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기운 가득한 고하도에서 ‘청룡의 해’를 시작해볼까

한규택 기자 2023-12-27 13:56:54
이제 5일 후면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이한다. 갑진년은 푸른색의 ‘갑’과 용을 뜻하는 ‘진’이 만나 푸른 용, 즉 ‘청룡(靑龍)의 해’이다. 하늘로 비상하는 용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섬에서 새해 소망을 빌고 새로운 도전과 성취를 위한 힘찬 새 출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하도 해안의 아름다운 낙조(사진=목포시 제공)

고하도는 용의 기상을 품고 있는 대표적인 섬이다. 목포 남쪽 해안에 위치한 고하도는 목포 시내에서 2km 떨어져 있는 반달 모양의 섬이다. 높은 산(유달산) 밑에 있는 섬이란 뜻에서 고하도(高下島)라 불렸으며, 보화도(寶化島), 칼섬으로도 불렸다. 

고하도의 섬 면적은 1.7㎢, 해안선 길이는 10.7㎞이다. 고하도는 목포항 관문 역할을 한다. 특히 용머리는 인근 다도해 해역을 오가는 선박들의 항로가 있는 지점이다. 

목포시민들과 남해안을 찾는 여행자들은 용 한 마리가 바다를 헤쳐가며 비상하는 모양의 고하도 용오름 둘레길을 자주 찾는다. 여행자들은 용의 등을 타고 걷는 셈이다. 이 해안을 걸으며 이순신 장군에 얽힌 역사 등 유서 깊은 고하도의 뒤안길을 되새김질하고 푸른 바다, 다도해를 감상하는 힐링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고하도 '용오름 둘레길'(사진=섬문화연구소DB)


고하도는 삼국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만의 가장자리에 방조제를 쌓아 농경지와 염전을 만들어 생활했다. 1914년 행정구역이 달리도, 하사도, 외달도, 노하도 등과 함께 무안군 압해면 달리에 속했다. 그러다가 1963년 무안군에서 목포시로 편입됐고 현재 주소는 목포시 달동이다. 가늘고 긴 산자락이 섬을 에워싸며 고하도 울타리를 역할을 한다. 섬 안쪽은 낮은 구릉이고 평지에 마을과 염전, 들판이 자리 잡았다. 

고하도는 임진왜란 때인 1597년 10월 29일부터 이듬해 2월 17일까지 107일 동안 이순신 장군이 주둔하여 군사를 재정비하고 전선 40여 척을 만든 곳이다. 충무공은 명량해전 이후 군사들의 대오를 갖추고 군수물자를 비축하고자 고하도를 전략지로 이용했고, 고하도에서의 수군 재건은 이후 7년 전쟁의 종지부를 찍은 노량해전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순신 장군의 공적을 기리고자 고하도 선착장 위에는 모충각이 세워져 있다. 육송과 적송 등 솔숲으로 우거진 이곳에 기념비와 유적지가 있다.

고하도 해안데크(사진=섬문화연구소DB)

고하도에서 용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은 ‘용오름 둘레길’이다. 용오름 둘레길은 6km 구간으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둘레숲길 입구~큰덕골저수지~숲길 삼거리~용머리길 코스다. 해안선을 타고 걷는 해안데크는 고하도 전망대~고하도 용머리까지 1km 구간으로 왕복 30분이 소요된다. 일본식민통치때 일본이 군사작전용으로 만들었던 14개 해안동굴도 있다. 

둘레길의 끝자락인 용머리탐방로를 따라가면 용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승천하는 전설이 있는 용머리가 있는 해안이 나타난다. 조금 더 걸어가면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나고 길 끝에는 고하도의 상징인 용머리 조형물이 있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크게 포효하고 있는 용머리 위로는 목포대교가 보인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목포대교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풍경도 볼 수 있다. 

해안데크 용머리 포토존 조형물 '용의 비상'(사진=목포시 제공)

사공의 뱃노래가 울려 퍼지며 돛단배가 용머리 앞을 돌아오는 ‘용당귀범(龍塘歸帆)’의 장관속에 고하도가 품은 용의 기운이 갑진년 새해 하늘로의 힘찬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한 7월 4일이 ‘격렬비열도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푸른 물결 퍼 올리며 달리는 배의 저편에 한 폭의 수채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백령도는 북위 37°52′에 걸쳐 있는 섬으로 2㎞ 앞이 38선이다. 백령도는 인천항에서 북으로 222km 해상에 있다. 쾌속선으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오세영, ‘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바닷가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 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밀물을 쳐 보내듯이갈밭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