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어업,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한규택 기자 2023-11-14 17:08:23
해녀란 별도의 기계장치 없이 맨몸으로 호흡을 조절하며 바다에 들어가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을 일컫는다. 그리고 이들이 하는 일을 ‘물질’이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해녀가 언제부터 ‘물질’을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1629년 이건의 「제주풍토기」에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해녀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이익태의 『지영록』, 위백규의 『존재전서』등의 여러 문헌자료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형상의 『탐라순력도』 <병담병주>(1702년)에서는 지금의 용두암 부근에서 물질하고 있는 해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가슴에 소라를 담고, 손으로 문어를 잡은 제주해녀의 모습(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같은 해녀 어업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행해져왔다. 제주 해녀의 물질 작업은 바다밭을 단순 채취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어 공존하는 방식을 택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획득한 지혜를 세대에 걸쳐 전승해왔다. 또한 해녀들은 바다 생태환경에 적응하여 물질 기술과 해양 지식을 축적하였고, 수산물의 채취를 통하여 가정 경제의 주체적 역할을 한 여성생태주의자(Eco-Feminist)들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이 단독으로 관리하는 어업시스템인 ‘제주해녀어업’이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 선정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해양수산부는 ’제주해녀어업‘이 11월 10일(금) 로마에서 진행된 유엔식량농업기구 과학자문평가단 총회에서 세계중요농어업유산(GIAHS*)으로 새롭게 등재됐다고 13일 밝혔다.
*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 : 전통적 농어업시스템의 보전을 목적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농·어·임업 유산시스템 및 관련 경관, 생물다양성 및 지식 시스템을 식별하고 보존과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해 지정(세계 24개국 78개소, 국내는 6개소, ’23. 10. 기준)

석양에 물질을 마치고 뭍으로 나오고 있는 제주해녀들(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해녀어업은 별도의 기계장치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잠수하여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업방식으로, 해녀 자맥질(바닷속에 들어가 일하는 잠수작업 기술)에는 지며 기계장치 없이 맨몸으로 바닷속에 들어가 일하는 잠수작업 기술(자맥질 등)을 말한다. 해녀 자맥질에는 고도의 몸 기술과 전통 어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제주해녀의 경우 숨을 참고 10m 이상 되는 깊은 물 속에서 1분 이상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이 가능하다. 제주해녀는 해산물 채취뿐 아니라 밭일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데 주체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물질하고 있는 제주 해녀들 모습(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해녀 문화는 제주해녀만의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에 지정됐고, 2016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어 2017년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에 이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됨으로써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2002년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의(WSSD, 남아공)에서 전통적 농업시스템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중요농어업유산(GIAHS) 이니셔티브’를 발족하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창설한 제도이다.

물질하는 해녀(사진=섬문화연구소DB)

한국에서는 하동과 광양이 공동으로 신청한 ‘섬진강 재첩어업’이 지난 7월 등재된데 이어 2014년 제주밭담 농업과 청산도 구들장 논 농업, 하동 전통차 농업(2017년), 금산 전통인삼 농업(2018년), 담양 대나무밭 농업시스템(2020년) 등 6건이 세계중요농어업유산에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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