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섬 문화를 기록한 ‘신시모도 섬마을박물관’ 개관

인천 최초 섬마을 박물관에 펼쳐진 신도, 시도, 모도의 이야기
한규택 기자 2023-12-15 16:36:38
섬 문화는 고유함과 독특함을 갖고 있다. 육지와 떨어져 생활하는 섬사람들만의 삶의 방식과 문화적 양식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최근 섬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민속과 생활문화를 기록하고 남기는 일은 우리 해양 문화의 보존과 계승을 위한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이와 관련 인천광역시 관내 최초로 섬 박물관이 문을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섬마을박물관 내부 전시 전경(사진=인천광역시 제공)


인천광역시 시립박물관은 옹진군 북도면 시도분교 터에 신시모도 ‘섬마을박물관’을 조성하고15일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시모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에 위치한 섬이다. 신도·시도·모도 세 개의 섬이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삼둥이 섬으로 각 섬의 앞 글자만 따서 ‘신시모도’라고 불린다. 

신시모도의 전체 면적은 10.19㎢. 해안선 길이는 16㎞이다. 인천 중구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갈 수 있다. 현재 영종도~신도 연륙교가 건설돼 2025년 개통되면 승용차로도 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접근성은 좋아지겠지만 섬으로서의 특성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신시모도는 한때 2,700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했던 섬이지만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섬을 떠나면서 현재는 1,152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섬마을박물관 전경(사진=인천광역시 제공)


이처럼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연육되어 섬의 특성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서 지역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섬의 이야기가 더 빠르게 잊혀질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 옹진군, 인천시립미술관, 인천문화재단은 지난 2021년 12월「섬 조사․연구 및 섬마을박물관 조성(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하나의 도서를 선정해서 조사, 연구를 통해 해양문화유산을 보존 기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섬마을 박물관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결실이 이번에 북도면 시도 분교 자리에 개관하는 신시모도 ‘섬마을박물관’이다.

옹진군은 섬 조사 연구를 위한 행정지원과 섬마을박물관 운영 및 시설 확보를 담당하고, 인천문화재단은 섬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보고서 발간, 시립박물관은 섬마을박물관 조성을 위한 전시 기획 등으로 업무를 분담해 진행했다.

문 닫은 학교의 흔적과 사진 전시(사진=인천시립박물관 블로그 제공)


박물관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살아가다’에서는 땅을 일구고, 바다와 더불어 살아온 신도, 시도, 모도의 이야기를 담았다. 농업이 주를 이루던 신도의 모습을 ‘땅을 일구는 신도’라는 소주제로 옛 사진과 농업상황 등의 자료로 알려주고, 북도면사무소서 등 관공서가 많았던 시도는 ‘주민과 함께하는 시도’라는 주제로 사진 행정 기록으로 보여준다. 또 모도 주민이 기증한 ‘굴뜨락’ , ‘낙지호미’, ‘조세’ 등의 어업 도구 등을 ‘바다와 함께한 모도’라는 주제로 소개한다.

이어 2부 ‘기억하다’에서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시도해수욕장, 북도양조장, 학교 등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전시의 시작과 끝은 주민이 제공한 하머리 선착장 사진을 비롯해서 사라진 학교, 북도 양조장 간판과 막걸리 용기, 술을 담던 항아리 등 섬 생활상을 반영한 다양한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신도 선착장과 도선(사진=섬문화연구소DB)


섬에 대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신시모도 섬마을박물관에서 신시모도만이 간직했던 섬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한 7월 4일이 ‘격렬비열도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푸른 물결 퍼 올리며 달리는 배의 저편에 한 폭의 수채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백령도는 북위 37°52′에 걸쳐 있는 섬으로 2㎞ 앞이 38선이다. 백령도는 인천항에서 북으로 222km 해상에 있다. 쾌속선으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오세영, ‘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바닷가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 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밀물을 쳐 보내듯이갈밭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