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과 명상으로 찾아온 성하(盛夏)의 내적 평화

제23회 섬사랑시인학교 김포 애기봉•대명포구 캠프 성료
한규택 기자 2024-08-16 17:35:20
15일 서해와 조강이 만나는 김포시 애기봉 생태공원과 대명포구에서 제23회 섬사랑시인학교 여름 캠프가 열렸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도 불과 1.4km 앞에 펼쳐진 분단의 엄중한 현실도 고단한 삶의 고뇌와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참가자들의 갈망에 장애가 될 수는 없었다. 

제23회 섬사랑시인학교 본행사 광경(사진=섬문화연구소DB)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열린 섬사랑시인학교 참석자들의 얼굴엔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했다. 애기봉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월곶생활문화센터에 들러 국제조각공원과 문수산 ‘군하숲길’을 둘러볼 수 있었다.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시관 1층 카페에서 개최된 본행사는 김포예총 유영화 회장과 김포문화재단 관계자, 그리고 섬문화연구소 박상건 소장의 인사말로 막을 열었다. 

2부 첫 순서는 시낭송 시간이었다. 이수희 시인의 ‘벌정리 노을’과 김동희 시인의 ‘여름의 발자국’이 낭송되었다. 고향 바다의 푸근함과 긴 여름 끝 가을바람을 고대하는 감성이 곳곳에 묻어났다. 이어서 도은혜 연주가의 바이올린 연주가 있었다. 비발디의 ‘사계’와 아리랑 등이 연주되면서 전자바이올린 특유의 음향효과와 현란한 피치로 행사장 전체의 흥을 돋우었다. 

이수희 시인의 시낭송(좌상단), 김동희 시인의 시낭송(우상단), 도은혜 연주가의 바이올린연주(좌하단), 박상건 소장의 치유 명상(우하단)(사진=섬문화연구소DB)


3부는 박상건 소장의 ‘나를 치유하는 명상’ 순서였다. 긴장된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몸풀기에 이어 시작된 호흡명상 체험은 새로운 경험이자 충격이었다.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내 자신이 세속에 찌들어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지만, 그럴수록 왜곡 없는 순수한 내면의 자아를 찾는 명상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좋은 계기였다. 

애기봉 조강전망대 가는 길의 112m 출렁다리(사진=섬문화연구소DB)


이어진 조강 전망대 관람은 불과 1.4km 앞의 북한 개풍군 선전마을을 바라보면서 분단의 아픔과 엄중한 현실을 재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대명항으로 이동해서 어시장과 수산공원 등을 둘러보면서 여름 광어와 벌써 등장한 전어를 비롯한 다양한 해산물의 맛보는 기회를 가졌다.

애기봉 조강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선전마을(사진=섬문화연구소DB)
 
코로나 이후 3년여 만에 개최된 이번 섬사랑시인학교는 메인 행사인 시낭송과 더불어 흥겨운 음악 연주와 내적 치유 명상으로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이 행사를 통해 실로 오랜만에 경험해 본 내적 평화가 한껏 충전된 심신을 선사해줘서 기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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