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아픔 머금고 동해안 최북단을 밝히는 고성 ‘대진등대’

한규택 기자 2024-02-02 16:39:56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대진등대는 거진항과 마차진 사이의 돌출된 곶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으로는 통일전망대 가는 길, 남쪽으로는 화진포 가는 길이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대진등대는 31m 상공에서 북한 해역과 남한 해역을 비춘다. 시야가 좋은 날에는 멀리 해금강은 물론이고 북한지역까지 바라볼 수 있다. 특히 통일전망대 눈앞에 펼쳐지는 해금강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대진등대의 아름다운 일출 광경(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대진등대는 1973년 1월 설치 당시 1개의 유인등대와 또 다른 보조등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대진등대가 설치된 목적이 어로 한계선을 표시하는 전도등과 후도등 2개 등대를 연결하는 일렬선상을 어로한계선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두 등대가 동해 바다의 휴전선이었던 셈이다. 당시 남한의 정치 상황과 북한의 잇따른 간첩 침투 및 더 많은 고기를 잡으려는 어부들의 욕망을 억제시키는 등대로써 남북의 한계선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후 1991년 어로한계선을 북쪽으로 5.5㎞로 상향 조정하면서 도등의 역할을 마치고 1993년부터 회전식 등명기로 바뀌어 일반등대로 운영되다가 2022년부터는 무인등대로 전환해 운영되고 있다.

대진항과 대진등대 전경(사진=고성군 제공)


현재 전망대로 설치된 대진등대는 등탑이 팔각형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있고, 불빛은 12초 간격으로 깜빡이며, 약 37km 떨어진 해상에서 식별이 가능하다. 눈, 비, 안개 등으로 1.5m 거리 안에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할 때 20초에 한번씩 소리를 울려서 등대의 위치를 알려준다. 

대진등대 등탑 위 전망대에 올라서면 대진항과 드넓은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할 수 있으며 환상적인 일출과 석양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또한 등대 주변에는 자연 호수인 '화진포'가 있어 광활한 호수를 배경으로 소나무가 울창하게 늘어선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근처에는 역사안보전시관도 운영되고 있다.

대진등대 전망대(사진=섬문화연구소DB)


이 대진등대는 섬문화연구소‧섬투데이 2023년 섬 여론조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 ‘가장 가보고 싶은 등대’ 9위(2.7%), ‘가장 가보고 싶은 등대’ 10위(2.8%)에 올랐다. 또 지난 1일 해양수산부는 이 대진등대를 2024년 ‘2월의 등대’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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