확인하여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경에는 신안 암태도 일대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기수갈고둥 서식지를 최초로 확인하기도 했다.
주로 자갈과 바위에 붙어 지내는 기수갈고둥은 늦은 봄부터 여름철에 돌 표면에 하얀 타원형의 알을 낳아 번식한다. 때문에, 기수역에서 돌에 붙은 기수갈고둥과 알을 발견할 경우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해양보호생물인 기수갈고둥을 허가 없이 포획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기수갈고둥은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희귀한 고둥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종이다.”라며, “개체수는 적지만, 기수갈고둥이 기수역 생태계에서 제 수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서식지 보호와 홍보 활동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수갈고둥을 비롯한 해양보호생물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해양환경정보포털 누리집( www.mei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